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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클 지국장 인터뷰 (about 한국편)
게시물ID : sisa_10352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스타☆로드
추천 : 29
조회수 : 3517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8/03/24 08: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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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JOURNALISM

 

SATURDAY
EDITION 
# 045

 
제임스 챔버스 <모노클> 매거진 홍콩 지국장
“내가 만난 문재인 대통령, 그리고 한국”
영국 월간지 <모노클>에 실린 문재인 대통령 인터뷰와 한국 특집편으로 제작한 3월호 표지
영국의 월간 매거진 <모노클> 3월호가 화제다. 한국 특집편으로 제작된 <모노클> 3월호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의 인터뷰가 실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국에서 판매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모노클> 3월호는 ‘이니 굿즈’로 불리며 온라인 서점에 1000부 넘게 예약 주문이 몰리는 등 관심이 집중됐다.

한국 특집편에는 문 대통령의 인터뷰 외에도 <모노클>의 독특한 관점이 담긴 한국과 한국 사람의 이야기가 실렸다. 한국 특집편 제작에 참여해 문 대통령을 인터뷰한 <모노클> 홍콩 지국장 제임스 챔버스(James Chambers)를 서면 인터뷰해 제작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었다.


- 한국 독자들에게 본인을 소개한다면.

“35세, 런던 정치경제대학에서 법을 전공했다. 웨일스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홍콩에 4년째 살고 있다. 2년 반 전에 모노클에 입사해 홍콩 지국장을 맡고 있다.”
 
- 모노클의 홍콩 지국장으로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나? 보통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나?

“지국은 꽤 바쁘게 돌아가서 정해진 일과라는 것이 없다. 지국에서 일을 하면 모노클 매거진 전체의 섹션을 골고루 커버해야 하기 때문이다. 홍콩뿐 아니라 다른 지국도 마찬가지다. 어떤 날엔 파키스탄의 정치인을 인터뷰하고, 다음 날엔 인테리어 디자이너와 라디오 녹음을 하는 식이다.

아시아에 모노클 지국이 세 개(홍콩, 도쿄, 싱가포르)가 있고, 아시아-태평양 일대를 셋으로 나눠 업무를 분담한다. 홍콩 지국은 중국에서 뉴질랜드까지의 모든 지역을 담당한다. 취재 말고도 홍콩 지국의 책임자로서 내가 담당하는 지역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해 우리의 브랜드를 알리는 일도 도맡아야 한다.”
 
- 한국 특집편은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모노클은 긍정적인 변화의 과정에 있거나 기록의 가치가 있는 일이 일어나는 나라를 선정해 매년 3월에 특집으로 싣는다. 저스틴 트뤼도(Justin Trudeau) 총리가 캐나다에 돌풍을 몰고 왔을 때나 포르투갈이 금융 위기를 벗어났을 때도 특집으로 다룬 적이 있다. 외부에서 보는 한국의 전망은 몇 년 전에 비하면 훨씬 좋아진 편이고, 그 점을 주목할 만하다고 판단했다.”
 
- 한국 특집편에서 특히 강조해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가?

“모노클은 어바니즘(urbanism), 삶의 질, 디자인, 기업가 정신 등 여러 가지 주제에서 세계 최고 수준에 오른 것들이 무엇인지 소개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한국 특집편도 마찬가지 관점에서 접근했다. 흥미로운 일을 하는 창의적인 사람들을 아주 많이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특집편에 담긴 콘텐츠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선정했나?

“모노클은 홍콩, 도쿄, 싱가포르에 세 개의 아시아 지국을 운영하고 있다. 세 명의 지국장들이 지난 1월 한국의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취재를 했다. 주제 선정 과정은 보통의 잡지와 마찬가지다. 우리가 취재를 하면서 나오는 아이디어와 콘텐츠를 런던의 본사에 전달하면 본사 에디터들의 회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취재의 방향과 기사 내용이 확정된다. 완성된 기사를 보내면 런던의 섹션별 담당 에디터들이 자신들의 섹션에 맞는 이야기를 골라서 편집한다.”
 
- 한국 특집편의 표지에 대해서 반응이 엇갈렸다. 한국 사람들이 성형을 많이 한다고 묘사된 그림에 대해 반감을 나타내는 사람도 있었다.

“모노클의 표지는 본사의 아트팀이 담당한다. 항상 일정 수준의 퀄리티를 내는 삽화가들과 함께 표지를 제작하지만 나는 그 과정에 관여하지는 않는다. 다만 아트팀이 수많은 잡지가 놓인 매대에서 모노클이 두드러질 수 있게 재미있고, 때론 장난기 넘칠 정도로 재치 있는 표지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 한국에 대한 정보는 주로 어디서 얻나?

