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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판타지] MP3 19화(한수혁)
게시물ID : animation_43150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홍염의포르테
추천 : 6
조회수 : 30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5/04 22:24:09
 안녕하세요!

 1주일만이네요.

 이제 제대로 된 본편으로 접었습니다. 프롤로그가 끝났네요.

 문제는 이제 막 본편이 시작이라 그런지 설명이 많이 들어간 것 같아서... 양은 평소보다 많은데 별로 진도가 나가지 않은 느낌이 드실 수 있습니다.

 아무튼 봐주시는 분들 감사! 추천 감사! 댓글... 달아주시면 감사!


19화. 한수혁


터벅. 터벅.

“.......”

다 헤어진 가죽부츠가 딱딱한 돌계단을 두드리며 지하 전체로 울려퍼졌다. 바깥의 빛은 안으로 전혀 침입해오지 못하고, 안쪽의 소리도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못한 채 맴돌고 있었다.

벽에 걸린 횃불에 발소리를 내는 주인공의 얼굴이 슬쩍 비췄다. 푹 눌러 쓴 헬멧 아래에 보이는 병사의 구겨진 얼굴은 습하고 차가운 공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 건지, 아니면 지하 감옥을 순찰하는 것에 대한 것에 짜증인지 알 수 없었다. 그 병사의 어깨에는 짐짝처럼 성인이라기엔 좀 작은 사람을 한명 들쳐매고 있었다. 병사는 허리춤에서 짤랑이는 열쇠꾸러미를 꺼내들었다.


철커덩,


병사는 쇠창살로 된 문을 열쇠로 열고, 감옥 안 쪽에 짐짝처럼 들쳐맸던 사람을 내던졌다. 짐짝처럼 던져진 사람은 돌바닥에 살짝 튕겨졌다가 바닥에 털썩 쓰러졌다. 바닥에 내팽겨 쳐진 사람은 그 탓에 깨어 났는지 어깨에 들쳐 메져 있었을 때에는 가만히 있던 그가 움찔거리며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손과 발에는 수갑과 족쇄 채워져 있었다


반항이라도 할 법한데. 반항할 기색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저 바닥에 쓰러져 강아지가 앓는듯이 낑낑대며 꿈틀댈 뿐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의 몸상태를 본다면 알 수 있었다. 온몸이 피가 눌러붙은 피딱지에 상처투성이였으며 손톱과 발톱마저도 성한 곳이 없었다.


그러나 피딱지 아래에 있는 상처는 그렇게 심각해보이지 않았다.강제로 치유된 치유마법의 흔적이 엿보였다. 고문을 한 뒤, 고문을 하기위해서 다시 치유마법을 사용하고 고문하고 치유하고, 그렇게 치유와 고문을 반복한 것이 분명했다.


그를 던져두고 떠난 병사는 다시 철창의 문을 잠그고, 어둠속에 잠기듯 점차 사라지고 발소리마저 희미해져갔다.


쾅.


지하를 울리는 문이 닫히는 소리만이 병사가 나갔음을 알릴 뿐이었다.


바닥에 쓰러진 이안은 고통 속에서 제대로 눈을 뜨지도 못한 채 바닥에 쓰러져 꿈틀거려보지만 힘이 없는지 일어나질 못했다. 그저 신음소리와 수갑의 쇠사슬이 부딪히는 소리만이 울릴 뿐이었다.


손목에 있는 수갑은 마치 보석이 박혀있는 팔찌처럼 반 뼘 정도 되는 폭 가운데에 푸른 색의 수정 같은 것이 박혀있었다. 바깥의 빛은 완벽히 차단되어 있고, 통로의 횃불도 철창 안까지 거의 미치지 못하는데, 그 수정은 스스로 은은하게 빛을 내어 주변을 약간이나마 밝히고 있었다.


