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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를 응원하는 리얼추리소설 "클리너(청소부)" 연재- 1
게시물ID : freeboard_17229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heyman
추천 : 0
조회수 : 22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8/03/07 10:2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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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 피일을 정리하다 언젠가 쓰다만 소설이 있어 이 지면을 통해 소개하고 완성 시키려고 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이 소설은 한 잡지사 사건부 기자가 중 범죄자들을 청소하는 청소부(클리너)들을 추적하는 이야깁니다.)
 
 
 
<리얼 추리 소설 1>
 
 
클리너(청소부)
 
 
 
1
 

  강력한 2차 태풍이 북상 중이라는 예보 속에 한층 어두워진 하늘은 금방이라도 비바람이 몰아 칠 것만 같았다. 그러나 밤이 깊어도 이렇다 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바람은 약간 세어진 듯싶었지만 예전과 별반 없어 불안감 마저 들었다. 이런 걸 폭풍전야라는 걸까. 공포감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더군다나 얼마 전에 선량한 한 시민이 사악한 범죄자의 욕구의 희생양이 된 강력 사건이 전국을 강타한 뒤라 마음마저 뒤숭숭했다.
그 시각, 영등포 교도소 앞의 분위기도 마찬가지였다. 칙칙한 침묵 속에 초소의 백열전등만이 옅어지고 있었다.
“시! 나오는 거야! 안 나오는 거야! 새벽이 밝아 오는데…….”
정문이 맞바로 보이는 골목어귀 승용차 안에서 교도소 정문을 살피던 한필구 기자는 더 이상 못 기다리겠다는 듯이 짜증을 내며 투덜거렸다. 그는 오랜 시간을 지켜보고 있은 듯 조수석에 먹다버린 음식물 쓰레기가 가득했다.
네미, 알짜 정보가 확실한 거야! 성폭력 전문범 오춘길 그 쓰레기가 출소 한다는 게......”하며 한필구는 속주머니에서 수첩을 꺼내 신경질 적으로 뒤적였다. 거기에는 분명히 적혀 있었다. 편집부장님 지시사항이란 명제아래 성폭력 전문범 오춘길 출소.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정확한 날짜는 적혀져 있지 않고 금명간이라고 쓰여 있었다.
네미 그러면 어제 일 수도 있고 오늘 일수도 있다는 거 아냐? 그렇다면 어제부터 쭉 있었으니까 어제는 없었다는 이야기고 오늘이란 건데..... 그러면 이 지랄을 계속해야 한다는 거야?” 하며 한필구는 수첩을 앞 유리창에 내동댕 치고 의자에 길게 누웠다. 무리였다. 더 이상 잠복근무를 한다는 것은 몸이 버틸 수가 없었다. 1차 태풍으로 인해 더위가 다소 꺾였다고는 하지만 밀폐된 공간에 있다 보니 여기저기 땀이 차 끈적거렸다. 가려워 긁적이면 손톱 밑에 때가 끼었다. 그런다고 명색이 잠복근무다 보니 엔진 소음 때문에 에어컨도 켤 수도 없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었다. 회사 사활이 걸린 문제다보니 더욱 그랬다.
한필구는 시사 잡지사 사건과 실제의 사건부 기자다. 말이야 거창하게 시사 잡지사라 하지만 워낙 영세 잡지사다보니 유명 신문이나 사이트에 광고를 낼 수 없어 역()이나 좌판으로 연명하는 정도다. 그러다보니 전적으로 판매부수에 따라 회사가 흔들렸다. 그래도 완행열차나 일반 고속이 판을 치던 때에는 달랐다. 그런대로 장거리 심심풀이용으로 선호하는 승객이 많아 연명 걱정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세상이 고속시대로 바뀌다보니 선호하는 사람이 적어 하루하루가 걱정이었다. 그 많던 직원도 점점 줄더니 이제는 사장과 그리고 편집부장과 기자인 자신뿐이다. 수습사원으로 들어온 여직원이 있지만 그녀는 잡무 담당으로 회사 지킴이 개념과는 달랐다. 그러다보니 늘 세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특종만 꿈꿨다. 그런데 얼마 전에 중곡동 주부 성폭행 살인사건이 터져 아직까지도 요동치고 있으니 기회로 본 것이다. 이 흐름에 편승해 금명간에 출소하는 한 성폭행범의 양심고백을 내보내면 대박이지 않겠느냐는 싶어 이렇게 잠복근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어유! 어유! 그래도 사람이 살고 봐야지…….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하며 한 기자는 허리를 펴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적당한 구실을 찾으면 가까운 사우나나 갔다 올 심사였다.