“나는 한국을 꽤 자주 찾는 편이다. 취재, 미팅 등의 이유도 있지만 휴가를 보내려고 오기도 한다. 또 한국에 친한 친구들이 몇 명 있어서 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파악하는데 도움을 준다. 서울에 주재하는 모노클의 통신원도 있다. 그가 한국과 관련한 매거진, 라디오 콘텐츠에 많이 기여한다.”

- 한국 특집편 제작 과정이 다른 편보다 더 어려웠나?

“특별히 더 어렵진 않았다. 모노클은 영어 매거진이기 때문에 언어가 다른 나라를 취재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한국 말고 다른 나라를 취재할 때도 마찬가지다. 이번 한국 특집편에서는 현지 사진 작가들이 큰 도움을 줬다. 또 인터넷이나 교통 등 인프라가 전반적으로 우수한 것도 많은 도움이 됐다.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였다면 눈이 오는 겨울에 전국을 돌아다녀야 하는 취재가 불가능하거나 매우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그렇게까지 힘들거나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우리는 한국의 철도 시스템에 감탄했다. 팬이 됐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 한국을 취재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무엇인가?

“한국은 ‘매우 행복한 사람’과 ‘불행한 사람’이 극명하게 나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 특집편이 최대한 많은 한국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한국인들은 지나치다 싶을 만큼 일을 많이 해서 그런지 외국 여행은 거의 다니지 않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홍콩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한국 사람이 꽤 많다는 것에 크게 놀랐다. 사람들이 너무 한 가지에만 몰두하는 것이 국가 전체적으로도 좋지 않을 수 있다. 여행을 많이 다녀보는 것도 분명히 삶에 도움이 될 것이다.”
 
- 기사를 발제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런던 본사에서는 어떤 기사들을 선호하나?

“런던 본사의 에디터들이 각 호별로 어떤 주제를 선정할지와 그에 맞는 기사 양식, 취재 방향을 결정한다. 그리고 각 지국에 관련 지시를 하달하는 구조다. 이때 각 지역에서 활동하는 모노클의 통신원 중에 해당 기사 취재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의 명단도 함께 전달된다. 그리고 고정적으로 다루는 주제도 있다. 매년 6월호에는 비행기, 기차, 자동차 등 운송 수단에 대한 기사를 다루고 7월, 8월에는 삶의 질(quality of life)에 대한 이야기를 싣는다.”
제임스 챔버스 <모노클> 홍콩 지국장(좌),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운데), <모노클> 사진 작가 바카스
- 문재인 대통령의 인터뷰를 제안했을 때, 청와대의 첫 반응은 어땠나?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터뷰는 지난해부터 논의를 해 온 것이고, (청와대와의) 긴 소통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청와대의 해외 언론 담당팀에 모노클을 아는 사람이 몇 있었는데 그들은 우리가 북한의 미사일 도발 같은 딱딱한 주제 말고 뭔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것에 꽤 흥분한 듯했다.

우리는 원래 문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7, 8월에 발행하는 삶의 질과 관련한 이슈로 다루고 싶었다. 당장 한국에 큰 외교적 대화의 장이 열렸고 문 대통령이 그것에 몰두하고 있으니 우리와 인터뷰를 할 수 있는 타이밍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국 특집편 제작이 결정되면서 인터뷰 일정을 좀 더 당기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다. 다행스럽게도 문 대통령이 적절한 때에 인터뷰에 응해줬다. 어쩌면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다.”
 
- 문재인 대통령을 다룬 타임스 지(the Times)의 기사(the Negotiator)와 비교했을 때 모노클의 기사 톤은 꽤 밝다. 타임스와 다른 관점을 적용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타이밍의 차이다. 타임스의 기사가 나왔을 때는 문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신분이었을 때다. 그리고 한국의 국내 상황도 그렇게 좋지 않았다. 당선 이후 짧은 시간 동안 그가 이뤄낸 변화를 보고 우리가 한반도와 문 대통령의 미래에 대해 조금 더 낙관적인 톤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 기사의 제목(Crowd Pleaser-대중을 기쁘게 하는 대통령)도 꽤 인상적이다. 어떤 논의 과정을 거쳤는지 궁금하다.

