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소설, 판타지] MP3 10화(대비)
게시물ID : animation_4305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홍염의포르테
추천 : 4
조회수 : 415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8/04/09 22:59:19

화요일 연재분입니다.


언제나 봐주시는 분들 추천해주시는분들 댓글달아주시는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지금 하루 빠르게 연재되는 이유는, 목요일에 회식이라....


목요일 당일은 안 올라올 가능성이... 아니 안올라 옵니다..


대신 미리미리 올려서 하루 쉬어도 날짜에 맞게 가려고요.


잘 부탁드립니다.


10화 대비

이안은 어느새 집에 돌아와 있었다. 방 안에서 촌장이 했던 말을 떠올리고 있었다. 분명 촌장님도 렌을 보내지 않을 생각인 것 같았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왜 렌을 데려가는 것을 막으려는 것인지, 분명히 무슨 이유가 있어보였다. 하지만 이안에겐 자세한 것은 알려준 것이 없었다. 당장 내일 성전의 사제 측이 렌을 데려간다고 했는데, 나중에 알려준다고 했으니... 도대체 어떻게 할 작정인지 알 수 없었다.

이안이 집으로 돌아왔을 때 이안의 어머니는 분주하게 집안을 돌아다니며 짐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단순히 청소하는 수준이 아니라 마치 이사라도 갈 것처럼 말이다. 이안은 그런 어머니의 모습에 촌장의 말이 떠올라 어머니가 무엇이라도 아는 건가 싶어서 물어보았지만, ‘혹시나 싶어서.’라는 애매한 대답밖에 듣지 못했다.

그러나 이안은 더 이상 캐묻지 않고, 그냥 묵묵히 짐정리를 도왔다. 더 물어보아도 자세한 대답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았고, 이안도 이러저러한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했다. 그 중에는 촌장이 이안에게 말했던 것도 있었고, 렌에 대한 것도 있었다. 단순히 렌이 이번에 성전으로 끌려가는 것에 대한 것이 아닌 렌과 이안 자신 사이의 관계 말이다.


렌에 대한 생각만 하면 가슴이 답답해져왔다. 렌을 좋아하긴 했었다.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렌도 이래저래 말이 조금 심하긴 했지만, 자신을 싫어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조금은 미묘한 기류가 있을 때도 있었지만 서로 그렇게까지 의식하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근 이틀 간 짧은 시간 동안 벌어졌던 많은 사건, 사고로 인해 둘의 사이, 관계가 정말 애매모호해졌다. 자신이 트롤에게 다친 다음 다시 깨어나 만난 렌은 태도가 돌연 변해있었다. 활발하고 짖궂은 말도 서슴없이하던 당찼던 태도는 어디가고 어제는 시선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할 정도로 소극적으로 변해버렸다. 그리고 자신도 헤어지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답답한 마음이 더해졌다. 그리고 어제 자신에게 갈구하던 촉촉한 푸른색 두 눈은 보고 난 이후는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문제는 자신에 대한 렌의 감정을 확신할 수 없었기에 마음속에 두려움이 조금씩 솟아났다.


그리고 그 두려움은 점점 고민으로 인해 점점 커져만 갔다. 방금 전에도 렌에게 어떻게든 해본다며 장담했지만, 자신도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말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이 관계가 당장 내일이면 끝나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안! 이것 좀 거실로 옮겨줄래?”

.......

“네.”

이안은 생각을 멈추고 어머니의 말에 따라 안방으로가 여러가지 짐이 정리되어있는 나무상자를 집어들어 거실로 옮겼다. 이안은 나무상자를 천천히 내려놓았다. 상당히 무거웠기에 이안의 행동은 매우 조심스러웠다. 그리고 어느 정도 정리가 끝나자, 이안이 숨을 돌리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

그때 이안의 눈에 들어온 것은 거실의 벽 중앙에 자랑스럽게 걸려있는 검 한 자루였다. 이안의 아버지가 매일같이 정성스레 닦아대던 검이었다. 검집은 전체적으로 검은색 바탕에 금장으로 장식되어있었는데, 마치 검은색 천옷에 황금색의 수실로 수를 놓은 듯한 고풍스러운 느낌이 예장용 검을 연상시켰다. 그러나 그 속에 감추어진 칼날의 예리함은 그것을 결코 예장용 검이라 칭할 수만은 없었다.

