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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현 검사가 8년만에 '미투(MeToo)'를 외친 까닭은?
게시물ID : military_855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겔러거형제
추천 : 5
조회수 : 1761회
댓글수 : 20개
등록시간 : 2018/01/30 21:4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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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하나 병신 만드는건 일도 아니다. 어차피 저들을 이길 수 없다. 입 다물고 그냥 근무해라.”

서지현 검사가 한 방송사에 나와 성폭행 사건 관련 폭로를 하고 있다./JTBC 캡쳐

서지현(45∙사법연수원 33기)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가 8년 전 성추행을 당한 뒤 주변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서 검사는 지난 29일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이 사건에 대해 입을 다물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검찰의 조직 문화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당시는 검찰 내에서 성(性) 관련 문제에 대해 쉬쉬하던 분위기였고, 기수문화, 검사동일체 의식 등으로 조직 문화가 권위적이어서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 검사가 주장한 성추행 사건은 2010년 10월 30일 한 장례식장에서 벌어졌다. 당시 이귀남 법무부 장관을 수행하고 온 안태근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으로부터 성추행 당했다고 한다. 당시 서 검사의 옆자리에 앉은 안 단장이 허리를 감싸고 엉덩이를 쓰다듬었다는 것이다.

서 검사는 당시 곧바로 문제 제기를 하지 못했다. 당시만해도 검찰 내부에서는 ‘성추행 피해사실을 문제 삼는 여검사에게는 잘 나가는 검사의 발목을 잡는 꽃뱀’이라는 낙인을 찍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조용한 성격의 서 검사는 오히려 자신의 무능을 탓했다.

기수문화 등 검찰의 권위적 문화가 문제
“잘나가는 검사 발목 잡는 꽃뱀으로 찍혀”
임은정 “최교일 불러 들쑤지지 마라고 해”


서 검사가 8년이나 지난 일을 이제서야 폭로하게 된 이유는 뭘까.

“아무도 우리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주지 않는다. 나에게 일어난 불의와 부당을 참고 견디는 것이 조직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드러내야만 이 조직이 발전해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서 검사는 “여전히 많은 분들이 ‘너는 아무런 힘이 없다. 그냥 조용히 있어라. 너를 더 문제있는 검사로 만들어버릴 것이다’라고 이야기한다”며 “그 말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그냥 조용히 검찰을 나가면 되지 않을까’하는 많은 고민을 했다”고 썼다.

서 검사는 지난 29일 한 방송에 출연해 “피해를 당했던 2010년에만해도 지금과 분위기가 달라서 성추행 이야기를 꺼내기 어려운 분위기였다”며 “성폭력 문제를 공론하는게 몸 담고 있는 검찰 조직에 누를 끼치는게 아닌지, 피해자에게 2,3차 피해가 생기는 것은 아닌지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서 검사는 또 “검찰 내부에서는 성추행 사실을 문제 삼는 여검사에게는 잘 나가는 검사의 발목을 잡는 ‘꽃뱀’이라는 낙인을 찍는 경우도 많았다며 “검찰에선 성폭행 사건도 발생한 적 있지만 전부 비밀리에 덮었다”고도 했다. 

서 검사 사건을 당시 검찰이 조직적으로 무마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임은정(44) 서울북부지검 검사는 이 사건과 관련해 당시 상황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임 검사는 당시 법무부 감찰 쪽에서 피해자를 찾아 달라고해서 피해자와 접촉하는 과정에서 최교일 당시 검찰국장으로 부터 호출을 받았다고 했다. “최 국장은 자기 방으로 불러서 어깨를 툭툭치며 ‘내가 자네를 이렇게 하면, 그게 추행인가? 격려지 하며 피해자가 가만히 있는데 왜 들쑤시느냐’고 했다”고 했다. 이후 감찰조사가 멈췄다는 게 임 검사의 주장이다.

임 검사는 “검찰의 자정능력이 부족해, 견디다 못한 한 검사님이 어렵게 용기를 냈다”며 "조직내 성폭력 문제, 감찰제도와 인사제도의 문제가 다 담겨 있는 사례”라고 했다.

검찰 내부 “인사 불만 때문 아니냐” 의견도
서 검사 “검찰 조직 위해 더이상 침묵 않아”

서 검사의 주장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는 “인사에 불만을 품고 이 같은 폭로를 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서 검사는 이 사건으로 인해 오히려 사무감사를 받아 여러 지적을 받았고, 정기 인사에서 불이익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지방의 한 검사는 “서 검사가 만약 인사에서 원하는 곳으로 배치됐다면 이런 폭로를 했을까 싶다”며 “사실 성추행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은 이미 인사에 영향을 미칠수도 없이 검찰을 떠났는데 지금 이러는 이유는 다른 목적이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또 다른 한 검찰 관계자는 “글의 취지는 공감도 되고, 과거 성추행 사건의 진상조사는 있어야 하겠지만, 인사 직후에 글 띄운 것, 이례적으로 방송에 출연한 것 등을 보면 결국 인사 불만으로 시작된 일 같다”고 했다.

서 검사 자신은 이번 폭로에 대해 “검찰의 개혁을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10년 전 한 흑인 여성의 작은 외침이었던 ‘Me Too’ 운동이 전 세상을 울리는 큰 경종이 되는 것을 보면서 아무리 제 존재가 너무나 작고 미미하더라도,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더이상 침묵하지 않고 스스로 내부로부터 개혁을 이룰 수 있는 작은 발걸음이라도 된다면 하는 소망으로 힘겹게 글을 쓰고 있다”고 했다. '미투'(#MeToo)운동은 미국 할리우드에서 시작된 여배우들의 성폭력 피해 고발 캠페인이다. 

서 검사는 자신의 글 말미에 “저는 아직도 검찰을 사랑한다. 불가능해보이는 희망을 이렇게 품고 있으니 말이다”라며 ‘#MeToo, #검찰인사제도, #검찰내성폭력’ 등의 해시태그(hashtag)를 달았다.



출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30/201801300185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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