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베트남친구에 대한 오래전 추억
게시물ID : freeboard_16258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하늘강산바다
추천 : 3
조회수 : 28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9/09 22:42:31
1983년 혹은 1984년도로 기억을 합니다.
제가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4학년일 때의 일이었죠.
어느날 전학생이 왔다고 선생님이 소개를 한 전학생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외모가 제가 봐왔던 한국인과는 다소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 그 친구는 베트남인이었고 아버지는 베트남의 고위군인이었으나
베트남전쟁이 발발하고 고국을 탈출할 때 어머니와 둘이서만 탈출한 후 한국에 정착해서 살고 있던 친구였습니다.
그 친구는 학급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습니다(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간혹 제가 모르는 이유로 학급 남자애들과 싸움을 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렇게 태어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인종차별이라든지 그런 타고난 편견이 없는 소년이었습니다.
태권도 고단자였던 그 친구와 그 때 태권도 학원을 다니던 저는 태권도로 공통의 관심사가 통했고 친하게 지내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그 친구가 자신의 집으로 저를 데리고 갔습니다.
어떤 구체적인 사연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 친구가 사는 곳은 일반 주택의 셋방인 단칸방 수준이었고
그 친구가 방문을 열고 방을 보여준 순간의 상황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방 안에는 침대와 가구장이 하나 있었고
가구장은 문이 열릴만큼의 공간 외에는 침대가 방에 거의 전부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침대라는 걸 이 날 처음 봤습니다.
그 때는 그게 뭘 의미하는지 몰랐지만 나중에서야 그 친구가 베트남에서 꽤 잘사는 집안의 아들이었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4학년을 함께 보냈지만 특별히 기억나는건 위에 내용이 전부입니다.
그 시절엔 인종차별에 대한 문제라든가 친구간의 우정같은 걸 진지하게 생각할 시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5학년 때 서로 다른 반이 되고나서는 서로 연락이 끊기게 되었거든요.
간혹 그 때 그 베트남친구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그 때 그 친구의 어른스럽고 선한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언제 어떤 기회가 되면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