이안은 항상 그 검의 출처가 궁금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장식용 검이라며 넘길 뿐이었다. 어머니도 아버지에게 물어보라며 얼버무릴 뿐이었고, 그러나 지금이라면 왠지 어머니가 대답해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안은 망설이지 않고, 안방으로 돌아와 어머니에게 말했다.

“거실에 걸려있는 검. 저 검은 아버지에게 어떤 거죠?”

“......”

이안의 어머니는 평소처럼 미소 지으며 얼버무리는 것이 아니라 이안을 고민하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그녀는 이안에게 평소처럼 그냥 대답을 미룰지, 아니면 제대로 이야기해줄지 갈등하고 있었다. 그녀가 집안에만 있었지만, 그녀도 촌장이 말했던 ‘우리’에 포함되는 사람이었기에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이안의 어머니도 자세한 이야기는 데카르트로부터 직접 들어야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간단하게만 말했다.

“네 아버지가 수호기사로 뽑혔을 때 하사받았던 검이란다.”

“수호기사?“

“자. 마저 정리하자.”

이안이 반문했으나, 그의 어머니는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으며 하던 일을 다시 시작했다. 이안은 자세한 설명이 듣고 싶었으나, 어차피 대답해주지 않을 것을 알았기에 입을 다물었다.

얼마 후, 짐정리가 대충 끝나고, 이안은 자신의 방에 되돌아왔다. 이안은 어차피 자신의 방에 챙길 것은 별로 없었기에, 나무 상자에 얼마되지 않는 자신의 물건들을 집어넣었다. 상자를 반 쯤 채웠을까, 이안은 정리를 때려치고, 침대에 드러누웠다.

이안은 여러가지 생각으로 머리가 지끈지끈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수호기사라......’

분명 어디선가 들었었는데. 어디서 들었는지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분명 흔한 명칭은 아니었다.

이안은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어차피 자기 머리로 고민해봐야 답이 나오지 않는다고, 다른 걸 고민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 것이다.

‘다른 건.......’

렌. 렌이 문제다. 지금 자신과 렌 사이엔 무언가 해결해야 할 것이 남아있다. 그러나 그건 단시간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그런데 당장 내일이면 둘 사이의 관계는 파탄 나버린다. 촌장은 렌은 보내지 않을 거라고 말했지만, 그에게 아무것도 알려준 것이 없었다. 당장 내일이 끝인데, 어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



아. 또 녀석이다. 나는 그 녀석의 정체를 모르지만, 친근하게 그와 대화를 나눈다. 꿈이구나. 저번에 그 꿈, 악몽이다. 지금은 이렇게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지만, 결국 이 꿈은 악몽으로 끝난다. 마지막에 내가 죽는 것으로.

하지만 꿈속에서의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듯 해맑은 표정으로 그 녀석과 이야기를 나눈다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똑같이 저번처럼 그와 헤어지고 나서게 되고,신호등을 따라 도로를 건넌다. 신호등? 글쎄 뭐지. 이게. 아무튼 그 녀석의 인사를 받으며 길을 건넌다. 그리고, 옆에서 들려오는 기괴한 소음과 함께....

“커억. 후. 후.... 하아.... 젠장.”

이번에도... 그 꿈이다. 왜 자꾸 이런 정체도 알 수 없는 꿈을.....

그렇게 생각하며 이안은 창밖을 내다보고는 신음성을 뱉었다.

“끄응.”

어느새 해가 산 중턱에 걸려있었다. 잠깐 생각한다는 게 한참을 자버린 모양이었다. 이럴 때가 아닌데. 아. 아빠는 집에 돌아왔으려나?

이안은 이마에 가득한 식은땀을 닦아내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아마 지금 쯤이면 자신의 아버지가 돌아왔을 거라는 생각에 거실로 나갔다. 거실로 나가니 예상대로 데카르트가 거실에 있었다. 그는 언제나처럼 거실에 앉아 자신의 검을 꺼내어 손질하고 있었다. 다만 평소와 다른 점이라면 그의 옆에 검이 하나 더 있었다. 평소에는 보지 못한 검이었다.

데카르트는 그를 흘끗 바라보더니 자신의 앞에 앉으라는 듯 손짓했다. 그리고는 다시 자신의 검에 시선을 집중하며 손질했다. 이안은 알 수 없는 무거운 분위기에 사로잡혀 천천히 걸음을 옮겨 데카르트의 앞에 앉았다. 그러자 데카르트가 굳게 다물었던 입을 천천히 열었다.

