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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묻어 두었던 이야기 하나.
게시물ID : sisa_10077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별세는밤
추천 : 167
조회수 : 3811회
댓글수 : 14개
등록시간 : 2017/12/28 16:4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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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그저 눈팅이나 하던 라이트 유저로
글을 적고 싶은 마음은 있으나
먹고 사는 문제에 매달리느라..
눈팅 중심인 유저 입니다.
(가끔 글을 적기도 했습니다.)

지난 5월 9일 역사적인 대통령 선거를 치른 날이었습니다.
승리가 확실시 되는 중에 
저의 오랜 친구와 봉하마을을 찾아 갔습니다.


봉하마을을 5분 정도 남겨둔 거리에 있는 
화원에서 차를 세웠습니다.
친구는 봉하마을에 가도 꽃 파는데 있다고
나보고 극성스럽다고 투덜거렸지만
저는 저의 비장한 마음을 꽃다발에라도 담고 싶은 마음에
친구의 의견을 무시하고 화원으로 곧장 들어 갔습니다.

꽃을 주문하고 꽃다발을 만들면서
화원 주인에게 들은 이야기 입니다.

김** 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노무현대통령님이 서거한 직후부터 지금까지
7년간 단 한 주도 빠지지 않고
매주 새로운 꽃바구니를 
묘역에 둘 수 있도록 주문을 한다고 했습니다.  
어디에 사는 누군지도 모르고
얼굴도 모르는 그 사람은 
매주 꽃바구니에 달 리본의 문구를 작성해서
카톡으로 보내주고 꽃 값은 온라인 계좌로 송금해 준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그 화원의 주인은 꽃을 묘역에 갖다 놓은 후 
인증사진을 찍어서 그 분에게 전송해 준다고 했습니다. 
그날도 대선 승리와 관련된 문구가 적혀있는 리본이 
꽃바구니를 기다리며 걸려 있었습니다.

참 부끄러웠습니다.
이런 사람도 있는데
나는 참.... 아무 것도 한 게 없구나...

그날 묘역에서 저는 얼마나 많이 오열했는지 모릅니다.
이명박근혜 9년동안 참고 또 참았던 울음이
둑 터지듯 터져 나왔고
한동안 친구와 저는 대화를 나눌 수가 없었습니다.

"아직도 저는 치료가 필요한 사람" 이라는 
유시민작가의 마음과 제 마음이 같습니다.

이제 저는 노대통령님의 사진은 조금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동영상은 못봅니다.
너무너무 마음이 아프거든요.

그렇게 아프게 또 어이없게 잃어버린 분이기에 
그의 친구는 지켜야 한다는 마음이
너무나 큽니다.
그래서 작은 일에도 마음이 조바심을 칩니다.
어느 곳이 뚫려서 
또 한 분을 잃어버리는 길로 가지 않을 까 
너무나 걱정이 되는 하루하루를 보내며 살아 갑니다.

지금의 오유 사태도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누군가는 
불만스러웠을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만
저는 반대편에서 볼 때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조롱하더라도
이 자리에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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