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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고해성사
게시물ID : panic_977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깨동e
추천 : 28
조회수 : 2212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8/01/19 09:3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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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그때가요, 제가 야근하고 퇴근하는 길이었으니까, 아마 한 10시쯤 될때였어요.

집에 들어가기전 편의점에 들러, 맥주도 몇캔 사고 주전부리도 몇개사서 집을 들어가던 길이었어요.

갑자기 누군가가 입을 확 막아 절 잡아세우고, 빨간 벽돌 아니 순간 머리가 번쩍하더라구요. 

그리고 눈앞이 뱅글 하고 난 다음에 한 5초정도 있다가 뜨거운 뭐가 줄줄 흐르는 느낌이 나서, 내려다 보니 벽돌이었어요.

그렇게 절 치고 뒤돌아서 아무일 없다는듯 그렇게 가버리는데 순간, 저새끼를 놓치면 앞으로도 영영 저새낄 못잡을거 같다. 뭐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죽기살기로 쫓아가 그 새끼를 붙잡고 매달렸어요. 머리에서 피는 철철 흐르고 어지럽고, 이성은 저 새끼를 꼭 잡아야하고 감정은 진짜 저새낄 오독오독 씹어버리고 싶은데. 그럴 힘도 없고.

진짜 웃긴게 뭔줄 알아요? 사람이 정말 위급해 지고 다급해지면 목소리도 안 나온다는 거에요.

바닥에 쓰러져서 죽기살기로 그 새끼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매달리고, 그 새끼는 도망 갈 거라고 왼발로 절 걷어차더라구요.

얼마간 실갱이를 했을까요. 마침 야간에 철야예배를 드리는 기도원이 우리집 근처에 있어요.

거기 교회집사님이 저희빌라 사시는데 그 분께서 철야예배 가신다고 가시다가 절 발견하신거에요.

저는 머리가 피떡이 되서 바닥에 나부라져 말도 제대로 못하고 있지, 그놈은 그냥 저랑 모르는 사이라고 도망가려고 하지.

집사님께서 112에 신고 해 주셨고, 경찰이 와서 전 119 엠뷸런스에 실려 머리를 15바늘을 꿰맸나. 다행히도, 뭐 골절이나 이런건 없다고 하더라구요.

정말 다행중에 또 다행은, 하필이면 거기가 우리 빌라 골목에서 유일하게 CCTV가 촬영되는 곳이었데요.

절 벽돌로 내려꽂고 도망가려던 장면들이 아주 자세히 잘 찍혔고, 그걸 증거삼아 조사를 시작했어요.

아, 근데 웃긴거 아세요? 그 새끼가 하는 말이 그때 하필이면 자기가 술을 처마셔서 왜 그랬는지 기억이 하나도 안난데요. 평소에 화가나는 일은 있었는데 술을 먹고 실수를 했다나? 

치료비와 합의금을 줄테니 합의를 하자고 하더라구요. 경찰도 이거 오래 끌고 가봤자 그 새끼가 초범이면 뻔할뻔자로 집행유예 나온다고 계속 구슬려서 그래서 합의 했어요. 사실 저도 솔직히 자신이 없었구요.

그 상황이 너무 무섭기도 했고, 경찰 검찰 심지어는 법원까지 쫓아다니면서 그 상황을 계속 진술하고 이야기할 여유도 없었구요.

대기업 아닌 이상 어느 회사에서 묻지마 폭행 당해서 경찰 검찰 법원 피해자 신분으로 조사 받아야 하니까 오늘만 내일만 월차 쓸게요. 이런 사람을 누가 좋아하나요. 

쉬세요. 푹 쉬시고 내일부터 나오지 마세요. 소리 안나오면 다행이지. 그래서, 그냥 합의해 버렸어요. 

솔직히 요즘 금수저 아닌 이상, 당장 먹고 살아야 하는데 어떻게 생업을 다 포기하고 거기 매달려 질질 끌려 다닐 수 있어요.

인터넷 보면 엄청 웃겨요. 입장 뒤바뀌고 보면 자기도 그렇게 할수 있는 용기나 여유 하나도 없으면서 피해자한테 합의 하라 마라 훈수두고 합의했다 그러면 몹쓸사람으로 매도하기.

