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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사관 양성과정의 추억(feat.도망쳐)4.
게시물ID : humordata_17447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작은것의가치
추천 : 12
조회수 : 2272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8/03/23 11:06:51
씩씩한 군가소리와 함께 기상나팔이 울려퍼지고 좀처럼 일으켜지지 않는 몸을 일으켜 주섬주섬 전투복을 챙겨입고 있으려니 저절로 한숨이 나온다. 오늘은 유격훈련이 시작되는 날이었다.


부사관학교답게 고산유격장까지 행군으로 가는일은 다행히 일어나지 않았고 아침 유격맛보기로 1분코스를 경험한 뒤에는 모두가 일제히 대형버스에 탑승했다.


1교관님 선탑하에 우리는 고산유격장으로 이동하는 내내 아무도 말이 없었다. 그저 창밖에 스쳐가는 바깥풍경처럼 이 4박5일이 빨리 지나가길 빌 뿐이었다.


유격장 연병장에 도착하자마자 시커먼 옷을 입은 교관들이 단상위에서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빨리 뛰어옵니다!
군장을 맨채로 팔을 벌리고 무릎은 가슴까지 끌어올리는 자세로 계속해서 모두가 정렬이 될때까지 뛰어야했다.


교관님 아직 저희 입소식도안했는데 이건 좀....


우리는 죽을맛으로 뛰고있는데 유격교관이 정말 반가운 얼굴로 우리 교관님들께 경례를하고 하하호호 하고있었다. 알고보니 우리보다 정확히 1년선배인 교관으로 우리교육대 출신이었다. 이후에 진짜사나이에서 꿀성대 교관으로 유명세를 탄 그 교관이다. 방송이라고 걸그룹있다고 많이 유해지셨던데 사람이 그러면 안된다.


내가 너희들의 선배다. 나도 x교육대 출신이고 훌륭하신 지금의 교관님들 밑에서 임관했다. 후배들을 보니 기분이 아주좋다!


라고 말하며 후배들을 위해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을 길러주겠다고 선언한 꿀성대교관은 우리를 연병장바닥에 사정없이 굴리기 시작했다. 우리가 누구인가 현역부사관 기수로써 어떻게하면 유격을 덜 힘들게 받을 수 있는지 몸소 사병때 체험한 가라기수가 아닌가.


하지만 교관과 조교의 매의 눈은 우리의 어설픈 가라를 용서하지 않았고 거의 초죽음이되서야 우리는 생활관에 군장을 풀을 수 있었다.


매일매일이 지옥이었다 오르막길인 유격코스를 뛰어다녔고 몸풀기 피티라는 명목하에 코스하나당 8번 11번 1번 14번 다리근육을 조져놓는 가혹행위ㅋㅋ가 반복되었다.


3일차에는 비가내렸다. 기본 코스가 아닌 산악극복코스 교육이지만 이정도 비에 굴복하는 일은 없다고 우리는 교장으로 이동했다. 다행히 가는길이 암벽지대라 빗길에 뛰지는 않았다.

산악활강코스 전면레펠 후방레펠 암벽등반 코스들을 거치며 한계를 시험했다 특히 빗물을 머금은 암벽들은 전면레펠간에 균형을 잃고 많은 동기들을 공중에 메달리게했으며 활강은 속도가 너무붙어 도착지점의 매트에 산 전체에 소리가 울려퍼질정도로 퍽 소리가 나게 우리를 막아주었다.


그동안 교관님들은 우리가 조금만 지친 표정을 짓거나 힘든기색을 보이면 악마로 현신하여 우리를 채찍질했다. 유격훈련은 그동안 받았던 어떤 훈련보다 힘들었고 우리를 지치게했다.


몸이지치고 신경이 날카로워지니 훈련이후 사소한 것 하나로도 많이 싸웠다. 정감어린 인삿말이 생활관 곳곳에서 흘러나왔고 행정보급관 교육생이던 나역시 사소한 음료수 불출에도 짜증을 냈다.  그러다 정감어린 숫자를 들어버린 교관에 의해 밤10시에 완전군장을 매고 연병장으로 뛰어나가 앉았다 일어났다를 하면서 우리는 다짐했다. 우리는 전우고 동기다.

우리는 동기다. 동기야 사랑한다. 우리는 전우다.


1시간 넘게 지속된 앉았다 일어났다 얼차려동안 자신들때문에 동기전원이 힘든 몸으로 얼차려를 받는다는 사실에 싸웠던 한개 분대 전원이 눈물을 흘리며 소리쳤다. 미안하다 동기야!


하지만 그때 우리가 느낀 감동은 그때뿐 그때부터 그놈들은 즙짜기 분대로 불렸고 틈만나면 앞에서 미안하다 동기야! 흑흑 하고 우는 쿠사리를 먹었고 어김없이 정감어린 인사말이 따라붙게 되었다.



그리고 유격도 끝이나고 마지막 도피 탈출과 복귀행군만을 남겨놓게 되었다. 도피탈출 가끔 동기 몇명과 만나 술자리를 가질때 마다 싸우는 주제였다. 작년에도 동기모임에서 술자리에서 박터지게 내가맞았네 니가틀렸네 했었는데....


근데 진짜 니가 틀렸다니까 개스키야.

5편 임관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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