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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팬픽]Truly I say to you 1-3
게시물ID : pony_935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DWT
추천 : 1
조회수 : 55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11/27 20:4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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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Gypsy Bard Part 3
 
 
영상 속에서 분홍색 망아지는 말을 할수 있었다. 아니 모든 조랑말들은 사람인양 대화하고 있었다.
처음 보았을 때는 웃기지도 않는다고 생각하였다. 다른 경우라면 우화라고 생각하고 달리 넘길 수 있는 문제겠지만,
로버트는 거의 동일한, 아니 그 자체를 목도하고 있었고, 조금 작다는 것과 허벅지에 그림이 없는 걸 빼면 말을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보면 볼수록 납득이 안되는 것은 핑키 파이라는 '포니'의 과거에는 머리가 직모였는데 어째서 내가 처음 본 그 망아지는 머리가 곱슬인 채였냐는 것이다. 그 위화감을 그냥 우연이라고 생각할 이유이기도 했다. 물론 염세적인 심리상태에 의한 방어심리도 한몫하긴 했다.
허나 그 망아지는 말을 못한다는 것 뿐이지 돌아올때마다 반겼다. 대부분이 그대로였다. 애니메이션과 같지는 않을 것이다. 여긴 그곳이 아니니까. 하지만 애니메이션의 행동, 성격을 마치 이곳으로 끌고 온듯한 느낌이었다.
웃을 때도 냉정하게 굴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동물이라고 생각했을때는, 웃는 낯에 침뱉기도 그랬으리라 생각했던 것도 있고...
허나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보통 동물이 아니게 생각이 되려할때 겉으론 그대로였지만 그는 초조함과 불안, 그리고 부정을 하기 시작했다. 그럴리 없다고 속으로 되뇌었다. 왜 그때 그 망아지를 데려갔는가 후회까지 들었다.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나 왔어." 애써 아무일 없는 듯한 모습으로 망아지를 반겼다.
폴짝폴짝 뛰면서 로버트를 반겨줬다. 마음을 다잡은 듯 웃으며 망아지를 들어올렸다.
그런데, 그 망아지의 입에서 소리가 나왔다. "아...아ㅃ..."
'!' 로버트가 동요함을 감추지 못하자 놀라서 입을 다물었다.
"방금 뭐라고...? 아..." 되뇌이듯이 로버트는 당황하며 천천히 그 망아지를 내렸다.
TV가 켜져 있었다. 생각해보면 위의 생각들과 맞물려 그냥 대수롭지 않게 TV를 보여주었다. 어린애를 키우는 부모도 아니고 동물은 이해못할게 뻔한 TV를 굳이 막을 이유가 있겠는가? 물론 MLP만큼은 다른 문제였다만 굳이 로버트는 TV로 그걸 볼 일도 없었고 굳이 그러지 않았을 뿐일테지만 말이다...
그래서 TV에 나온 말을 따라해서...아니다, 그것도 이상하다.
망아지나 말에서 나올 소리는 히힝이나 푸르릉이지 ㅇ으로 시작하는 것은 분명 아니지 않는가.
안그래도 부정하기 힘든 상황에서 또 한가지 부정할 수 없는 장벽이 깨졌다. 그 망아지는 말을 할수 있는 것이다...
이 날 이후로 로버트의 표정이 조금 냉정해졌다. 동요를 감출 수 없는 모양이었다. 허나 그 망아지는 설령 위축이 되더라도 마치 자기를 구해준 은인인걸 아는건지 어떤건지는 몰라도 그에게 항상 웃어왔다.

다음 날, 그는 상점에서 풍선을 발견했다. 포니 동영상에서 유독 핑키 파이를 주시해서 인걸까? 핑키 파이의 허벅지의 풍선을 보고 뭔가 서브리미널 효과라도 걸린듯이 그 풍선을 구매했다. 집에서 망아지에게 풍선을 주자 뛸듯이, 아니 뛰어다니며 기뻐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로버트가 실수를 저지른 날이다.
아니 문제는 아니었다. 다들 실수는 하는 것이고, 로버트도 사람이니 한번은 할 수 있다. 실험 중 일어난 사고도 아니고 부상자도 없다. 심각해질일은 없었다. 허나 감정이 화학 반응처럼 같은 양만 넣는다고 같은 환경이면 같은 수준에서만 반응하는 건 아니듯이, 그날은 그때의 사람들의 반응이 유독 로버트의 심리를 지나치게 자극했다.

