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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이야기
게시물ID : love_408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yLovelySo
추천 : 0
조회수 : 109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8/01/31 10:02:46
지금부터 18년전 이야기 입니다
참 나이 많이먹었네요 그땐 스무살이었는데..

당시는 노스트라다무스가 공포의 대왕이 내려올거라는
1999년의 7월 이었습니다
지금은 아재판별기가 되버린 PC통신이 한창 유행이던 그때
몇몇의 마음이 맞던 사람들이 만나서 놀쟈 아하하
해서 약속을 잡았죠
당시의 핫플이었던 테X노마X X변역 정문앞에서 만나기로 한 우리는
안타깝게도 휴대폰이 지금처럼 보급되었을 시절이 아니었던때였죠
남자애들은 서로 물어물어 누구님? 하면서 잘 모였습니다
근데 홍일점으로 끼기로 했던 여자애는 잘 못찾겠드라구요
한참 패기 넘치던 시절이라 강변X이 떠나갈 정도로 
"박뭐시기!!!!" 라고 외쳤고
얼굴이 시뻘개져서 황당하다는 얼굴로 나타나는 선머슴같은
여자애가 이쪽으로 걸어왔습니다
근데요 얘가 아냐 내 첫사랑은 ㅋㅋㅋ
쪽팔리다는 얘 뒤로 보이는 여자사람! 
친구인데 같이 왔다는 여자사람!!
긴 검은 생머리에 안경을 쓰고 눈이 조금은 작았던 
작은 체구에 하늘색 폴라티를 입은 그 아이는
후광이 쫘악 비추면서 그 아이를 뺀 모든게 모자이크 상태가 되더군요
그 짧은 몇초의 시간이 마치 멈추기라도 한듯 
마치 나는 제로의 영역에 들어서고 말았습니다
(아저씨 인증 ㅠ)
여튼 그때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18년전 이야기인데도 말이죠
아마도 매일 만화책과 애니메이션 게임에 빠져지내던
히키코모리에겐 태어나서 처음 느끼는 감정이었겠죠
(게다가 남고...)
아마 사랑인지 몰랐던거 같았고 그게 첫사랑이란걸 깨달은건
조금 후의 이야기
그렇게 오락실도 가고 피시방도 가고 노래방도 가며
즐거운 시간이 끝나고 집에 돌아올때의 공허함
태어나 처음 느끼는 공허함속에 원래 친하게 지내던 여자애는
말 그대로 아웃오브안중이 됐지만 (미안..)
둘다 멀지않은 곳에 살았고 칭구칭구 하며 친하게 지냈고
만나기도 자주 만났구요
하지만 이 아이는 정말 남자칭구 이런거에 관심이 1도 없었던데다
나 역시 누나들틈에서 자라 여자애들 사이에서
"오래된 미친 동성친구 같아" 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남자로 보이지 않던 시절이었기에 어떠한 썸도 없이
정말 1도 없이 친구였습니다 ㅠ ㅠ
아쉬운 나날이 계속 되다 군대갈날이 점점 다가오고
아 앙대 하면서 밑도끝도 없이 고백했고
"친구로 지내자"라는 말과함께 내 첫사랑은 끝이 났네요..
아니 그 후로도 한참이나 더 첫사랑은 계속 됐지만
가망없는 짝사랑이 된거였지요..
그 후로 진짜 친구로 지냅니다 ㅡ ㅡ
와 얘는 무슨 진짜 고백까지 했는데
진짜 무슨 와 진짜 친구야 무슨 거리낌이 없나봐 와 씨
그리고 군대 갔다 온 사이에 일본의 꽤 유명게임회사에 취업을 했고
그 뒤로 연락이 뜸해지다 지금은 아예 연락이 끊겼네요 ㅎㅎ

남자는 첫사랑을 평생 간직한다더니 맞는말인지
갑자기 문득 희미해진 옛기억에 그 아이의 기억만은 또렷이
생각이 나는 아침이네요

지금 여친님께는 하지 못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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