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세월호 연재소설] - 박살! #32
게시물ID : sewol_574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괴발살!
추천 : 0
조회수 : 19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4/06 10:00:05
옵션
  • 창작글

-천벌-


두희야.

너의 삶을 보면 세상에 천벌같은 건 없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사람들은 말하지.

인간말종들이니까 반드시 천벌을 받을거라고.

하지만

천벌을 받아야 할 놈들이 죽거나 아프기는커녕

멀쩡하게 잘 살아서 자손대대로 번영까지 하지.


그런 건 이제 이 나라의 상식이 됐다.

이 나라의 모든 국민들이

한끼 식사를 고민하던 시절에조차

가족을 통째로 미국으로 탈출시킨 네가 그랬고,


예전에 잠시 해외로 도망쳤던 놈의 하인들도

지금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이 나라에서 잘만 살고 있어.

국민 대부분이 어떻게든

이 나라를 떠나려고 몸부림을 치는데

대대손손 이 나라에서 남아

마지막 남은 설탕가루까지 빨아먹을 종자들이

여전히 큰소리를 치며 이 나라를 지배한다.


이런데도 어디에 천벌이 어디 있단 말이냐.

두희야.그나마 다행인건 너의 죽음이 천벌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정말 하늘이란게 있다면

두희, 너는 돈 없이 늙고 병들은 채로

이름도 없는 주검이 되어 길에 널부러져 있어야만 했지.


분명

하늘도 없고 천벌도 없었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있었다.

너를 평생동안 쫒아다니던 사람들은

기어코 너를 찾고 말았지.


그리고 두희야.

어떤 사람이 말이다.

너와 놈이 자기 편한대로, 아무렇게나 지어 낸

상식과 법이 아닌 스스로의 책임과 판단하에

민족의 대역죄인인 너를 끝끝내 처단했다.

그리고 그 사람은 당당히 살인죄를 받았지.

너를 처단한 그 사람은

너의 영혼이 평안하기를 바라며

너를 박살 낸 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원한이 아니라

민족정기를 살리기 위한 일이라 했다.


나도 이번 처단을 결코 개인적인 원한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원한만으로 이 세월을 견뎠으면 난 훨씬 전에 이 세상에 없었겠지.


두희야.

난 말이다.

단순히 내 자식이 죽어서

놈을 원망을 하는게 아니다.

내 자식이 죽어가던 그 순간에,

놈이 무얼 하고 있었는지

10년이 지났는데도 무엇하나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는 것 때문에

분노하는거야.

그러기에

난 만에 하나

이 세상에 진짜 천벌이 존재하더라도 절대로 인정하지 않으련다.


어느날 갑자기 놈이 내가 손도 대기 전에

불의의 사고를 당하거나 천재지변을 당해 죽는건

절대로 용서를 할 수 없다.

만일 그렇게 놈이 허무하게 죽어버린다면

내가 목숨을 끊어서라도,저승까지 쫒아가서 반드시 놈을 처단하고 말테니까.


그러니

놈이 살아 있는 동안 내 손으로 놈을 처단해서

오래오래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도록 하는게

역사를 위해서도 옳은 일이라 난 생각한다.

물론

사람이 사람을 해친다는 것은

너를 때려죽인 사람의 말처럼

용서해서도, 할 수도 없는 일이겠지.


하지만

놈이 사람의 탈을 쓰고 벌이는 악마의 수작들을

계속 법이 지켜주기만 하기에 이런 극단적인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

그나마

두희. 너는 한때는 반성한다는 식으로 꾸며대기라도 했지.

하지만

놈은 그마저도 하지 않았다.

놈은 일생동안 자신의 저지른 갖은 범죄를

단 한번도 인정하거나 반성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죽은 뒤에도 진심어린 사과 한마디 없었고,

자기 하인들이 못된 짓을 하고 다닐 때도 자신은 모른다고만 했지.

놈이 물러간 뒤에는 더욱 가관이었다.


난 억울한 누명을 써서 이렇게 됐다며

놈의 아버지를 신으로 모시는 고향에 내려가

본격적으로 정치선동을 하기 시작했지.

사람들은 설마설마했지.


-저렇게 추하게 밀려나고도 다시 나올까?

하지만 놈이 가진 돈의 힘은 여전히 막강했다.

놈에게는

도무지 출처도 알 수 없는 무한한 돈이 있었고

그 돈 때문에 다시 사람들이 모였지.

그리고 놈을 따르면 무언가가 떨어진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공공연히 전달하기 시작했다.


물론

놈이 평생동안 부당하게 축재한 엄청난 돈을 모조리 몰수해서

놈이 그렇게 싫어하는 나 같은 천민들의 노예생활을 시킨다면

굳이 내가 나설 필요도 없겠지.

하지만

놈은 끝끝내 모든 죄를 부정했고

악랄하게 긁어모은 재산마저 안전하게 지켜냈다.

이제는 다시 그 돈으로 정계복귀까지 시도하고 있다.


이젠 놈을 처단하는 길 말고는 답이 없다.

그러니

나라도 나서서 놈이 더 이상은 놈이

말도 안되는 변명을 하지 못하게 할 생각이다.

두희,바로 너의 최후처럼 말이다.



그러니

두희, 너도 기도많이 해 다오.

내 거사가 반드시 성공하도록 네가 많이 도와줘야 한다.


왜냐고?

너도 지옥에서 꽤 외로울테니.

같이 지낼 친구 하나쯤은 있어야할테니까.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