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수영을 다녀요.
처음엔 살도 뺄 겸, 수영도 배울 겸 시작했는데 지금은 달라졌죠. 매일 새벽 일찍 눈을 뜨는 것도, 무거운 몸을 일으켜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수영장으로 향하는 것도 당신 덕분에 어렵지 않아요.
혹시 오늘 수업 중에 한 마디라도 더 나눌 수 있을까,
어쩌면 당신에 대해 한 가지라도 더 알 수 있을까,
모든 순간이 설레이고 기대되고 두근거려요.
개인적인 상황 때문에 2주만에 수업을 갔던 오늘, 나를 제대로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당신을 보고 깨달았어요.
당신은 내 마음과 다르다는 걸요. 이건 나만의 마음이라는 걸요. 나는 아직 당신의 이름도 알지 못하고 물어볼 용기도 없어요. 이대로 계속 당신을 보면서 내 마음을 정리할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어요.
자세를 잡아주며 내 손을 잡았던 순간, 나와 눈을 맞추며 설명하던 그 때, 내 귀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죠. 어떤 표정으로 당신을 보아야 내 마음을 숨길 수 있을지만 필사적으로 생각했어요. 내 마음을 정말 끝까지 숨기고 싶은 건지는 나도 잘 모르겠네요. 들키고 나서 거절당할 순간이 너무 두렵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