요즘 또 더 그렇잖아요. 성폭행 당해서 합의했다 그러면 꽃뱀이라고 욕 부터 싸지르는거. 아니 그럼, 교통사고 당해서 합의하면 자해 공갈단이에요?

하여간 합의해서, 그 새끼가 징역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받았어요.

그런데 말이에요. 문제는 저한테 생기기 시작한거에요. 이상하게 선고가 딱! 내려지고 판결문을 받아봤는데 제가 그때 스위치를 똑딱 하고 껏다킨 사람처럼 변했단거에요.

처음엔 속에서 이글이글 불덩어리가 타고 있는거 처럼 막 울컥울컥해서 한 두어달은 얼음만 와그작 와그작 씹어먹고 살았어요. 한 겨울에요.

그러다가 심장이 콩닥콩닥 이렇게 뛰는게 아니라, 크큭.. 아 웃어서 죄송해요. 음, 그 쿵쿵따 게임 아시죠? 그거처럼 쿵쿵따! 쿵쿵따! 이렇게 귀에서 울려대는게 느껴지는데. 그때마다 속에서 불덩어리가 훅! 하고 올라 오는거 같고 눈이 확! 돌아가는거에요.

그렇게 눈이 확 돌아갈 때, 그냥 벽을 주먹으로 쾅쾅 쳐댔어요. 그러니까 손이 좀 아프면서 스트레스도 좀 풀리는거 같았고... 근데 그것도 하다보니까, 내 손만 아프지 아무 이득도 없단 생각이 들더라구요.

내가 좀 너무 나태해져서 그런가보다 싶어서 운동을 시작했어요. 힘을 쓰다보면 어느순간 좀 낫겠지 해서요. 그런데 그것도 또! 어느순간 지겨워지고.. 그냥 내가 너무 분하고 불쌍한거에요.

밤에 자다가도 소리를 악악 하고 질러대봐도, 뭔짓을 해도 안되니까 계속 불만만 쌓여가고.

그래서, 복수 했어요. 뭐? 용서가 세상에서 가장 큰 복수라고요? 아니 정작 그 새끼들은 아무것도 반성도 사과도 안하고 맘 편히 잘 처먹고 잘사는데 도대체 제가 뭘 보고 용서를 해줘야하는데요?

통장 털어보니까 5천만원인가 나오더라구요. 어디 흥신소? 이런데 한 백군데 정도 연락 해보니까 우리는 그런거 안한다고 다들 안한다 그러더라구요.

그러다가 마지막 번호 하나남았나. 심부름센터 이름달고 있는데 였는데 여기도 안되면, 어쩌지 하면서 좀 조마조마 해가면서.. 연락했더니.

그런건 저기 동남아 사람들 불러야한데요. 비행기값에 몇일 숙식비에.. 그렇게 해서 천만원 착수금에 성공하면 3천만원 그렇게 총 4천만원으로 계약했어요.

처음엔 사기면 어쩌지 하면서, 고민했는데 다행스럽게도 사기는 아니더라구요. 딱 3일만에 그 새끼가 내 눈앞에서 살려달라 울고불고 빌고 자빠졌는데, 헛웃음이 나오더라구요.

10배로 되갚아줬어요. 그렇게 해버리고 나니까, 속에서 이글거리던 불덩어리가 진짜 완전 차갑게 확! 하고 사그라들고 쿵쿵따 거리던 심장박동도 제자리로 돌아오는 거에요.

합의금이랍시고 받은 그 500만원 그새끼 주머니안에 돌려주고, 그 뒤는 그 동남아 그 분들께 맡겼어요. 그런 인간 쓰레기들은 세상에 살면서 똥 제조기로 살기보단, 그냥 어디 나무에 비료나 되는게 훨씬 사회적으로 이득이 아닐까 싶고. 이게 다에요.

그리고 신부님, 진짜 녹음 되는것도 아니고.. 어디 신고 하실것도 아니죠? 이런거 정말 다 고백하면 신께서 용서해주시는거 맞죠?
출처 http://naver.me/Fg6djSiv
요기서도 보실수 있어요♥
제 글 타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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