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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빌레라, 내 인생의 명작
게시물ID : comics_230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똥의흐름
추천 : 6
조회수 : 115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10/28 03:38:28

드디어 마지막 편을 봤습니다.
화요일에 올라왔지만 못보고 있었어요. 아니 못본게 아니고 안본게 맞네요. 나 혼자 있는, 적절히 취한 상황에 보기 위해 꾹 참고 있었지요.

심덕출 할아버지는 사실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 작가가 만든 가상의 캐릭터인데 저에게 너무 많은 영향을 줬어요.
남들이 끝났다고 할 정도의 나이가 들어서도 꿈을 꾸고, 몸이 아파 곧 모든걸 잊어버릴 때가 온 상황에서도 꿈을 놓지 않았어요. 
본인이 더 힘든 상황에서도, 꼬맹이들한테 해주던 따뜻한 조언이 잊혀지질 않습니다. 
늙음 따위가 한 사람의 의지를 꺾을 순 없지요. 질병따위가 한 사람의 꿈을 꺾을 순 없구요.

초라해지지 않기 위해 노트에 글을 쓰고 잊지 않을 정도로 연습 한 그 모습을 보며,
아... 난 진짜 지금까지 뭘 하고 있었는가.. 과연 내가 열심히 했다 할 정도로 뭔가를 했고, 그걸 당당히 말할 수 있는가,
대답을 찾다보니 변명만 하게 되더라구요. 저는 겨우 서른 중반밖에 안됐거든요. 근데 벌써 꺾인 꼴이었다는 것을 최근에나 알았네요. 너무 한심하잖아요.

채록이는 그런 영감님의 젊은날에 대한 아쉬움과 꿈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큰 힘이 되었을까요. 어찌보면 이 만화를 보는 모두가 
채록이에게 감정을 이입하고 보지 않았을까요? 전 그래요. 저 친구가 배우는 것 만큼, 저도 덕출할아버지한테 배우고 싶어서요.
음, 가끔 인터넷에 떠도는 짤방들에 붙어있는 명언 있잖아요. 뭐 지금을 살아라,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아라, 뭐뭐, ...
그건 그냥 뭐 명언으로만 존재하잖아요. 솔직히 와닿지도 않고, 잠언이야 그냥 언어로만 남는 것이지,
이게 나에게 어떻게 와서 흡수될지는 고민하지 못하잖아요.

그런데 할아버지의 행동과, 말과, 삶을 마주하는 자세가 저에겐, 살아있는 혹은 살아있던 사람들의 말 보다 더 깊게 와닿습니다.
꿈을 놓지 마라! 
초라해지지 마라!
넌 멋지다! 끝까지 해봐라! 모든걸 잊어버릴 때 까지!
앞으로 남은 평생을 살아가면서, 이렇게 저한테 깊게 와닿을 얘기는 더 없을 것 같습니다.

힘든 사람에게 진짜 좋은 만화 같아요. 노력해야 하는, 뭔가를 뛰어넘어야 하는, 
전 정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일년 넘게 이 만화로 너무 많은 도움을 받아온지라
지난 추석엔 변변찮은 살림에 친척 동생 꼬맹이들한테 무슨 선물을 해줄까 하다가 다들 한질씩 사줬습니다.
얼라들이 이걸로 무얼 배울지는, 뭐 나이가 들어봐야 알겠지만 
내가 본, 이 만화에서 절절히 느낀 무언가의 매우 작은 조각이라도 느낀다면 제가 너무 행복할 것 같습니다.

후기 쓰면서도 울컥하네요. 많이 배웠으니, 이제 힘 내서 또 달립시다.

후회하지 않을 삶을 살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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