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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몽 (2)
게시물ID : panic_977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깨동e
추천 : 11
조회수 : 81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1/18 05: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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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서로 눈치만 보며, 시간은 흐르고 있었다.  누군가의 희생을 담보삼아 자기의 소망을 이루려고 한다는것이, 어떻게 보면 소름끼치게 무섭기도 하다.

1주일에 1번씩. 총 3번의 강의가 더 있었다. 그렇게 다들 자그마한 소망 하나씩을 가지고 뿔뿔히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꼴찌 탈출을 하고 싶어요>>


"야! 박동출이 1등이야! 전교1등이라고!"

꼴찌를 매번 벗어나지 못하는 박동출의 1등이 놀랍다는듯, 전교가 들썩거렸다.

"박동출! 도대체 뭐했냐?"

쑥쓰러워하는 박동출의 책상 주변으로,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어? 그냥.. 음.. 열심히 했어."

"야, 너 이렇게 될 줄 알았어?"

"어, 그게 음.. 아니야."

쑥쓰러워하며 얼굴이 새빨개진 동출과는 정반대로,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져 책상위에 엎드린 한 사람이 있었다.

"성민아, 괜찮아?"

이내 갑자기 속에 있는 울분을 참지 못하겠다는듯, 박동출의 책상으로 성큼성큼 다가가 멱살을 잡는다.

"너, 도대체 뭘 한건데? 뭘 했냐고!"

"놓으라고..."

"다들 자리에 앉아라."

소란스러워진 교실문을 열고 담임이 들어온다

"이변이 일어났다. 박동출, 일어나라."

얼굴이 새빨개져 자리에서 일어나는 동출.

"우리 꼴등쟁이 박동출이, 이번에 아주 놀라운 결과를 이뤄냈다. 전교석차 1등. 축하한다."

부러워하는 학생들의 박수소리를 들으며 자리에 앉는 박동출, 이내 담임은 김성민을 일으켜 세웠다.

"김성민. 너는 쉬는시간에 교무실로 내려오도록."

수업시간 내내 성민은 책상에서 엎드려 일어나지 않았고, 수업종료를 알리는 종이 울리자마자 씩씩거리며 어디론가 가는듯했다.

그리고 얼마 뒤, 학교 운동장엔 엠뷸런스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그리고, 다음날 성적하락을 비관한 학생의 자살뉴스가 지역신문 귀퉁이에 짤막하게 실리는걸로, 모든 일들이 종료되었다.


<<오래 전 잃어버린 우리 아들>>


누렇게 색바랜 벽지가 발려진 초라한 단칸방에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려퍼졌다.

"여보시요? 거기가 어디시요?"

수화기를 든 노인의 손이 파르르 떨렸다.

"우리 아들, 진구가 뭐시요? 거기가 어디요? 내 당장 갈텐께 거기가 어디요."

*

초라한 차림새의 노인이, 수술실 앞에서 초조하다는듯 기다리고 있었다. 뒤이어 수술실 문이 열리고, 피곤에 절어 나오는 의사를 붙잡고 애원하다시피 매달린다

"선상님요. 그게 무슨말이당가, 우리 진구가.. 그게 뭐시당가.. 그게 무슨말이요. 우리 진구가 뭣이요?"

"죄송합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 진구 좀 살려주쇼. 노인네 뭔짓을 해서라도 병원비 낼텐께 우리 진구좀 살려주쇼."


*

사실은 그러했다. 놀이터에서 사라진 아들은, 어느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보육원에 강제 입소 되었다.

당시만 해도 해외에 아동을 입양 시키고, 얼마간의 국고지원을 받는게 전혀 이상하지 않은 시대였던지라 해외 입양을 목적으로 납치를 당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입양되기엔 나이가 너무 많다는 이유를 들어 내내 고된 보육원 생활을 해야만 했고, 독립해야할 19살이 되자마자 보육원에서 퇴소를 당하고, 노숙생활을 하다 사고를 당해 보호자를 찾다 유전자 감식으로 겨우 연락이 닿게 된것이다.

아들과 재회하고 싶은 작은 소망이, 앞으로 평생을 식물인간으로 살아야하는 아들을 만들어 냈고, 그리고 졸지에 사람을 식물인간으로 만들었다는 오명을 쓴채 평생을 살아야하는 사람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등가교환된 것이다.


<<사생팬 퇴치! 조용한 하루>>


아이돌 가수 강빛찬이, 이유없는 뇌사상태에 빠졌다는 기사가 연일 포털과 TV에 도배되기 시작했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전염병이라는둥, 약물에 의한 부작용 이라는둥, 남말하기 좋아하는 호사가들은 이러쿵저러쿵 이야기 하기 바빳다. 

군대가기 싫으니 돈도 많이 벌어놨겠다 저렇게 잠수 타다 군대가지 않아도 되는 나이쯤 해서 깨어난척 하는거 아니냐는둥 온갖 억측과 루머가 판을 치는듯 했다.


몇년 후.


죽은듯 몇년을 잠만 자던 그가 잠에서 깼다. 코로 연결된 관으로 꾸준히 영양식이 공급 되었지만, 광대뼈가 두드러지게 보일만큼 야위어진채.

"빛찬아, 깻어?"

반백발의 여인이, 옆에 앉아 눈물을 글썽거린다.

무슨말을 하려고 입을 옴싹거려보지만, 딱딱하게 굳어버린 성대에선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는다.

'뇌사상태에 빠진 강빛찬. 기적적인 회생'

내일은맑음 : 누구?  올려요 756 내려요 18
미녕미녕 : 아. 옛날 그 강빛찬?? 올려요 584 내려요 17
방가방가햄토리 : 누군진 모르지만 ㅊㅋ 올려요 452 내려요 45

포털 연예 뉴스 한 귀퉁이에 짧게 기사가 났지만, 아무도 그의 존재에 대해 관심 가져 주지 않는다.

