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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근우 기자님께 보내는 공개 서한
게시물ID : sisa_10200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박진성
추천 : 53
조회수 : 2735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8/02/05 08:41:13



  팩트 자체를 조작해서 자신의 주장의 근거로 삼는 경우 그것은 쉽게 폭력으로 변질됩니다. 그러한 주장이 특히나 위근우 기자님처럼 ‘공적 영역’에 있는 사람에 의해 자행될 때 그 폭력은 재앙이 되기도 합니다. 위근우 기자님이 쓰신 문장의 오류를 짚어드리지요. 아마 본인도 잘 아실 겁니다. 

위근우_페북_1111.png


  “언론과 명망가들의 외면으로 추진력을 받지 못했던 #ㅇㅇ계_내_성폭력 운동에 대해 반성적으로 되짚어보고, 탁현민처럼 여성에 대한 rape culture를 유통 및 재생산했음에도 권력의 중심부에 있는 사람들과 인사를 비판하고, 조덕제처럼 성범죄에 연루되었음에도 방송에 출연하고 온갖 언론을 돌며 인터뷰를 하는 이들에 대해 발언하지 않으면서, 그저 성폭력 검사에 대한 대중의 공분에 기대 #metoo 해시태그를 다는 건 기만적이지 않은지요”라고 쓰시면서 표창원 의원을 비판하고 계신데 먼저 가장 기초적인 팩트부터 바로잡아보지요. 

  “언론과 명망가들의 외면으로 추진력을 받지 못했던 #ㅇㅇ계_내_성폭력 운동”은 명백한 왜곡이고 조작입니다. 정확하게 2016. 10. 22. 로 기억하는데 당시 #OO계_내_성폭력 운동은 KBS 9시 뉴스, SBS와 MBC 8시 뉴스에서 보도할 정도로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었습니다. 2016. 10. 21.부터 2016. 10. 31. 까지 #OO계_내_성폭력 관련 보도만 2천 여건이 넘어갑니다. (네이버 검색해보세요.) 위근우 기자님 자신이 언론 업계에 종사하고 계셔서 잘 아시겠지만 이 때의 보도 행태는 거의 광풍에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언론의 외면으로 추진력을 받지 못했던 #OO계_내_성폭력 운동”이라니, 젠더 문제나 성폭력 문제에 무척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아주 기초적인 사실 관계마저 왜곡하면서 당신이 주장하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탁현민처럼 여성에 대한 rape culture를 유통 및 재생산”이라는 문장을 쓰셨는데 “여성에 대한 강간 문화를 유통 및 재생산”시켰다니, 위근우 기자님의 진단이 저는 놀랍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강간 문화를 유통시키고 나아가 재생산시킬 수 있습니까? 탁현민 행정관은 포주입니까? 악덕 윤락 업체 사장입니까? 논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누구도 한 개인의 삶을 이런 식으로 매도하면 안 됩니다. 위근우 님의 신분이 기자라서 더더욱 그러합니다. 

  “조덕제처럼 성범죄에 연루되었음에도 방송에 출연하고 온갖 언론을 돌며 인터뷰를 하는 이들”이라고 쓰셨는데 성범죄에 연루된 사람이면 일체의 사회 활동을 끊고 골방에 쳐박혀서 반성문 같은 것이나 쓰고 있어야 합니까? 일방의 주장에 의해 성범죄자로 몰린 사람은, 그래서 성범죄자로 낙인찍힌 사람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 사회적 살인을 당해야 합니까? 선동하지 마십시오. 가장 기초적인 팩트조차 왜곡하면서 자신의 주장의 정당성의 근거로 활용하지 마십시오. 자신의 도덕적 정당성의 근거가 오로지 ‘공적으로 의혹이 제기된’ 타인의 흠결일 때 재앙은 “유통 및 재생산” 됩니다. 그렇게 쌓아 올린 도덕적 정당성은 쉽게 비윤리로 탄로나고 쉽게 무너집니다. 

