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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행복한 가족
게시물ID : panic_956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Y-
추천 : 17
조회수 : 2077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7/09/24 23:4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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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아내가 죽었다.

산에서 실족사했다.

초등생인 딸은 그 모습은 눈앞에서 지켜봐야했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나는 그 뒤로 계속 후회만을 하고 있다.

왜 나는 그 날 같이 나가지 않았을까.

왜 나는, 하고.

그렇게 책망하기만 했다.


딸은 언젠가부터 조용해졌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멀리 무언가를 바라보는 듯한

어떻게 보자면 꿈을 꾸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눈가릴 뿐이다.

딸은 망가졌고 아내는 죽었다.

이 모든게 내 탓이기 때문이었다.

무슨 말을 할지라도 그것은 의미없을 뿐이다.

그것을 알았기에 나는 그저 눈을 감았다.


어느날이었던가.

딸이 우는 모습을 보고 말았다.

장례식때도 울지 않았던 딸이

홀로 방에서 가족사진을 보며 울고 있었다.

그제서야 나는 내가 멍청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든 것은 내 탓이지만

죽은 아내는 돌아오지 않지만

딸은 나와 함께 있다.

그런 간단한 것을 잊었던 것이다.

당연한 것에 눈을 감아버린 것이다.


그날 밤, 나는 딸의 방에 들어갔다.

조용한 방에 달빛이 내리고 있었다.

딸은 살짝 눈을 떠 나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나는 딸의 손을 잡고 말했다.


"미안해."


이 말 뿐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딸은 슬며시 일어나 나를 꼭 끌어안았다.

나도 끌어안았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그저 뚝뚝 눈물을 흘렸다.

어느정도 지났을 때 저 너머의 가족사진이 보였다.

아내는 웃고 있었다.


살아야만 한다.

이 시간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여기 있는 딸과 사라진 아내를 위해서.

우리들은 꼭 행복해야만 한다.

행복한 가족이 되자.


나는 딸과 함께 달을 바라보았다.

나는 기도했다.

행복해질 수 있기를.

내 딸이 행복해지기를.

우리 가족이 행복해지기를.


어쩐지 달은 따스했다.

딸과 잡은 손도 따스했다.


딸은 웃었다.

정말 오랜만이었다.

나도, 그제서야 웃었다.

나 또한

정말 오랜만이었다.
출처 제가 저번에 말하자마자 바로 공모전이...

그래서 좀 시간이 걸렸습니다;;

10월 말 까지 공모전 기간이라 올라오는 것을 확답드리기 어렵네요 ㅠㅠ

그래도 1주일은 안넘게 업로드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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