그때였다.
- 우아아!
구세주가 나타났다. 그는 다름 아닌 새벽을 여는 새벽의 파수꾼 청소부였다. 그는 쓰레기 적재용 리어카를 끌고 골목어귀에서 나타나더니 자신의 차 근처 세웠다. 그리고 팔을 걷어 부치더니 1차 태풍 때 미처 치우지 못한 쓰레기를 치우기 시작했다. 한 기자는 이게 웬 떡이냐 싶어 후다닥 운전석에서 나와 그에게 다가 갔다.
수고하십니다.”
그러자 그는 이 꼭두새벽에 누구냐는 듯이 쳐다봤다. 한 기자는 목청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아네. 잠복근무 중인 사람인데요. 부탁 좀 드릴려구요.”
기자라고 노골적으로 밝힐까도 생각했지만 그러면 거절당할 줄 몰라 애매하게 말을 꺼낸 것이다. 형사로 착각해주길 바라며..... 그게 통해서 일까 그는 정중하게 고개를 조아리며 말했다.
무얼 도와드릴까요?”
아네. 제가 그동안 씻지 못해서 신병정리 좀 하려고 사우나 좀 다녀올까 하는데요.”
그래서 저기 정문에서 출소자가 나오면 연락 달라는 거죠?”
청소부는 한 기자의 속을 환히 들여다보는 듯이 말했다. 한 기자는 내심 기뻐하며 은근히 말했다.
아네. 제 명함을 드릴 테니 연락만 주시면…….”
그러자 그는 흔쾌히 대답했다.
그러시죠?”
순간 한 기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바지에서 지갑을 꺼내 자신의 명함을 건넸다. 그리고 확실히 해두자는 속셈으로 만 원짜리 두 장도 꺼내 건넸다.
이거얼마 되지 않지만 식사나…….”
감사합니다.”
그는 고개를 조아리고 받은 다음 빗자루를 잡았다. 한 기자는 고개를 조아리고 차문을 닫은 다음 거리로 향했다. 청소부는 그런 한 기자를 힐끔 쳐다본 다음 빗자루 질을 하며 교도소 정문으로 다가갔다.
비가 내렸다. 밤새 인상 쓰던 하늘이 무슨 조화인지 천둥번개로 용트림을 두어 번 하더니 빗줄기가 점차 굵어졌다. 골목 끝에 머리를 손으로 가리고 달려가는 한 기자도 보였다. 청소부는 능숙하게 리어카 앞 그물망에서 비옷을 꺼내 입었다. 그리고 빗자루를 든 다음 거센 물줄기가 되어 쓰레기를 밀고 들이닥치는 수로 철망을 정리했다. 철망은 약간 찢어져 있었다. 1차 태풍 때 이물질의 무게를 못 이겨 그리된 듯싶었다. 청소부는 더 이상 막히지 않게 주변을 정리했다.
그때였다.
드르륵 소리와 함께 언제까지나 열릴 것 같지 않던 교도소 철문이 열렸다. 이어서 새마을 모자를 쓰고 작은 보퉁이를 든 사십대 남성이 나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이어서 교도관이 나서며 소리쳤다.
다시는 보지말자! 특히 좆 함부로 휘두리지마! 너 이번에 들어오면 내시돼 인마!”
그러자 그가 맞받아 소리쳤다.
알았어! 시! 시발 놈이 언제부터 내 좆 관리했어!” 하며 사내는 정문을 향해 거칠게 쏘아 붙인 다음 발길을 놓았다. 교도관도 별 수 없는 지 문을 쾅 닫고 들어갔다. 거리를 향해 몇 발자국 떼던 사내가 하늘을 올려다보더니 신경질 적으로 말했다.
“시팔 비는 왜 오는 거야! 골방 년 구멍 생각나게!” 그리고 잠시 뭔가 생각하더니 그나저나 어디 가냐?”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순간 청소부를 발견하고 다가서며 소리쳤다.
어이! 형씨!”
그러나 청소부는 아랑곳없이 수로 정리에 집착했다. 그러자 사내는 무시당했다고 생각해선지 바짝 다가서더니 노골적으로 밀치며 말했다.
어이! 내말 안 들려!”
그제야 청소부는 그를 의식한 듯 쳐다보며 말했다.
아네! 왜 그러십니까?”
그의 표정은 묘했다. 겁을 먹은 것 같으면서도 눈빛은 강력했다. 사내도 그걸 느꼈는지 기를 꺾겠다는 듯이 목소리를 음산하게 깔았다.
나 지금 학교 졸업하고 나와 강아지(담배)가 몹시 그리워서 그런데 한 마리만 빌립시다!”
그래요!