  여기까지는 판단의 오류, 인식의 오류, 정보의 오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도 있고 자신의 준거에 맞게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동물이니까요. 하지만 의도적으로 조작하고 왜곡한 흔적이 위근우 기자님 글에는 너무 많습니다. 

  해당 페이스북 글을 다시 인용해보겠습니다.

  "침묵하지 않겠습니다"라는 선언은 모든 피해사실이 법적으로 낱낱이 밝혀졌을 때 나도 같이 가해자에 돌을 던지겠다는 뜻이 아니라 모두가 의심하고 무관심할 때 외로운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 목소리를 증폭시키겠다는 의미일 때 일말의 효과가 있습니다.”

  위근우 기자님의 트위터 글을 인용해보겠습니다. 

  "침묵하지 않겠습니다"라는 선언은 모든 피해사실이 법적으로 낱낱이 밝혀졌을 때 나도 같이 가해자에 돌을 던지겠다는 뜻이 아니라 모두가 의심하고 무관심할 때 외로운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 목소리를 증폭시키겠다는 의미일 때 일말의 효과가 있습니다.”

  “모 시인의 성적 착취와 학대, 정신적 괴롭힘이 상당히 드러난 상황에서도 침묵하고 법정에서 무혐의가 나왔다는 이유로 #문단_내_성폭력 폭로 운동과 그에 대한 동참을 분위기에 휩쓸린 무책임한 행동으로 몰아가던 사회에서, 이제야 우리도 #metoo 가 시작됐다고 하면 웃겨요 안 웃겨요”

위근우_트위터_1.png


  트위터의 특성상 하나의 트윗에 140글자밖에 쓸 수 없기 때문에 위근우 기자님이 둘로 나누어서 쓴 글입니다. “시인”과 “문단_내_성폭력 폭로 운동”과 “무혐의”, 이 세 가지 워딩으로 특정될 수 있는 사람은 저 하나입니다. (이 당시 폭로되었던 모든 시인 및 작가들이 ‘무혐의가 아니다’, 즉 혐의가 있다는 말이 절대로 아닙니다. 개별 사안마다 다 다르고 보다 정치하고 세밀하게 들여다봐야 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그것이 ‘삶’을 대하는 또다른 ‘삶’의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실명만 적지 않았지 저 문장이 누구를 지칭하고 있는지는 다 아는 사실입니다. 첨부한 이미지처럼 이 트위터 게시물은 2710명이 리트윗하면서 엄청나게 퍼졌지요. 저 트윗 게시물에 대해 저는 위근우 기자님께 해명을 요구했지만 기자님은 저의 해명 요구를 묵살하셨고 해당 트위터 게시물은 현재 삭제된 상태입니다.

  묻겠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하는 일이 “성적으로 착취하고 학대”하고 나아가 “정신적 괴롭힘”까지 하는 것입니까? 저는 악덕 포주입니까? 저는 언제까지 차마 입에 담기도 민망한 이런 저열하고 더러운 언어에 시달려야 하는 것입니까? 표창원 의원에게 항의를 하시는데 왜 저의 사례가 쓰여야 합니까? 왜 가장 기초적인 팩트까지 조작돠면서 저는 당신의 ‘주장’에 사용되어야 하는 겁니까? 저는 잊혀질 권리도 없습니까? 언제까지 이러실 겁니까? 당신은 기자가 맞습니까? 

  제가 아껴 읽는 문장 하나 옮깁니다. 위근우 기자님. 제발 그만하세요.

  “우리는 사람을 죽일 때는 허리의 검을 쓰지만, 당신들이야 칼 대신 권력으로 죽이고 돈으로 죽이고 아니면 그럴싸한 거짓말로 죽이기도 하지요. 그야 물론 피를 흘리지도 않고 사람은 멀쩡히 살아 있으니 죄가 아닐 수도 있겠죠…”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라쇼몽』중. 
출처 https://blog.naver.com/poetone/221201288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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