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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겪은 신비한 마법 두 가지
게시물ID : military_822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ES64F
추천 : 2
조회수 : 464회
댓글수 : 15개
등록시간 : 2017/09/30 14:55:54
1.
분명 외박, 휴가를 나왔는데 말이죠.
부대 담장 밖으로 나오자마자 금세 사람 사는 기후 같더이다 ㅎㅎ

2012년 6월 초에 최종자대배치를 받고 나서, 한 7월 말이었나 그 때쯤 되었을 거예요.
어찌저찌 연락이 되어서 허락이 떨어진건지 가족들과의 1박 외박이 허락되었습니다. 그래서 바닷가에서 하루 쉬고 온 적 있었습니다.

부대 정문에서 부모님 뵙고 문을 나서는 순간
뜨겁게 작열하던 햇빛과 이글이글 끓어오르던 아스팔트의 기운에 짓눌려 쪄 죽을 것 같던 날씨는 순식간에 사라지던......

비단 이 때뿐만이 아니라, 신병위로외박/정기휴가/유격포상휴가 등을 나올 때마다
부대 담장 안에서는 그토록 덥고 춥고 혹한 혹서 따로 없이 못 살 것만 같았는데 담장 밖으로 나오는 순간 살만해지더군요.

지금 생각해도 ㅋㅋㅋㅋㅋㅋ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만 ㅋㅋㅋㅋㅋㅋ
막말로, 부대 담장만 넘었는데 아프리카 사막/시베리아 한복판에서 대한민국으로 순간이동한 것 같은 ㅋㅋㅋㅋㅋㅋ



2.
같은 생활관에서 생활하시던 선임분의 경우 21개월 복무기간에서 유격 2회, 혹한기 2회를 하신 분도 있으셨고 한데요.
(물론 가장 최악의 경우로, 전역 1주일 가량 남겨두고 유격에 갔다오신... 크흡. 진짜 육성으로 '아니 세상에 이런 게 어디 있습니까...'라고 소대 간부님들께 하소연까지 하시던... 간부님들도 이런 경우는 처음 본 것인지 굉장히 안쓰러워하셨었습니다.)

어쩌다 군 복무 기간이 요상하게 잡혀서인지 운이 더럽게도 좋아서인지
저는 어쩌다보니 유격 1회, 혹한기 1회만 받고 무사히 21개월을 복무하고 전역했었습니다.

자대에서 유격을 A, B, C조로 나누어서 출발했었다는데, 마지막 C조가 유격훈련받으러 오전에 출발한 당일 오후에 제가 보충대에서 자대로 전입되어왔다는 겁니다.

다른 군 복무 경험담에 보면 간혹 이런 경우에도 자대로 방금 온 신병도 다시 유격장에 끌려갔다는 이야기가 있는 경우도 있던데
저희 기수 같은 경우엔 부대장님이 나름의 배려를 해 주신 것인지 전입당일 유격 C조에 편성시켜서 별도 출발시키는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12년 여름의 유격은 운 좋게 피해갔고, 13년 초 혹한기를 치른 뒤 13년 여름이 다가왔는데요.
이 때는 얄짤없이 유격을 해야 했던지라 뭐 체념하고 다이어트나 빡시게 하고 오자는 생각으로 즐겼(?)었죠.

아직 부대에 저희 기수보다 윗선임들이 좀 많고 해서 자연히 짬에서 밀려서인지
유격훈련장으로 저희 부대 측 막사를 차리러 갔습니다. 뭐 그래봐야 텐트 치러 간 것이긴 합니다만.

유격장으로 부대 차량을 타고 이동하는 길에는, 그래도 논밭 등을 가로질러 지나가는 등 나름 마음은 평화롭고 풍요롭기까지 했었는데요.

훈련장 철문으로 보이는 곳을 통과해서 유격장 시설이 눈에 들어오는데,
진짜 문자 그대로 아무것도 안 하고 그저 부대 차량으로 온 것임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숨이 턱턱 막히며 '여긴 내가 있을 곳이 아니다'라는 생각도 들더니 급기야는 도망치고 싶을 정도가 되더군요.

파견이다 뭐다 해서 이런저런 다른 부대로 다녀온 적도 많고 해서 자신있게 들어갔는데도,
처음 들어갔던 그 유격장에서는 진짜... 제가 실제로 전쟁을 겪어본 것도 아니고 그저 군 생활 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유격장에 온 것인데도 '여기... 혹시 전쟁터? 실제 전장?'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흡사 언제라도 와 본 적 있는 양 숨이 턱턱 막히던 그런 경험이었습니다.


p.s
천막을 치고 돌아와서 며칠 뒤 유격 B조로 훈련에 참가했는데
유격장 입구 벽에 그려지고 씌어진 유사불패 라는 글귀가 그제서야 눈에 들어오던......
출처 본인 군 복무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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