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 개그 (35) – 산중문답 “화해”의 정의>
E 빗소리 + 스승의 코고는 소리
스승 : (코고는 소리) 드르렁! 드르렁!
제자 : (혼잣말로) 오늘도 여전히 수업은 뒷전이고 주무시겠다. (한숨) 그렇다고 무작정 맞서 따질 수도 없고! 어쩌지?! 게다가 툭하면 절 사랑한다고 하시니 매몰차게 할 수 없고 말이야. 더군다나 요즘 세상분위기가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화해로 가자는 무드가 조성되고 있으니, 정말로 괴롭고 싶구나. 이 심정을 어떻게 달래지. 안되겠다. 이럴 때는 뭐니 뭐니 해도 심신단련이 최고야! 맞아! 스승님과의 원만한 관계 개선을 위한다는 의미로 스승님께서 창안하신 허당권을 수련해야지! 먼저 아랫배에 힘을 주고 으라차차! 뿡! 아이고 이거 어쩌나 그만 가스를 내 품고 말았네!
스승 :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나며) 이이고! 무... 무슨 소리야!! 휘몰아치는 냄새와 함께 지축을 흔드는 소리는! 제자야! 제자야! 화산 폭발했는가 보다 방독면과 방염복 가져 오너라!!
제자 : (안절부절) 죄.... 죄송하옵니다. 화산폭발이 아니라 스승님의 허당권 수련을 위에 아랫배에 힘을 주다가 그만 실례를 하고 말았사옵니다!
스승 : (헛기침을 하며) 그....그래. 그럴 수도 있지! 내가 창안한 허당권이 워낙 고난이도라 이해한다. 그건 그렇고 오늘은 또 뭐가 궁금해 나를 깨웠느냐? 사랑하는 제자야.
제자 : 아네. 요즘 세상사 흐름이 함께 나아가자는 화해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데요. 과연 “화해”의 정의는 무엇이옵니까?
스승 : (짜증) 인석아! 뭐긴 뭐야! “솜사탕”이지!
제자 : 솜사탕이라뇨?! 그건 왜 그렇사옵니까?
스승 : 인마! 왜긴 왜야! 모든 게 살살 녹으니까 그렇지. 그래서 이건 모두가 원하는 것이야. 왜냐하면 화해는 사랑의 시작을 의미하니까. 고로 그 맛은 달콤하고 구름 위에 뜬 기분이지. 하지만 화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야. 진실성이 결여되면 의심을 갖게 되고, 결국에는 돌이킬 수 없는 불신으로 이어져 파탄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지. 그래서 화해의 원천인 사랑은 믿음이 우선 되어야 한다는 거야. 알겠느냐?
제자 : 아네. 잘 알겠사옵니다. 하오면 스승님께서 툭하시면 저에게 사랑을 운운 하시는데, 그건 저와의 진정한 화해를 뜻하시는 것입니까? 아니면 절 동성애 대상쯤으로 보시는 겁니까?
스승 : (당황해) 이....인마! 무...무슨 소리야! 난 동성애자가 아냐! 후장파가 아니라고!! 그렇지 않아도, 요즘 나한테 색다른 느낌이 든다면서 스토킹 하는 녀석 때문에 골치 아파 죽겠는데! 좌우지간 저 녀석은 염장 지르는데 뭐 있어요! 그렇게도 내가 맘에 안 드느냐?
제자 : (단호하게) 네!
스승 : (당황해) 아.... 아이고, 그러니까 빨리 하산하라니까!
제자 : (단호하게) 그렇게는 못 하옵니다,
스승 : (빈정대며) 그래?, 그럼, 알아서 해라! 내 기필코 네 고집을 꺾고 말테니까! 그럼 난 또 한숨 때리려니까. 알아서 놀아라. 드르렁. 드르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