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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사건 절차를 한 줌의 지식으로 정리해봤습니다.
게시물ID : sisa_10025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박진성
추천 : 4
조회수 : 41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12/15 05:2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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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무혐의’와 ‘무죄’가 뭐가 다르지?

이런 의문 한 번쯤 해보셨을 것 같은데요, 저도 올해 들어서 처음 알았습니다. 형사 사건 절차를 아시면 이 의문은 자연스럽게 해결되실 것 같습니다. 누군가를 고소한다고 생각하시고 읽어보세요. 정확한 정보는 아닙니다.

당신이 누군가를 고소하고 싶으면 일단 고소장을 씁니다. 요즘은 인터넷에 정보가 참 많아서 혼자서도 쓸 수 있습니다. 물론 변호사를 선임하면 알아서 다 해주지만(기타 법률 서비스 등등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내가 해야 하는 일들을 대신 해주기도 하고요. 결정적으로 아래 기술하는 사안들에 대해서 전부 조언을 얻을 수 있습니다.) 고소는 정말 신중하게 해야 합니다. 한 번 고소한 사건에 대해서는 다시 할 수 없기 때문에 그렇고 고소장에 누락된 사안에 대해서는 절대로 수사기관이 수사를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고소장을 들고 경찰서에 방문하면 ‘고소인 진술’ 날짜를 민원 직원분이나 형사와 상의하게 됩니다. 이때, 고소 이유가 말도 안 되거나 증거 등이 부족하면 고소 자체가 접수가 안 됩니다. 이걸 ‘각하’라고 하지요. 쉽게 말해서 이거죠. “당신이 고소하고 싶은 건 알겠는데 우리가 그것으로 수사를 할 수는 없습니다.”

고소장이 접수되면 담당 형사가 배정이 되고 ‘고소인 진술’을 하게 됩니다. 이때, 정확하게, 그리고 솔직하게 진술해야 합니다. 형사 분들, 결코 만만하지 않습니다. 거짓말하다가 들키면 고소 자체의 신빙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수사 기관에서 수사 잘 안 합니다. 거짓말로 공무원들 괴롭히면 안 되겠지요. 

경찰이 ‘고소인 진술’을 토대로 ‘피고소인’의 담당 관할 경찰서로 사건을 보냅니다. 같은 수사관이 고소인과 피고소인을 동시에 수사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겠지만 피고소인 모두 ‘자신의 관할 경찰서’에서 수사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지역이 다른 경우, 관할 경찰서와 관할 수사관이 다르기 때문에 고소장을 충실하게 쓸 필요가 있습니다. 

‘피고소인’ 진술까지 마친 경우, 이 사건에 대해서 경찰이 두 개의 결정 중 하나를 하게 됩니다. 불기소 의견. 그리고 기소 의견.

불기소 의견 : "검사님, 이 사건은 기소를 하지 않고 종결시키는 것이 좋겠습니다."

기소 의견 : "검사님, 이 사건은 기소를 해서 처벌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담당 검사가 배정되고 고소인이 고소한 사건에 대해서 검토를 합니다. 필요할 경우 고소인을 검찰로 부를 수도 있고 피고소인을 검찰로 부를 수도 있습니다. 검사가 수사하다가 즉시 체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검사가 내리는 결정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구속 기소 : 증거 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으니 구속해서 법원에 넘긴다. (이때 검사는 ‘고소인 측 변호사’가 됩니다.)

불구속 기소 : 증거 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없으니 불구속 상태에서 법원에 넘긴다. 즉 재판을 연다.

무혐의 처분 혹은 불기소: 검사가 사건을 종결시킵니다. 말 그대로 혐의를 입증하기 어렵거나 혐의 자체가 없으니 사건을 종결시키는 겁니다. ("고소 왜 한 거야?” "우리 바쁘다, 괴롭히지 마라.")

기소 유예 : 검사가 사건을 종결시킵니다. 혐의는 인정되나 이러저러한 사유로 인해서 말 그대로 기소를 유예하는 겁니다. ("한 번 봐준다. 조심해라.")

무혐의 처분된 사건에 대해서 고소인은 ‘항고’ 및 ‘재정신청’ 절차를 밟을 수 있습니다. 항고는 이 사건에 대해서 다시 한번 판단해달라고 검찰에 하는 요청이고 ‘재정신청’은 판사에게 직접 사건을 살펴봐달라는 요청입니다. 기소 유예로 끝난 사건에 대해 불만이 있다면 딱 한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헌법 소원을 내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더 있을 것입니다. 제가 아는 것은 크게 이렇게 네 가지입니다. 
기소가 된 사건은 법원으로 보내지는데 이 때도 크게 두 부류로 나뉩니다. 검사가 결정합니다.

구약식 : 약식 재판을 구(求)한다는 뜻입니다. 즉, 정식 재판을 열 필요를 못 느껴서 간단한 재판으로 끝내자는 거지요. 

구공판 : 공판을 구한다는 뜻입니다. 즉, 정식 재판을 열어서 유무죄 및 형량을 따져보자는 것이지요. 우리가 드라마나 영화에서 흔히 보는 장면들은 모두 ‘공판 사건’들입니다. 고소당한 사람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고 (변호사는 경찰 단계에서, 즉 고소 당한 즉시 선임할 수 있습니다.) 고소한 사람 쪽 ‘변호사’가 바로 검사가 됩니다. 

이렇게 재판을 열어서 유무죄 여부, 형량 및 벌금을 판사가 결정하게 되는 것이지요. ‘법정 공방’은 이때나 가서야 가능한 일입니다. 

무혐의와 무죄는 이렇게나 다른 것이죠. 대략 이 정도가 제가 알고 있는 한 줌의 지식입니다. 정확한 지식이 아니니 참고만 하셨으면 합니다. 신문 기사나 드라마, 영화, 책 볼 때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함부로 고소하지 마세요. 고소 당할 일을 만들지 마세요. 없던 정신 질환 생기고 가산 탕진합니다. 형사 사건은 많은 경우 곧바로 민사로 연결이 됩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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