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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동생이 하늘 나라에 갔습니다.
게시물ID : animal_1884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유령신랑
추천 : 17
조회수 : 759회
댓글수 : 38개
등록시간 : 2017/10/02 03:11:37
http://todayhumor.com/?animal_187977
 
며칠전에 16살 강아지를 돌보는 마음의 고충을 털어놨었습니다.
 
 
아이가 평생 건강체질이었고 견디면 나을 수 있다 믿으며 희망을 가졌는데, 의사 선생님이 검사를 하면 할수록 상태가 심하더군요.
그래도 치료는 끝까지 해보자, 하며 입원도 하고 통원치료도 했습니다.
 
9월의 마지막 날 저녁 제가 밖에 있는데 어머니가 아이가 위독하니 어서 돌아오라 하셨습니다.
서둘러 귀가하는데 10분 후 아이가 세상을 떴다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연남동 길거리에서 몇십분을 펑펑 울었습니다. 성인이 되고 나서 이래본 적이 있나 싶네요. 
택시도 참 안오더군요. 집에 가니 아직 아이의 몸이 따듯했습니다.
 
다음날인 10월의 첫날 아침, 온 가족이 함께 김포에 위치한 반려동물 장례식장에서 아이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습니다. 화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저는 전날부터 그때까지 머리가 아플 정도로 계속해서 울었습니다. 그래도 조금은 괜찮은 모습을 보였기에 상상한 가장 나쁜 일이 생기더라도 그게 오늘일줄은 몰랐고요. 항상 다음이 있을거라 생각하며 지난주마저 평소처럼 대한게, 그리고 평소같은 모습을 보여준 제 강아지가 생각나서 너무 마음이 아프고 후회스러웠어요. 유골을 안고 허전한 집에 앉아 다시 울었습니다.
 
이젠 많은 것을 안해도 된다는 게 슬퍼요.
 
부스러기가 떨어지지 않게 몽쉘이나 초코파이를 싱크대에서 먹기,
또 오줌을 밟지 않을까 하고 긴장하거나,
간식과 물이 부족하지 않게 신경쓰기,
아이가 화장실에서 바닥을 핧을 수도 있으니까 샤워 후엔 화장실 꼭 깨끗이 닦기,
매일 쇼핑몰에 접속하면 반려동물 용품 체크하기,
산책 후 전쟁같던 샤워..
 
실은 계속 하고 싶었어요.
 
저는 처음으로 강아지를 집 안에서, 아기일 때 첫주사를 맞추고 함께 늙을 때까지 살아봤습니다.
젊은 날의16년을 오롯이 제 강아지와 함께 했고 녀석이 생을 다 하는 동안 어른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이 이렇게 슬픈건지 미리 알았더라면 시작도 안했을테지만 너무너무 행복했어요.
강아지가 저를 너무 오래 기다리지 않도록, 바라건데 천국에서의 50년이 5초 같았으면.
 
그리고 며칠전 글에 용기와 격려와 위로를 주신 분들께도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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