늦게 집으로 돌아온 날, 집에 있는 망아지는 어김없이 그에게 웃으며 다가왔다. 그런데 그 자극된 심리는 애꿎게도 그녀를 보자 폭발적으로 발산되었다. 이유는 없었다. 이날만큼은 웃으며 대할수도 없었다. 그리고 또한 마지막 끈을 잡고 있던 때였다. 더욱더 그 망아지를 동물로 보던 때였다. 인간처럼 보이던 행동도 오늘만큼은 그냥 넘어갈수 없었다. 꼴보기도 싫었던 것이었다.
"웃기지 마라..."
그 망아지는 처음 보이는 반응에 흠칫 놀랐다. 그리고 그는 망아지를 보며 화를 냈다.
"네가 사람이라도 되냐, 이 건방진 말새끼가! 안그래도 미칠것 같은데 웬 요상한 존재가 근처에서 헤실헤실 웃으면서 알짱거리고 지랄이냐! 안꺼져!?"
망아지는 그 말에 고개를 푹 떨구며 그가 보이지 않는 곳으로 사라졌다.
망아지가 사라진 이윽고... 터트린 감정이 누그러뜨려지자, 조용히 그는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그 망아지는 여태껏 웃어주었다. 가족말고 처음으로 생긴 나에게 어떤 일이 있든 웃어주던, 그런 존재를 밀처냈다.
로버트는 적어도 그걸 자각한 순간, 후회가 물밀듯이 차올랐다.
'내가...왜 걔한테, 걔는 아무 잘못도 없었는데...내가 무슨 짓을...' 그는 처음으로 미안하다는 감정을 느꼈다.
동물에게 느끼는 미안함과는 다른, 사람한테 느끼는 죄책감을...그 망아지라고 생각한 존재에게 가지게 되었다.
그는 구석에서 슬퍼핬을지도 모르는 그 망아지를 처음으로 신경써주며 속으로 밤새 흐느꼈다.
 
다음날, 그는 일찍 일어났다. 그 망아지는 자고 있었다. 그는 도망치듯이 나왔다.
그 망아지를 볼 면목이 없었던 것이다.
이제 그를 막던 최후의 끈은 그 죄책감이라는 감정이 너덜너덜하게 해놓았다. 이젠 동물이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았다.
일이 끝나고는 어떻게 사과할지, 로버트는 생각하고 있었다.
허나 그가 사과하려고 생각한 모든 것들은 그가 집에 들어오자마자 다 무용지물이 되었다.
집 문을 열자. 바닥에 풍선들이 가득했다. 지난번에 사준 그 풍선이었다.
처음으로 그 망아지에게 준 소품을 사용했다. 그리고 여지껏 보여줬던 해맑은 웃음도 변하지 않았다.
그렇다. 그 망아지는 로버트를 이해하고 용서해주었다, 그리고 풍선도 그런 노력의 하나였으리라.
이번에는 그 노력과 마음이 닿았는지, 로버트는 주춤하다 눈물이 떨어졌다. 그리고 털썩 주저 앉았다.
뛰어드는 그 망아지를 안으며 나지막이 말했다. "미안...미안해...핑키...미안해..."
처음으로 그 망아지를 핑키라고 불렀다. 어쩌면 이때를 계기로 인정하기 시작한 건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때를 계기로 그 망아지는 로버트에게 가족이 되었다. 그녀가 되었고, 딸이 되었다.

몇 년 후
"아빠!" 들판에서 분홍색의 어린 조랑말이 한 남성을 보고 말했다.
"오 핑키, 제법 빨라졌는데!" 그 남성은 달리는 말위에 올라타며 옆의 그녀를 보며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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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최근 여러 일이 생겨 연재가 늦어졌습니다. 죄송합니다.
앞으로 어떤 식으로 전개할까 생각했는데, 역시 대학 생활보다는 마이 리틀 대쉬처럼 둘만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할 예정입니다.

서브리미널 - https://namu.wiki/w/%EC%84%9C%EB%B8%8C%EB%A6%AC%EB%AF%B8%EB%84%90
일단 심리학적 고증이라기 보단 비유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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