“...... 아까 그 이야기 말이다.”

“렌 말씀이신가요?”

“그래.”

데카르트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검 손질이 끝난 듯 검집에 검을 집어넣었다. 소리없이 이루어지는 그 동작만 해도 그가 얼마나 그 검에 익숙해져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는 검을 책상다리를 한 양쪽 무릎에 얹은 채, 말을 이었다.

“일단은 ‘우리’가 누군인지부터 설명해야하나, 아니. 아니다. 그런 건 필요 없겠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니, 너희에겐 의미없는 이야기지. 우리의 짐을 너희가 나눌 필요는 없다”

“네? 우리라뇨?”

이안은 아버지의 정체를 알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지만, 데카르트는 고개를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천천히 가로젓더니, 고개를 숙였다. 이안이 반문했으나, 그는 그저 이안의 말을 재차 부정하며 말했다.

“아니다. 어쨌든 이안. 너도 렌이랑 떨어지는 게 싫은 게지?”

“...... 네.”

데카르트는 이안의 눈을 바라보며 아직은 애들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느새 다 컸다는 생각이 같이 들었다.


“그래. 그거면 되겠지.”

이안은 그의 아버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어 그저 조용히 있었다. 그가 말한 우리가 무엇인지도 궁금했지만, 이안은 그걸 물어본 분위기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안이 묵묵히 그의 말을 듣자, 그는 자신의 옆에 놓여있는 검을 들어올리며 말했다.

“자. 일단 이건 약속했던 네 검이다.”

“아. 네.”

이안은 두 손을 들어 데카르트가 내민 검을 받았다. 그 검은 시간때문에 미처 검집까지는 신경을 쓰지 못한 듯 검집에는 별다른 무늬가 없이 매끈함을 자랑하는 흑목으로 만들어져있었고 이안이 검을 들어 검집에서 살짝 뽑아내자, 몇 센치 가량 들어난 검신은 새것임을 자랑하듯 날카로운 검광을 뽐냈다. 언뜻 보아도 꽤나 공들인 것을 알 수 있었다. 명검까지는 아닐지라도 평범한 검은 아니었다.

“와......”

이안은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내뱉었다. 아직 검에 대한 지식이 없는 이안도 좋은 검임을 알 수 있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이안이 넋을 잃고 검을 바라보고만 있자, 데카르트가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크흠. 스미스가 꽤나 공을 들였더구나. 아무튼, 이번에 성전 측에서 렌을 데려갈 때, 너와 닉이 그곳에 같이 가게 될 거다.”

“네?”

“적당한 이유를 대서 같이 가게 만들 테니, 그렇게만 알아둬라. 자세한 것까지는 알려줄 수 없다. 너는 워낙에 속내를 숨기지도 못하고 닉처럼....... 아니, 아무튼 닉의 말만 따라라. 그러면 그 녀석들이 렌을 데려가는 걸 막을 수 있을 거다.”

“....... 왜 저한테는 안 알려주는 거죠?”

이안은 데카르트가 자기를 무시하는 것처럼 느껴져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말했다.

“그렇게 생각할 것이 아니다. 만약을 대비해서 닉처럼 기억을...... 크흠. 아니다. 닉이 마법사기에 닉에게만 알려준 거다. 서운하게 생각할 것 없다.”

“.......”

“오히려 닉에게만 너무 무거운 짐을 맡기는 것 같아 나도 미안할 지경이다.”

“... 네.”

데카르트는 시름에 잠긴 표정으로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이안은 데카르트가 그렇게까지 말하자, 어쩔 수 없이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마법을 안 배운 건 바로 자신이었으니까. 데카르트가 허언이나 거짓말을 못하는 성격인건 아들인 자신이 알고 있었다. 데카르트의 씁쓸한 표정을 계속해서 보기 힘들었던 이안은 조용히 검을 챙겨 일어났다.




출처 1화. http://todayhumor.com/?animation_430361
2화. http://todayhumor.com/?animation_430370
3화. http://todayhumor.com/?animation_430384
4화. http://todayhumor.com/?animation_430413
5화. http://todayhumor.com/?animation_430438
6화. http://todayhumor.com/?animation_430456
7화. http://todayhumor.com/?animation_430468
8화. http://todayhumor.com/?animation_430526
9화. http://todayhumor.com/?animation_430527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