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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글 ] 1주일도 안 된 마린이인데, 마비노기가 재밌네요.
게시물ID : mabinogi_1490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막장제닉
추천 : 7
조회수 : 435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11/09 23:19:28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온라인 게임이라는 한정 장르에만 몰입하여 즐긴 세월이 벌써 16년 정도 된 거 같습니다. 

어릴 적부터 게임을 좋아해서 팩을 꽂는 게임부터 시작해서 도스 게임 등 다양한 걸 많이 했는데, "나 혼자만 즐기던 게임"에서 "기계가 아닌 또 다른 사람과 웃고 떠드는 재미"라는 것에 매료되어 시작한 온라인 게임... 당시의 제게 있어서 온라인 게임은 그야말로 혁명이었죠.

하지만 온라인 게임도 어느 순간부터는 "다양한 시도"보다는 "중박이라도 터트리기 위한 획일적인 메뉴얼" 등이 나왔고 그런 문화들은 결국 거기서 거기인 양산형 게임이라는 결과물로 나오면서 시장 전체가 시들해졌죠. 그와 동시에 저 또한 흥미를 많이 잃어갔고요. (사실 이건 단순히 게임사만의 문제는 아니지만요)

원체 사람들이랑 웃고 떠드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 게임에서도 그런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 걸, 알고 나니까 더 이상 어린 시절처럼 혼자 즐기는 게임은 눈에 안 들어오고... 아무리 화려한 그래픽, 역동적인 액션을 간직한 게임이 나와도 제게는 와닿지 않았습니다. 궁금은 하니까 사양 좋은 컴퓨터를 맞춰서 플레이를 해보고 플스도 구매해서 해봤지만 역시 사람들과 교류하는 재미를 뛰어넘진 못했거든요.


아무튼 그렇게 방황 아닌 방황을 하다가 시작한 마비노기... 진지하게 플레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그동안 주변 지인들이나 각종 매체 등을 통해서 소식은 듣고 있었습니다. 물론 "수련이 지독하게 빡센 게임"으로요. 

농담이고 노가다성이 강하기는 했지만 그만큼 소소한 재미가 있는 게임이라는 것 정도는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당장 베오베에 올라오는 마비노기 게시물만 보더라도 "아... 정이 있는 게임이구나" 라는 걸 느낄 수 있을 정도더군요.

사실 요즘 게임들을 보면 구조가 너무 단순하잖아요? 퀘스트를 통한 스토리텔링도 유명무실해졌고 게임 캐릭터는 나의 또 다른 분신이라는 생각을 가진 유저도 별로 없고요. 

시작하면 무슨 초재기라도 하듯이 단시간에 만렙 찍고 인던이나 좀 돌면서 쟁 뛰고 템 맞추고... 그러다가 나중가면 할 거 없어서 주구장창 쟁만 뛰다가 접는 거죠. 때문에 나이를 먹어가면서 게임을 즐길 시간이 많이 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게임을 접하면 이런 단순한 구조 때문에 간만에 샘솟던 의욕도 금방 식어버리더라구요.


물론 이건 마비도 해당됩니다. 네버 엔딩 스토리를 지향하는 온라인 게임이지만... 애초에 게임이라는 것에 무한한 컨텐츠가 있을리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마비는 유저들끼리의 결속력이 좋아서인지, 누렙이 높아져 할 것이 없어져도 쉽게 질릴 거 같진 않더군요. 적어도 제게는 말이죠. 

저는 지금 음유시인으로 시작해 전사를 거쳐 대장장이와 재단사를 올리고 있습니다. 남들은 초보가 하기에는 다소 힘든 부분이 많은 재능이니 다른 걸 먼저 시작하라고 권유하기도 하고 본인이 좋다면 그냥 계속해도 된다고 하는 분들도 있지만 게임이 정해진 대로만 흘러가면 재미가 없다는 것이 제 마인드라서 그런지 힘든 부분이 나와도 포기하지 않고 올리고 있어요.

사람들하고 소통하고 떠들어가며 웃고 즐기는 게임을 얼마만에 해보는 것인지 감이 안 잡힙니다. 오히려 마비를 이제 시작한 것이 후회가 될 정도더군요. 물론 이전에 할 기회가 있었다해도 지금처럼 진득하게 할 시간은 없었겠지만, 그래도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조금 더 일찍 시작해볼걸... 하는 후회는 든답니다. 


특히 어제는 초보자 채널에서 초보들에게 연금술을 권유하는 낚시성 멘트를 치던 분이 계셨는데, 정도가 좀 지나치자 다른 연금술사 분들이 "그러다가 초보들 지쳐서 접으면 당신이 책임질 거냐?" / "당신이 진짜 연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가볍게 말하지 마라." 라면서 서로 싸우는 모습을 보니 뭔가 오글거리면서도 참 재미있게 게임을 즐기는구나 싶기도 하더군요. 

뭔가... 남들이 기피하는 재능을 플레이하는 유저로서 일종의 자부심이 느껴지는 멘트 같았습니다. 저도 분명 저런 생각을 하던 때가 있었던 것 같은데 말이죠. (물론 지금 떠올리면 이불킥 백만 번은 찰 감입니다만...)

아무튼 마비노기는 꽤 재밌습니다. 언제까지 이 게임을 할 지는 모르겠지만, 지금대로라면 아마 제 인생에 몇 되지 않는 연어 게임이 될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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