그리고 횃불의 빛마저도 미치지 못해 어둠으로 가득한 옆 철창의 구석에서 사람의 그림자 같은 것이 일어났다. 그 움직임에 따라서 철컹하는 소리가 울리는 것이 이안과 같은 수갑을 차고 있는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그 인영이 일어나자 가려져 있던 손목의 수정이 은은하게 빛을 내며 그림자의 모습을 비추었다.


그 푸른 보석의 빛에 비춰진 그 그림자는 붉은 색의 풍성한 머리칼을 가지고 있었으나 감옥에 오랜시간 수감되었던 듯 머리결이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어렴풋이 비치는 얼굴이 헬쑥해 보이는 것이 가혹한 생활이 상당히 지났음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자다가 때 아닌 소음에 깨어난듯 얼굴을 찡그리며 눈을 떴지만 기지개를 필 힘도 없는듯,어깨부터 늘어져 고개를 숙였다.  마치 삶에 희망이 없는 듯, 아무런 관심도 없는듯 한 눈으로 무심히 자신을 깨운 소음의 근원지인 바라 보았다.

이안은 그녀가 바라보는지 알지도 못한 채 꿈틀거리며 쇠사슬소리를 내고 있었는데, 그녀는  그런 이안을 무심히 관찰하고 있던 그녀는 이안의 손에 자신과 똑같은 수갑을 차고 있는 것을 보고는 눈에 이채를 띄었다.


자기보다 몸집도 작은 꼬맹이 주제에 벌써 마나를 다룬다는 뜻이었다. 마법사건 검사건 어떤 식으로든 천재에 비견할 재능이 있을 것이다. 근데, 그런 인재가 여기에 박혀있다는 것은 호기심을 불러오기엔 충분한 소재였다.


마나를 다룬다는 것은 곧 수준급. 검사라면 어느 곳을 가도 기사 작위를 받고도 남는 실력이고 마법사라도 저걸 채울 정도라면 전투가 가능하다는 이야기였다.


마나석인 달린 마나구속구라는 것 자체가 흔하지도 않았고 가격이 비싸 특수한 상황이 아니면 쓰지 않는 것이었으니까.


일단 자신의 기억 상에는 이런 인물은 없었다. 얼굴 상태가 말이 아니라 구분하기 쉽지 않았지만, 이런 어려보이는 나이 대에서 마나를 다뤘다면 충분히 소문이 퍼졌을 것이다. 유명인은 유명세를 타기 마련이니까

성국에서 비밀리에 키운 인물이라면 이 쪽에서 모를 수도 있었지만, 그런 인물이 이곳에 갇혀있다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 이곳에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일단 성국과의 관계는 좋지 않다고 봐야 했다. 그리고 고문한 흔적이 있다는 것은 이 인물로부터 알아야 알아내야만 하는 정보가 있다는 뜻이었다. 이곳까지 끌고 온 이유가 있을 테니까.


성국에서 알아내야만 하는 정보라....


여자는 생각에 잠겼다. 아니 이정도 실력을 가진 꼬마라면 어느 정도 지위가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특히 말끔한 용모와 선명한 황금색의 금발, 엉망인데도 준수함이 드러나는 외모 등  실력까지 생각하면 어느정도 지위가 있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런 인물을 납치 고문한다는 것은 상당한 리스크가 따르는 짓 일 터였다.


그런 리스크를 감수하면서도 얻어야 하는 정보. 짐작가는 건 ... 역모라도 일으키려는 것일까. 아니면 반대로 역모를 제압하기 위한 것이라거나.


최근 쇄락해가는 성국에서는 있을 법한 일이다. 지금 비록 남부 바이킹 국가들이 내전으로 이 쪽에 눈돌릴 틈이 없어서  현상유지가 되고 있지만, 2차 성전 때처럼 누군가 그들을 전부 다시 통일시켜 밀고 올라오기라도 한다면 막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미 정신적인 지주인 성녀를 다 잃었고, 그 이후로 민심도 잃어버린 뒤였으니까, 반란으로 나라가 망하고 다시 세워지는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 2차 성전 이후로는 성국에 대해 회의적인 귀족마저 있었다.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말이다.


