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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새끼들 나랑 천년만년 살았으면 하는 바램..
게시물ID : animal_1912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겁내바쁜벌꿀
추천 : 11
조회수 : 397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7/11/23 05:57:55
일하는중에 잠깐잠깐 짬내서 인터넷에서 귀여운 강아지 고양이들 보면서 
내새끼들 집에 잘 있나 사고는 안치나 홈씨씨티비 켜보면 자고있거나 현관문만 쳐다보고있거나 둘 중 하나..
집에 씨씨티비 달기전엔 그냥..잘 놀고있겠지 자고있겠지 하던게
막상 문만 쳐다보며 기다리는거 보면 마음이 어찌나 아픈지..원래도 하기 싫던 일이 어찌나 더 하기 싫던지

집에 오면 격하게 반겨주는 너희가 기특하기도 했지만 
너희 발톱은 너무도 아팠고 어질어진 내 집은 너무도 정신사납고 내 멘탈은 박살이 났단다...ㅎㅎ

그런데 요즘은 반겨주는 너희만 있고 깨끗한 집을 보면 뭔가 어색하고 마음이 좋질않아
차라리 사고치고 물어뜯고 난장판을 만들어놨다면 마음이 편할텐데 어째서 문만 쳐다보며 나만 기다린걸까

나는 인터넷 중독자라, 그리고 동물 글 성애자라 항상 동물 관련 글만 본다
웬만하면 귀엽고 어린 동물 글만 읽는 편이지
늙고 아프고 약한 동물 글을 보면 십수년 뒤의 너희가 떠올라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
늙은 개. 라는 단어만 봐도 눈물이 차는데 늙은 개의 일상을 보면 하루가 망가져버려
아무리 조심해도 그런걸 보게되는때가 있는데
그럴때면 왈가닥인 너희가 신나게 노는 동영상을 보면서 마음을 진정시킨다

십수년뒤에, 혹은 운이 안좋으면 몇년뒤에 내 곁에 없을 너희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이렇게 슬픈데
과연 내가 너희의 빈자리를 감당 할 수 있을지 항상 의문이야

주위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곤 해

야 개 죽으면 새로 키우면 되지
너는 사람한테나 그렇게 해봐라

근데 나는 너네만큼 나한테 위로가 되고 와닿은 적이 없어
내가 슬퍼하면 나랑 말도 안통하는 주제에 눈치보며 옆에 앉아서 핥아주고 애교부리고
사고쳐놓고도 해맑은 얼굴로 사람 웃을수밖에 없게 만드는 재주
내가 너희 마음처럼 안따라주면 괜히 부리는 심술들까지
너희는 항상 사랑스럽고 내게 위로가 돼

부디 이런 나를 안쓰러이 여겨줘
한 50년만 더 살아주라 내새끼들
나도 항상 같은 마음으로 너희를 사랑할테니
너희도 나를 50년만 더 사랑하며 살아가줘

내 일상에 항상 너희가 있었으면 해
내가 슬픈 순간에 옆에서 삑삑이 장난감 가지고 티격댈 너희가 있었으면 좋겠어
내가 기쁘고 좋은 날에 너희가 내 팔을 베고 누워서 잠들어있었으면 좋겠어
내가 자다가 깼을 때 내 뒤척거림을 눈치채고 꼬리흔들며 내게 와줬으면 좋겠어

그리고 이런 내 마음을 너희가 꼭 알아줬으면 좋겠어
너희는 내 곁을 먼저 떠나게 되겠지만 내가 너희를 이렇게 사랑했다는걸 꼭 알고 떠났으면 해

항상 사랑하고 고맙고 미안해 앞으로도 많이 사랑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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