청소부는 예상외로 머리를 굽실거리더니 품속에 담배를 꺼내 통째로 내밀었다. 사내는 너무 고분고분한 태도에 다소 실망한 듯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고맙시다!” 그리고 그는 골목으로 접어들었다. 청소부는 이런 그를 진지하게 쳐다본 다음 속주머니에서 한 기자가 건넨 명함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바지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기 위해 비에 젖은 장갑을 벗었다. 하지만 물에 불린 손은 좀처럼 파고들지 못했다. 청소부는 골목으로 멀어지는 그를 안타까이 쳐다보며 힘주어 주머니에 손을 넣어 핸드폰을 잡았다. 그리고 막 빼려는데 핸드폰은 매정하게 손아귀를 벗어나 찢어진 수로 철망 속으로 빠지고 말았다. 서둘러 건지려 했지만 흙탕물 속에 보이지 않아 포기하고 청소 도구를 서둘러 리어카에 실은 다음 사내가 파고든 골목으로 치달렸다. 그를 뒤쫓아 그의 행방을 알려주기 위해서 였다. 그러나 그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골목이 모이는 사거리 중심에 서서 둘러보아도 사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곳의 지리에 밝은 그는 한 길 한 길 살피기로 했다. 자신을 중심으로 곧장 앞으로 나가면 시내 쪽 도로이고, 왼쪽은 주택가고 오른 쪽은 공원으로 이어 진다. 리어카를 세워두고 먼저 도로 쪽으로 가보았다. 그러나 그는 보이지 않았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이번에는 주택가 쪽으로 가보았다. 그러나 역시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 녀석이..... 가정 침입을 생각했지만 대부분 기상해 출근 준비를 할 시간이라 침투는 어렵다는 생각에 공원 쪽으로 향했다.
공원은 꽤나 굵은 비가 내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운동마니아 들이 우비를 입고 걷기 운동을 하고 있었다. 청소부는 산책로를 주위 깊게 살펴보았다. 그러나 그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하천 길을 살펴보려고 다가갔다. 왜냐하면 몇 년 전만해도 악취의 대명사로 유명하던 곳이 하천 정비 사업으로 되살아나 상쾌함마저 주기 때문이다. 구청도 구민들의 편의를 위해 산책로를 조성하고 운동기구를 설치해 많은 사람이 찾고 있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이곳은 여성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범죄가 심심치 않게 일어나곤 했다. 청소부는 하천 둑에 올라 주위를 쳐다봤다. 다행히 여성 운동자는 없었다. 그래서 돌아서려는 데 하천 둑이 끝나는 지점에서 한 여성이 펌프 실 뒤쪽으로 넘어가는 것이 보였다. 순간 천둥번개가 요란하게 쳤다. 이어서 빗줄기도 더욱 거세졌다. 청소부는 이상한 생각에 그곳을 향해 치달렸다.
그때였다.
사람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연달아 우는 천둥소리에 남녀 목소리는 구분하기 힘들었지만 비명소리는 날카롭기만 했다. 청소부는 젖 먹던 힘까지 내 줄기차게 치달렸다. 이윽고 현장에 도착한 그는 처절한 광경에 우뚝 서고 말았다. 분홍색 우비를 입은 사람이 사타구니를 움켜쥔 채 연달아 신음을 내뱉고 있었다. 사타구니에서는 선홍빛 피가 흐르고 있었다. 피는 빗물에 씻겨 자꾸만 퍼져 나갔다. 긴급했다. 빨리 서두르지 않으면 생명이 위독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발길이 떨어 지지 않았다.
....살려주세요!”
피해자는 몹시 괴로운 듯 얼굴을 땅에 박은 채 사타구니를 움켜쥐고 소리쳤다. 그때서야 침착성을 되찾은 청소부는 서둘러 바지 주머니를 뒤적였다. 핸드폰을 꺼내 119를 부를 심산이었다. 그러나 핸드폰은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 순간 청소부는 수로에 빠뜨린 핸드폰을 생각해 내고 피해자에게 진지하게 말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제가 리어카 가져 올게요!”
그리고 그는 뒤돌아서서 리어카를 향해 뛰었다. 피해자가 청소부의 뒤통수를 향해 연신 뭐라고 소리쳤지만 그 소리는 더욱 강해진 천둥소리에 알아듣기 힘들었다. 그래선지 청소부는 아랑곳없이 둑을 넘어 줄기차게 리어카를 향해 달렸다.
리어카는 거칠어지는 빗줄기에 신기루처럼 아른 거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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