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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수필] 200원이 떨어졌네
게시물ID : lovestory_834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묻어가자
추천 : 5
조회수 : 46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9/21 18: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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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며칠 전 버스를 타고 집을 가던 중이었다.
어느 남학생이 버스를 내리려다가 체육복 바지에서 200원을 떨어뜨렸다.
(츄리닝을 입는 사람들에게 가끔 일어나는 일이다.)
남학생은 문이 닫힐까 봐 그냥 줍지 않고 내렸다.
나는 내 발밑에 떨어진 백 원을 주우려다가 말았다.
 
또 다른 백 원은 여학생 둘의 앞에 떨어졌는데 소곤소곤하는 소리가 나에게도 들렸다.
"야 이거 주울까? ㅋㅋㅋ"
"ㅋㅋㅋㅋ 어쩌지"
그 친구들이 백 원 하나가지고 까르르 대며 웃었다.
그러는 사이 어떤 아주머니 한 명이 "백 원이 떨어졌네...?" 하면서 다른 백 원을 주워가셨다.
하지만 여학생들 발밑의 백 원은 계속 남아서 5분 동안이나 그 친구들은 그걸 가지고 갈등하면서 웃었다.
하긴 아무도 없는 곳이라면 백 원쯤 그냥 줍겠지만 버스 같은 공간에서는 줍기가 좀 그렇지 않은가.
그걸 5분이나 바로 뒤에서 듣고 있자니 나까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이제는 나도 그 여학생들이 백 원을 주울지 말지 궁금하였다.
"야 백 원이면 돈 모아서 매점빵 사먹을 수 있다ㅋㅋㅋㅋ"
"아 쪽팔린데 ㅋㅋㅋ"
그러다가 결국 한 여학생이 백 원을 줍는 것이었다.
그 상황이 너무 웃겨서 나는 이를 꽉 문 채 웃음을 참았다.
그때 뒤에서 아주머니가 여학생들에게 다가왔다. (백 원을 주운 그 아주머니였다.)
"이것도 해라. 이거 모으면 200원이다."
그러면서 자기가 주운 백 원을 주는 것 아닌가.
여학생들이 웃겨서 숨이 넘어가려고 하였다. 나도 웃겨서 미칠 지경이었다.
"돈인데 왜 안줍노. 그렇게 웃다가 숨넘어가겠다.ㅎㅎㅋ"
그 말을 남기고 아주머니는 버스에서 내리셨다.
 
그 후로도 여학생들은 몇 분이나 조용히 웃고 떠들었다.
나도 오랜만에 조금 웃어보았다.
내가 본 중에 가장 가치있게 200원을 사용한 순간이란 걸 그 남학생은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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