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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가본 최악의 식당
게시물ID : cook_2172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大韓健兒萬世
추천 : 11
조회수 : 3029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8/03/04 19: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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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어제 내내 집에 있어서 좀 산책도 하고 볼일도 볼겸 

비도 오고 촉촉한 공기에 동네를 한바퀴 돌다가 

뜨겁고 얼큰한 국물이 생각나서 뭔가를 먹어야 겠다는 결론에 도달


그러던중


우리밀 칼국수라는 간판이 딱 보이더군요 

비오는 날엔 수제비지  (집에서 반죽하기도 귀찮고)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입구에 들어섰는데


식당의 첫 인상이 

홀은 길쭉하고 넒고 천장은 높은데 

황토색 벽지엔 풀이 죽은 시들은 꽃들이 이리저리 걸려있고 

벽엔 총천연색 메뉴판인데 이상하게 가격이 상당히 다 높더군요

국수 만두 할것없이 죄다 가격이 만원에 근접한 가격 


뭔가 이상한 느낌이...


사람이라곤 아저씨 한무리들이 술한잔 먹으면서 으하하 거리면서 수다 떨고 있고 


식탁도 뭔가 어디서 주워왔는지 다 모양이 일정치 않고 


괜찮을까? 하는 맘에 일단 앉았는데 


종업원이 안보여서 벨을 눌렀더니

얼굴엔 생기 하나없는 중년의 아저씨가 위아래 회색 등산복을 입은채로 천천히 걸어오더군요

어서오세요라는 말도 없고 그냥 내가 앉은 식탁앞에 우두커니 서 있더군요


뭔가 황당했지만 '수제비 하나요'  말이 끝나자 마자 고개를 한번 끄덕이더니 다시 주방으로 돌아가더군요 

신기한건 이 음식점엔 티비도 없고 음악도 없더라는거...그 흔한 라디오도 안틀어놓더군요 


너무 고요하고 생소해서 뭔가 시선을 둘곳도 없어서 폰만 만지작 거렸음..


그렇게 10분쯤 기다렸을까 위아래 화려한 붉은색의 고쟁이를 입은 아줌마가 수레를 끌고 나와서 

수제비 한 그릇을 탕


그레 음식만 맛있으면 된거지 


하고 한술 떳는데 감자도 몇개 없고 

수제비도 찰기가 없는 슈퍼에서 파는 공장제 수제비의 반죽 일정하게 잘려진 딱 그 모양 

국물도 얼큰한것도 모르겠고 그냥 밍숭맹숭 


유일한게 칭찬할거리는 딸려나오는 김치가 그나마 좀 괜찮더라는  



이쯤되니...

(아 돈날렸다...ㅅㅂ 입구 들어설떄 알아봤어야 하는데... 이런 생각이 자연스레..)


옆에선 계속 아저씨들이 서로 시끄럽게 떠들면서 육두문자 날리면서 소주 걸치고 있고 

주인이랑 대화하는거 보니 지인인거 같은지 서로 안부 이야기 하고 (유일하게 오는 손님이래야 이런 지인들 밖에 없지 않을까?)

 

그냥 빨리 먹고 나가자 하는 맘에 허겁지겁 급하게 먹고 나왔네요


다신 갈일 없겠지만 


이 가게 한달은 버틸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망할수밖에 없는 가게의 모든것을 다 모아놓은 총체적 난국이더군요 (백종원 골목식당 나오는 집들은 그냥 애교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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