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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장례식장에서 벌인 썰전
게시물ID : soda_64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별의목소리(가입:2006-02-12 방문:3547)
추천 : 36
조회수 : 5787회
댓글수 : 40개
등록시간 : 2017/12/02 05:2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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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일본에 6촌쯤 되는 친척이 있음.

    할아버지 형제분이 박정희때 재산을 빼았기고 이민을 갔다고 하는데...

    시대가 시대인지라 일본으로 이민 간 이후 엄청난 차별속에서 끈질기게 정착하셨다고 함.

    지금은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고 할머니와 그 아래 손자손녀(내 6촌 형누나동생)까지 있는데

    먼 친척이라도 한국에서 오면 격하게 반겨주심 ㅋ.

    매번 갈때마다 살이 피둥피둥 찌고 용돈도 두둑히 받아옴.




    그런데 몇년동안 만나고 알아 갈수록 뭐지? 싶은 흔적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함.

    팔목에 담배빵, 그은 자국같은 자해흔적 이라거나

    어느날 6촌동생이 등교거부하고 급살찐다거나.

    ...내색은 안하지만 뭔가 좀 않좋은 것들이 많이보임.

    주로 한국계라고 차별 받는 느낌이었음.

    그래도 제가 아픈 상쳐를 쑤실 수는 없으니 궁금하더라도 꾹참고 그냥 즐겁게 놀았음.



    그러다 어느날 친척 한분이 돌아가심.

    그래서 그쪽 장례식장에 참석하게 됬는데.

    원래 알던 친척 + 순수 일본인 친척 12명정도 모임.

    한국에서 온건 나혼자였는데 뭔가 분위기가 싸함.

    한국계 친척들이랑 일본계(일본인과 결혼등.) 친척이랑 뭔가 대립되는 느낌.

    특히 한국에서 시집와서 일본어 못 하시는 분이 뭔가 소외되고 위축된 느낌.

    자리도 가장자리에 혼자 앉으시고, 아들도 자리를 자주비움(등교거부 동생)

    암튼 분위기가 좀 이상했어요.

    왜, 그 친척들끼리 모였을 때 미묘하게 흐르는 ...



    처음에는 장례식이라 다들 슬퍼서 그러는 구나 싶었는데...

    밥먹을때 처음보는 일본계 친척 한분이 일본어로 말을 거심.

    일본인 친척 : 한국사람이면 군대 나왓겠네?

    나 : 네, 군대 끝난지 얼마 안 됬어요.(전역이란 단어를 일본어로모름;)

    일본인 친척 : 오, 군대도 다녀오고 대단하네. 한국사람은 전쟁나면 다들 자기가 나가서 싸우겠다고 한다며? 진짜니??

    배우자분(교포) : 당신 뭐 그런걸 물어보는거야.

    일본인 친척 : 왜, 궁금하잖아.

    (지금 생각해보면 이거 뜯어말리는거였음;; 한국인한테 시비터는게 한두번이 아니었던듯;;)

    나 : 그러는 사람들이 많긴하죠. 자기가 안지키면 가족이 죽으니까요?

    일본인 친척 : 그렇지? 어휴, 일본은 말이다 요즘 젊은 것들은 전쟁나도 안싸우겠다는 녀석들이 너무 많아. 한국 부럽네.

    나 : 그래요? ㅎㅎ

    첨엔 별 생각없었는데 

    한국계 친척들 표정이 싸해짐

    일본인 친척 : 전쟁이 나서 싸우는건 당연한건데 말이야. 왜 그걸 나쁘다고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가.
                  일본은 나쁘다, 일본은 나쁘다하면서 말이야. 내 생각엔 일본은 나쁘지 않아.

    나 : 네?

    일본인 친척 : 전쟁이 나면 싸워야 하잖아. 그래서 싸운건데 한국은 일본에게 사죄와 배상을 요구한다고. 
                  그게 일본이 나쁜짓을 한거야? 왜 그러는거야?

    .........하하...

    한국에서 친척들 모인상태에서 진보 VS 보수 갈려서 정치이야기 나오면 대판 싸움나는데

    여긴 일본계 VS 한국계 였던거임

    더군다난 제일교포와 결혼한 사람이고, 한국인 친척들이 모여있는 자리.