사생팬 없는 편안하고 조용한 나날들을 위해 자기 부모님의 시간과 그동안 모아놨던 모든 재산이 등가교환 되었다. 

다시는 재기할수 없는 잊혀진 그때 그 사람으로 살아야하는 그의 인생에 앞으로도 어느 누구도 관심을 가져주진 않을거 같다.


<<암 극복!>>


젊은 의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기사가 지역신문에 짤막하게 났다.

"네? 애초부터 오진이었다구요?"

즐거워하며 행복해하던 시간도 잠시. 그동안 받아왔던 치료에 따라왔던 고통은 어떻게 보상할거냐며, 병원이 아수라장이 되었다.

"합법적 살인면허. 의사들은 각성하라!"

연일 주원종합병원 앞에선 열댓명의 사람들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이게 분명히... CT랑 MRI에도...."

"자네, 이제 어떻게 할건가? 병원이 시끄러워 지는거 원하지 않네. 이번주 안으로 해결 해 주길 바라네."

언론에서는 매일을 의료과실이라며 원무과가 마비 될 정도의 인터뷰 요청 전화가 물밀듯 밀려들었다.

"살인미수범 새끼야!"

어디선가 계란하나가 날아와 하얀 가운위에 줄줄 흘러 내린다.

"사실, 제가. 너무 고통스러웠습니다. 당장 책임져야 할 어리디 어린 자식이 둘이나 있는데 암말기 진단을 받으면... 그게 어떻게..."

흐느끼는 남성의 음성변조 인터뷰가 그날 저녁 공중파 TV에 송출되고, 있었다. 그가 살고자 했다면, 어느 누군가는 응당 비슷한 값을 치뤄야만 했다.


<<돈이 필요해요>>


"쟈기양. 나 요고!"

화려한 화장을 하고, 명품을 온몸에 휘두른 여성이 백화점 명품관에서, 거울을 보며 목에걸린 목걸이를 사랑스럽다는듯 이리저리 매만지고 있다.

"그래, 우리 선예 가지고 싶은거 다 골라봐!"

"저것도 한번 줘보세요."

입이 귀 까지 걸려, 이것저것 걸어보고 끼워보느라 바쁜 그때, 중년의 여성이 성큼성큼 다가와 그녀의 머리채를 휘어잡아 바닥에 패대기 친다.

"야 이년아, 남에 서방 꿰차고 남에 가정 파탄내니 속이 시원하냐? 어?"

"야!"

방금전까지만해도, 그녀를 사랑스러워 못견디겠다는듯 바라보던 중년의 남성이 씩씩거리며 자리에 서있는 중년의 여자를 막아세웠다.

"야이 새끼야. 바람피워 니새끼 내팽겨치고, 조강지처 버리고
 니 딸뻘 여자 껴안고 뒹굴고 사니까 좋냐? 좋아?"

말이 터지자 마자 안절부절 자리에서 발만 구르던 중년의 남성은, 이 상황이 꽤나 불편하다는듯 얼굴이 시뻘개져 부리나케 백화점 엘리베이터를 타고 도망치듯 그자리를 피했다.

"이년이요, 사실은 술집년인데. 어? 술집에서 남에 서방 꼬셔서 가정파탄내고, 이렇게 뭐가 그리 당당한지 이러고 다녀요. 우리아들, 이년 때문에 이번 수능 망치고 재수해야해요. 우리아들 창창한 미래 짓밟히고, 남에가정 깨트리고. 이년아, 너 오늘 한번 죽어봐라."

*

누군가의 희생이 없는 무조건 좋기만 한 결과는 없었다. 딱 그만큼의 희생이 동반 되었다. 그것이 누구였건간.


좋은꿈을 꾸게 해주겠단 학원은 곳곳에 들어서 있고, 수강인원이 넘쳐나 본원에 분원까지 호황이다.

자신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건지 꿈에도 모른채 오늘도 사람들은 불나방 처럼 학원을 찾는다. 그저 나만 행복하고, 나만 즐거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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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편은, 사실 비트코인의 결과를 녹여보고 싶었어요.
비트코인을 제가 처음을  알았던게 7~8년 전이었어요.

그때 가상화폐라해서 지금 수준으로 이야기하면 위키트리, 허프포스트 정도의 인터넷 언론사에서 짤막하게 언급되던것에 관심을 가져서, 외국의 포럼들을 찾아보다, 

피자 2판에 비트코인 2만개정도 (현재싯가 2천억 이상)로 비급사이트에서 거래되고, 인증샷올리면 엇? 진짜?? 그럼 나도나도요! 정도로 이야기 되던 거였어요.

시간이 지났고 나야나 사태가 불거진 이후, 갑자기 비트코인이 빵! 하고 뜨기 시작했고, 온국민의 투기 열풍으로 몰려가는걸 보고, 아.. 저거 이상한데.. 라는 생각을 했었지요.

다단계 구조로 점점 기형적인 판이 커지고, 분명히 돈 벌수 있을거라면서 누군가를 제로섬 게임에 끌어들인 사람들은 이미 손을 털고 나갔고, 

자신만 돈벌면 된다며 또 다른 누군가를 끌어들인 사람들. 그냥 나만 잘되면 된다~ 라는 그 이기심이 한편으론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친구중에도 아버지 퇴직금 1억을 들고 코인판에 뛰어들어 1/8 토막을 내놓고. 집에서 쫓겨나 거리를 전전하고 있답니다.

나만 잘먹고 잘살면 된다! 가 아니라. 모두가 같이 행복할수 있는 그날을 꿈꾸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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