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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연재소설] - 박살! #37
게시물ID : sewol_574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괴발살!
추천 : 0
조회수 : 19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4/12 09:4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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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표절살인-

                                                                                                           

두희야.

너도 알고보면

김구 선생을 암살 할 때조차 스스로 계획을 짠 것도 아니였어.

시켜준 대로 계획대로 움직였을 뿐.

나도 너의 암살을 따라할까 싶다.


이런 것도 표절이라고 해야 하나?


하지만

이 나라에서 표절이 무슨 그리 큰 죄가 되겠어.


표절해서

일단 돈부터 많이 벌어야지.

그러면 원작가가 소송을 걸테고

그래봐야 아무짝에도 소용 없지.


왜냐고?

표절로 돈을 많은 벌은 쪽이 가난한 원작자쪽을 무고죄로

고발하거나 소송을 걸어서 엄청난 피해를 입힐 수 있거든.


두희.

이게 다 네가 좋아하는 돈 때문이고

그것 때문에 너도 나도 표절하는 게 아니겠어?


그래.난 너를 표절하련다.


나중에 거사가 끝나고 누가 물어본다고 해도 그냥 너처럼 대답할거다.


- 그분을 너무도 사랑한 나머지

더 이상 잘못 되시는 꼴을 보다못해

민족의 미래를 위해

내 한몸 희생했다.


뭐.

이 정도 표절쯤이야 이 나라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지.


그럼 사람들이 뭐라고 할까.


두희.

결국은 너처럼 말이다.

누군가의 사주를 받고 돈이 필요해서 한 행동이라고.


다행히 난 그런 점에서는 자유롭다.


이제 내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이도 죽어서 없고, 그 떄문에 마누라도 미쳐서 일찌감치 세상을 떠났으니까.


참 허무하게 죽어간 내 자식도 그렇지만

마누라 생각을 하면 정말 짠하다.


아이가 죽은지 얼마 후에 마누라는 미쳐버렸지.

하다하다 나중에는 벽에다 똥칠까지 했어.

마누라가 미쳐서 정신병원에서 목을 매기 전에

벽에다 굵은 똥칠로 쓴 글씨가 뭔지나 알아?


-대한민국 만세!


여하튼...

세상에 남겨진 것이라곤

암에 걸린 내 몸뚱이 하나 밖에는 없으니 오히려 홀가분하다.

이 마당에 내가 돈은 무슨...


누가 나에게 뭐라고 한들

내가 좋아서 한 일이니 난 당당할거다.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죽였다.

같은 편이지만 어쩔 수 없이 죽였다고 하는데

누가 뭐라고 하겠어.


놈의 광신도들이 나를 천하의 대역적이라고 해도 상관없다.


심지어 조만간 누군가에게 박살을 당한다고 해도 난 전혀 아쉬울 것이 없다.


어차피

지금도 죽어가는 이 몸뚱이에는

사형이건 종신형이건 아무런 의미가 없으니까.

이대로 가만히 있어도 빠르건 느리건 난 병을 견디지 못해 죽을거고.


내가 앞으로 치러야할 사명 말고는

더 이상 살아가야할 이유도 느끼지 못하기에 몸도 마음도 가볍다.


사람들은 흔히 모두 내려놓는다는 표현들을 하지.


맞는 말이다.

실천이 어렵지만

일단 마음을 놓아버리면 얼마나 편한지 모르겠다.


표절도 이런게 아닐까.

독창적으로 뭔가를 하기에는

너무나도 고통스럽고 힘겨우니까.


누가 전에 한걸 보고 그걸 다시 배끼고

그 다음 사람이 또 그걸 슬ᄍᅠᆨ 배끼고

너무 심하게 배끼면 바로 걸리니까

다음에는 안 걸리게 한번 더 뒤틀어서 또 배끼고.


하긴

표절이라고 해도 너무 똑같으면 재미없지.

그래서 난 너와는 아주 약간만 다르게 가려고.


권총이 없으니

들이닥쳐서 빵빵 쏴 죽일 수도 없고

박살을 내려고 한 이상 독침을 쓸 수도 없지.


하지만 난 모든 사람들이 다 지켜보는 가운데서 놈을 처단하련다.


너 하고 비슷한 접근방식으로 다가가지만

아주 약간 다른 방식으로

놈을 처단하는게 표절논란을 피하는 방법이기도 하겠지.


두희야.

난 말이다.

너와 네 일당들이 그랬던 것처럼 항상 이런 생각을 한다.


-표절이면 어떠냐. 죽이기만 하면 그만이지.


내가 너처럼 무슨 돈을 받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를 죽여서 댓가를 받는 것도 아닌데.


그깟 표절쯤.


두희야.

안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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