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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겼지만 :-)
게시물ID : gomin_17472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하얀토파즈
추천 : 6
조회수 : 51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8/04/16 20:35:23
저는 못생겼습니다
제가 말 안 하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도
늘 저와 함께 왔기에 알고 있습니다
특히 눈 보다는 귀로 많이 알게 됐죠
 
크고 못생긴 내 얼굴이 싫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요
당장 앞 사람도 알아보지 못 하는 시력이 어쩌면 도움이 됐습니다
사람들의 시선도 거울에 비친 내 얼굴도 볼 수 없었으니깐요
 
그랬듯 못생긴 게 서러워 혼자 지쳤을 때
문득 가족 사진을 보게 됐는데
부모님 얼굴을 보고서는 모든 것이 잠깐 멈춘 기분이 들었습니다
제가 보였거든요
어머니와 아버지 얼굴에서요
처진 어깨에 후줄근한 옷차림, 지긋이 나이가 들어 다소 왜소한 모습이셨습니다
또 닮은 얼굴 뿐 아니라 항상 맥빠지듯 처진 모습도 제 모습이 생각나 보였습니다
 
평소에 고민이 있거나 지치면 남몰래 성형관련 정보를 보거나 좋은 글귀를 보면서 에너지를 채우고
절대 그 사실은 부모님에게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처진 제 모습을 못 보지는 않으셨을 겁니다
 
얼마나 가슴 아프셨을까요?
당장 아들로서 나이드신 부모님 사진만 봐도 눈물이 날 것 같은데
하물며 자식이 그렇게 슬퍼하는 모습을 몰래 지켜보셨을 부모님은 어떠셨을까요
저는 정말 몹쓸 짓을 했습니다
 
남들이 욕해도 늘 제가 멋있다고 칭찬해주셨는데
세상에서 가장 이쁘고 잘생긴 아들이었는데
속으로는 얼마나 가슴 아파 하시며
또 어떻게 항상 웃으시며 저를 달래려고 하셨을까요
그렇게 긴 시간을요
 
그 뒤로 달라 보였습니다
잘생기고 소중한 부모님을 닮은 듯한 얼굴
어머니 얼굴과 아버지의 얼굴이 조화가 돼 이루어진 이쁜 제 얼굴
단 하나 뿐인 그 소중한 얼굴을 깎아버리고 갈아버리려 했던 못난 마음을 이젠 버렸습니다
 
그렇다고 앞으로 못생겼다 욕들을 일이 없지는 않겠지만
누군가는 알아주길 바라면서 살아보렵니다
우리 모두 소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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