    와우.... 그제서야 분위기 파악이됨.

    상태보니  비슷한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던듯.

    허참...

    .... 사죄와 배상... 일본은 나쁘지 않다. 그걸 직접 일본인 친척입을 통해 들을줄은 몰랐음;;

    주변 친척들도 이묵집중.

    자리가 자리인지라 원래라면 네네, 하면서 받아줘야 하지만

    (다시 말하지만 장례식장;;)

    당시 피가 끓던 젊은이었던 던지라 

    아는 단어를 총동원하고 모르는 단어는 친척들에게 물어가며 썰전을 시작함.

    나 : 그건 아니지 않을까요? 뭐, 일본은 일단 가해자이고, 한국은 피해자니까요.

    일본인 친척 : 전쟁에 피해자랑 가해자가 어디있어. 일본인도 얼마나 많이 죽었는데! 그럼 그쪽도 사과를 해야지.

    나 : 음... 

    이쯤부터 도저히 일반적 논리는 안되겠다 싶어서 이야기를 바꿔봄.

    나 : 한국도 매번 피해자는 아니었어요. 베트남전쟁 아시죠?

    일본인 친척 : 알지

    나 : 베트남 전쟁때 한국군인들이 파평을 가서 그나라 사람들을 죽이고 나쁜 짓도 많이 했어요. 

    일본인 친척 : 그래? 그럼 한국도 다르지 않네?

    나 : 네 맞아요. 대신 한국은 그나라 사람들에게 사과를 했죠. 대통령...? 대통령이 일본어로 뭐죠 누나?

    6촌누나 : 대통령? 아 다이토료.

    나 : 한국의 대통령이 이 직접 그나라를 방문해서 사과를 하고,
       위령비를 세우고, 피해자들에게 지속적이 보상을 하고, 교과서에서도 이런 점을 배우고 있어요.

    바퀴벌레는 죽기전에 아이큐가 치솟는다는데. 

    저도 이 순간 아이큐가 순식간에 치솟는 느낌이 났음 ㅋㅋ

    이순간 만큼은 MC스나이퍼를 따라잡는 느낌.

    나 : 한국의 역사는 피해자였던 적이 많지만 분명 가해자 였던 적도 있어요. 그리고 한국은 가해자로서 잘 못한게 잇다면 피해자에게 사과를 해요. 한국에서 이건 당연한 거예요.

    여기서 마무리 들어감

    나 : 일본은 다른가요?

    내말이 끝나고 아저씨는 눈만 꿈뻑꿈뻑이다 고개 떨구고 GG침

    일본인 친척 : 아니,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일본도 잘 못 한것이 있다면 사과를 한다.)

    그 말을 기점으로 아내분이 또 딴소리로 해서 그냥 식사 마침 ㅋ



    그리고 장례식이 끝나고 화장실을 가려고하는데

    일본으로 시집온 한국인 친척, 그리고 그 아들(6촌동생)이 저를 불러서 손을 덥썩 잡더니

    아주머니 : 아니 어쩜 그렇게 말을 잘해요. 나 놀랐잖아. 그것도 일본어로 정말. 

    감격에 벅차오르며 칭찬을 하시고 눈물을 글썽거리심 ㄷㄷㄷ

    정말 고맙다고. 정말 좋은 말 해줬다고. 너무 고맙다고.



    알고보니 친척들끼리 모일때마다 비슷한 개소리를 들어 오셨던거임.

    일본은 나쁘지 않다. 왜 한국은 일본을 못살게 구느냐.

    그런데도 일본어 서툴고, 말빨도 모자라서 아무말도 못하고 매번 당해오고 또 당해왔다가.

    (눈치보니 몇번 붙었다 진느낌.)

    그러던중 제가 떡하고 GG받아냄.

    완전 감격하셔서 연신 고맙다고...ㅋㅋ




    상주였던 큰아버지(한국계)는 

    무슨일 있었냐? 아무것도 못 들었다~ 허허 웃고

    육촌 누나, 형도 제가 그렇게 일본어를 그렇게 잘 하는지 처음 알았다면서 대단하다고 연신 칭찬해 줌 ㅋ

    그후로도 한국계 친척분들 돌아가며 손을 덥썩 덥썩 잡고 칭찬해주심 ㅋ



    3년전 이야기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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