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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육강식
게시물ID : panic_9696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코끼리공장
추천 : 5
조회수 : 92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12/01 11: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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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나무 몇 그루가 저들끼리 모여 성글성글 웃고 있다.
꽤나 먼 곳이나 그 모양이 여기까지 나타나는 것을 보니 까닭이 궁금하여 그는 친구에게 그쪽으로 걸음을 옮겨보자 제안했다.
 

가지말자. 마을 어른들이 식량 구하러 갔다가 저쪽에서 많이 실종된 일, 너도 알고 있잖아.”
친구는 두려운 얼굴로 말했다.
 

어른들이 다 지어낸 이야기야. 사람들이 튼튼한 방어벽도 지어줬잖아. 문제 있으면 뛰어서 마을로 오면 되는거야. 바보같긴
 

아무리 달리기가 빨라도 분명 그 이상의 존재가 있으니까 사라진 거라구.. 난 안갈래
 

그런게 어디있냐. 내가 무슨 일인지 확인하고 올게. 넌 기다려
 

사실 사라진 어른들이 있기는 했으나 집단생활이 답답해 다른 곳으로 도망간 것이라 생각했다. 가는 길목에는 질서없이 자라난 이름 모를 풀들과 채 자라다 만 나무들의 이죽거림만 있었다.
 

해가지는 들녘이고 하니 한켠에 스산한 마음이 들어 혹시나 주변을 둘러보았으나 역시나 아무도 찾을 수 없었다. 움츠러진 마음을 들키지 않기 위해 가던 걸음을 재촉하기로 했다.
 

괜한 걸음을 한 것은 아닐까. 하고 후회하려는 찰나, 아주 맛나 보이는 얼마의 열매들이 보였다.
 

조금 추웠고 배고픔에 신경이 예민해진 탓이라 주변을 확인할 새도 없이 게걸스럽게 먹어치웠다. 먹고 나니 탈이 난 것인지 뱃속이 편치 않아 일을 치루고 가던 길을 이어가려는 순간,
 

부시럭
 

무엇인가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
 

그는 꽤 떨어진 곳에 살고 있지만, 이 부근에는 큰 전쟁으로 인해 물자가 막혀 나무들이나 잡초들 외에 아무도 살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것 역시 두려움이 많은 어른들의 소문이었으리라 짐작했다.
 

그는 움직이지 않고 가만 자리에 서있었다. 호기심에 들어온 누군가가 있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지만, 호의적인 느낌이 아니었다. 본능적으로 도망가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냅다 뛰기 시작했다. 갑자기 다리가 내 맘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무서워서였을까.
 

얼마 못가 눈앞에는 생전 처음 보는 괴생명체 하나가 서있었다. 아마도 부스럭 소리를 내던 것이 따라 온 게 분명하다.
 

...누구세요...”
 

그는 자신의 말을 알아들을까 싶었지만 그런 것들을 따질 상황이 아니었다.
 

바들바들 떨고 있던 그가 다음 말을 내뱉으려 하는 순간 괴생명체는 그의 목덜미를 물었고, 그는 살점이 찢겨 나간 채 어디론가 이동되었다. 도착했을 때 문득 여기가 아까 웃고 있던 나무들이 있던 곳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너무 많은 피를 흘려 눈앞이 아득해지고 간간히 괴생명체와 나무의 대화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애들 이쪽으로 나올까봐 단속을 심하게 하던데 오늘은 운이 좋았네. 어른사슴에 새끼사슴까지. 간만에 신선하게 먹어보겠구만. 후후
 

사자야, 고기 너무 싹싹 먹지 말고 피랑 잘 섞어서 좀 흙에다가. ?”
 

니들이 여기 있는 나무들 중에서 제일 큰 거 알고 있냐? 적당히 나눠 먹을 줄 알아야지. 욕심은 원.”
 

그래도 우리가 이렇게 커서 미끼 잘 쓴 덕에 새끼까지 딸려왔는데 너무 야박하게 굴지 말아야지 이놈아!
 

아기사슴은 저들의 대화로 보거니와 아까 먹었던 열매도 동료들의 시체로 영글어진 것이라 확신이 들었다. 

다리가 퍽-하고 뜯기며, 아기사슴은 힘없이 축 늘어졌다.
 
.....
 

저 멀리에서 누군가 울부짖는 소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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