“런던의 재기 발랄한 에디터들이 그 제목을 달았기 때문에 내가 칭찬을 들을 일은 아니다. 내가 한국을 취재하면서 느낀 전체적인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라는 생각도 들지만 사실 그 제목은 이중적인 면이 있다. 문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질문으로 돌아가서 답을 해보자면, 사람들을 기쁘게 하는 것만으로는 문 대통령이 훌륭한 지도자로 역사에 기록될 수 없을 것이다. 지속적 혁신을 위해서는 때론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만 하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문 대통령의 인기를 챙기는 일을 줄일수록 국정의 결과는 더 좋아질 것이다.”
 
- 문 대통령이 한국을 잘 이끌고 있다고 생각하나?

“문 대통령은 뭐랄까, 묘한 상황에 처한 것 같다. 일단 그는 전임자보다 일부러 더 못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국정을 맡았다. 그렇지만 지지자들의 기대 수준도 너무 높아서 결과적으로 지지자들의 욕구를 다 채워주기는커녕 실망감을 안겨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개인적으로 문 대통령이 외교에서 아주 인상적인 리더십을 보여줬다고 평가하고 싶다. 평양(북한)과의 대화 성사라는 외교 성과만으로 이미 큰 박수를 받을만하다. 그리고 나는 북한과의 대화로 인해 문 대통령이 정치적 역풍을 맞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데 그가 국내 문제에 대한 어떤 결정을 내릴 때 유권자들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것 같아 우려스럽기도 하다. 투표로 선출된 대통령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쟁점이 되는 사회 이슈나 자신만의 진보적 어젠다를 좀 더 확실하게 밀고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여민주주의는 이론적으로는 아주 좋은 아이디어지만 동시에 어떤 결과도 낳지 못할 수 있다는 위험 요인도 있다. 별다른 성과 없이 5년 임기가 지나가버리고 만다면 굉장히 안타까운 일일 것이다.”

- 인터뷰 중 인상적인 순간이나 기억에 남는 문 대통령의 발언 같은 것이 있다면.

“인터뷰는 거의 하루 종일을 청와대에서 보내며 진행했다. 문 대통령이 조찬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까지 볼 수 있었지만 우리가 첫 대화를 나눈 것은 사실 점심이 지나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문 대통령이 계단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을 때 영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몰래 뒤로 다가와서 뭔가를 외쳤던 순간이다. 한국말이라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는데 김정숙 여사가 촬영 분위기를 띄우려고 문 대통령에게 ‘멋져 보인다, 잘생겼다’는 류의 말을 한 것이라고 누가 알려줬다.”
 
- 의사소통은 어떤 식으로 이뤄졌나?

“대통령 통역사가 인터뷰 내내 배석해 문 대통령이 우리의 질문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답하는 것을 도왔다. 취재 때 만난 꽤 많은 한국 사람들이 영어를 쓸 줄 아는데도 인터뷰 때는 한국말로 답하는 것을 선호했다. 대부분 자신이 하는 말의 뜻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싶어서 그런다고 하더라. 특히 이 인터뷰는 대통령의 인터뷰였지 않나. 한 국가의 대통령으로서 하는 말 한마디가 얼마나 중요할지 생각해보면 충분히 이해가 된다.”
 
- 김정숙 여사의 첫인상은 어땠나? 실제로 대화해보니 어떻게 달랐나?

“특집편에 실린 사진만 봐도 알겠지만 김정숙 여사는 정말로 사랑스러운(lovely) 사람이다. 실제로 런던 본사의 에디터들이 영부인의 사진을 보고 크게 만족했다. 매거진에는 한 장의 사진밖에 싣지 못해서 영부인이 얼마나 다채로운 옷을 준비했는지 보여주지 못한 것이 개인적으로 안타깝다. 비욘세나 레이디 가가는 저리 가라다. 영부인이 청와대 밖에서 사람들과 자유롭게 어울리지 못한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까울 뿐이다.”
 
- 한국 언론은 문 대통령이 해외 언론의 단독 인터뷰 요청만 받아주는 것에 불만이 있는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나.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을 대표하는 사람이다. 한국을 대표하려면 해외 언론과의 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 기사가 나온 뒤 한국에서의 반응이 어땠는지 알고 있나?

“그야말로 폭발적인 반응이 있었다고 들었다. 실제로 모노클 한국 특집편을 사겠다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꽤 많은 양을 추가로 제작해야 했다. 그런데 모노클은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을 전하고 있다. 한국의 독자들이 모노클의 다른 기사에도 한국 특집편만큼의 관심을 가져준다면 정말 좋겠다.”


서재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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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내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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