여자친구가 놀러왔다.
어제 받은 나도 아직 사용해보지 않은 전기파리채에
관심을 보이며 모기를 잡아보겠다고 가부좌를
틀고 앉은 모습이 믿음직러웠다.
나에겐 없는 그녀의 경험담을 듣고 더욱 그랬다.
그리고 곳 다가온 모기와 이어지는 전기채의 잔상은
찰나임에도 그 능숙함을 느낄 수 있었고,
곧이어 찰나의 찰나 강력한 파열음의 이명이 끝나기도 전,
내 시야에는 어느 사극에서 봤던 한 장면처럼
어깨에 화살을 맞고 낙마하며 쓰러지는 장군마냥
꺕!이라는 단발마와 함께 돌개바람 휘몰아치듯
상체를 비틀어 영웅담을 흩뿌리며 낙법을 치는 이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