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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실화] 나의 이야기 1-1
게시물ID : panic_971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문지기]TOMMY
추천 : 16
조회수 : 112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12/08 09:5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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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등장인물 소개
: 나보다 나이 두 살 많고 170이 조금 넘는 키에 몸무게는 100kg에 육박할 정도의 거구
새벽에 일찍 일어나 일하러 갈 정도로 소 같이 성실한 성격이나 한번 흥분하면 말릴 수 없는 스타일의 소유자
말 그대로 소 성격임
에피소드 한 부분을 차지할 예정

어머니 : 자식을 위해 헌신 하시는 항상 감사한 어머니이자 
모든 에피소드의 해결사 역할을 하심
남들 이야기로 기가 세신 편이고 베푸시는걸 좋아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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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성 웅성 웅성....
그 씨끄러웠던 매미소리 조차 
주변 친구들이 떠드는 소리에 묻힐 정도로
여름방학에 학교에 반강제로 나온 
친구들은 원망스런 학교 정책에 
분풀이 하듯 요란스레 지껄어댔다.

만화책 다 안 봤냐고 고함치는 소리
옆 여고의 누구랑 썸탔다고 자랑하는 소리
당구 큐대 잡는 시늉을 하는 친구도 있어다.
선생들은 뭘 하는지 코빼기도 안 보였고
그저 아주 평범한 고등학교 야자시간의 일상




하지만

모든게 물에 잠긴듯 했다.
내 몸은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을 만큼 
무겁기만 했고
시야는 뿌옇게 흐려진채 
제대로 상이 맺혀지지 않았다.

친구들 가득한 교실안에서 
나 혼자 따로 있는 듯한 
지독한 두려움이 엄습했다.

도와달라고 
나를 좀 봐달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숨소리 조차도 
물에 젖은 듯 먹먹하기만 했다.



얼마동안 식은땀을 흘리며 발버둥 쳤을까

책상을 나란히 네 개를 붙이고
잠들어있던 내 옆에서 
떠들고 있던 한 친구가
빳빳하게 굳은채 힘겨운 신음소리를 내는 
나를 발견하곤 
괜찮냐고 소리치며 흔들어댔다.


..... 
.....


교실이 떠나갈듯
혈기 왕성하게 잡담에 
여념없던 친구들이 
일제히 내가 누워있던 책상을 돌아봤다.

왠지 모르게 살았다는 안심도 잠시 
난 벌떡 일어나 책생에 우두커니 앉았다. 
혼란스럽기도 하고 쪽팔리기도 했다.

한 놈이 장난스러운 얼굴로 나에게 왔다.

'야 너 가위 눌렸냐? ㅋㅋㅋ'

그 친구 수업에서 맨날 졸지만
선생들이 전혀 터치 하지 않는다.
간질 환자이기 때문에
사고 날 수 있다고 겁먹어서 인듯 했다.
실상은 쉬는 시간이면 팔팔 살아나서
친구들이랑 짤짤이 하거나 만화책 보고,
밤 새도록 게임해서 그런건데도 말이다.

체격이 왜소하고 깡말라서
보기만 해도 약해보이는 녀석인데
허풍은 무지하게 심해서 
자기가 말빨 좋은줄로 착각하는 친구다.

가위는 어찌나 많이 눌려보셨는지
다른 친구들이 가위에 눌렸다는 말을 듣기라도 하는 순간엔
아마 세상의 끔찍한 가위는 모두 다 눌려봤다며
내 가위가 더 심했다고 무용담을 아낌없이 푸는 녀석
그게 뭐 자랑이라고


'야 어제 나도 가위 단디 눌렸는데... 와 말도 마라....'

뭐라 지껄이든 내 귀엔 들어오지 않고
땀으로 푹 젖은 내 몸은
창밖에서 불어오는 뜨거운 바람마저 춥게 느껴졌다.

멍하니 걸터 앉았다가, 화장실로 향했다.
차가운 물을 얼굴에 끼얹고 나니
정신도 숨결도 차분해진 기분이 들었다.

복잡한 기분을 뒤로하고 
터벅터벅 교실에 돌아오니
친구들은 가위에 대한 경험담에 이어
그것에 대한 원인 분석을 하고 있었다.
단순한 녀석들...

이 학교가 공동묘지 위에 지어졌다는 둥
집터가 안 좋다는 둥
어디서 그런 소릴 주워들었는지...
학교 창고에 귀신이 나온다는 괴담을 시작으로
3-2반의 야자시간은 그렇게 이야기 꽃을 피워나갔다.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말이다.

교실에 있는 그 어떤 친구들도
그리고 나도 이게 시작인줄 몰랐었다.


그 답답했던 순간마저 쉽사리 잊혀질 만큼
우리의 삶은 지루한 만큼 빨리 흘러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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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루팡을 잘하고 잇엇는데 
갑자기 처리해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이렇게 끊게 되어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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