벌써 일주일이나 갇혀있다보니  정보의 부족이 심했다.


망할 흑마법사 새끼. 뒤통수를 치다니, 애초에 믿어서는 안될 새끼를 믿은 게 잘못이긴 했지만, 설마 그 새끼들이 성국과 손을 잡았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서로 상극이며 대외적으론 가장 적대적인 두 세력이  뒤에서는 손을 잡고있었을 줄이야. 아마 완전한 협력 관계는 아니겠지만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격적이었다. 적의 적은 친구라 생각하고 손을 잡았던 것인데, 그저 또다른 적이라는 것만을 깨달았을 뿐이었다.


 결국 그 흑마법사 하나 때문에 거점하나가 완전히 날아가고 자신도 사로 잡혔으니, 그 생각만 하면 아직도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후."

그녀는 입바람으로 앞머리를 쓸어올렸다. 혼자 열내 봤자 해결되는 것은 없었고 힘만 빠졌다.  아레히스가 빨리 구해주러 와야 할텐데, 손에 있는 마나 구속구 때문에 혼자서는 탈출 할 수 있는 상황도 되지 못했다.


그녀는 시선을 다시 이안에게로 돌렸다. 일단 성국에게 약점이 될만한 정보를 이 꼬마가 알고있을지도 몰랐다.


다행히 경비병이 대충 안으로 집어 던진 탓에 이쪽 철창에 가까워 손이 닿는 거리였다. 그녀는 철창 사이로 손을 내밀어 이안을 깨웠다.



“으윽...”


머리가 아팠다. 마치 멀미를 하는 것처럼 속은 울렁거리고 귀는 핑하고 이명이 울리는 것 같았다. 게다가 온 몸에서 비명을 지르는 듯 했다.  전신이 아려오고 미동조차 하기 힘들었다.


그보다 더 한 것은 괴리감이었다.


마치 작은 인형탈을 쓰고있는 듯 답답한 느낌에 몸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그리고 촉각에 의한 느낌이 이상했다. 내 생각과 일치 하지 않았다. 나의 인식과 감각이 차이를 내고 있었다. 무언가 조금 짧은 느낌...


그 때 누군가 나를 흔들어 깨우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손이 내 뺨을 가볍게 두드릴 때 쯤에서야 나는 간신히 눈을 뜰 수 있었다.


눈을 떴지만 너무 어두운 탓에 잘 보이지 않았다. 가장 먼저 보인 것은 하늘색 빛이었다. 나의 뺨을 두드리는 손에 있는 팔찌에서 하늘색 빛이 눈에 들어왔다. 그 팔의 출처를 따라가자 철창과 그 너머의 사람이 보였다.


가장 눈에 띈 것은 이토록 어두운 곳에서도 단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강렬한 붉은 머리칼이었다.약간 푸른계열에 빛에도 굴하지 않고 붉은 빛을 품고있는 머리카락. 그리고 그와 대비되는 보석의 하늘색 빛을 그대로 반사하는 흰 피부의 갸름한 얼굴. 오똑한 코. 전형적인 서구형의 미녀가 철창 너머로 보였다.


그녀는 나와 눈을 마주치고는 입술을 열었다.


“이제야 일어났군. 정신이 좀 드나?”


“... 누구... 어?”


나는 그녀에게 질문을 건내다 말을 멈췄다. 내 생각과 입이 다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내 입에서 나온 말은 들어보지 못한 생소한 언어였다. 그러나 나는 그 뜻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내 당황스러움을 눈치채지 못하는듯 대답했다.


“나는 레이첼. 그러는 넌 누구?”


그러고 보니 여자의 말도 전혀 들어본 적 없는 생소한 언어이었다. 그러나 더 이상한 것은 느리게라도 그 뜻은 알 수 있었다. 전혀 모르는 말이 이해간다니, 어떻게 알아듣는지 알 수 없었다. 마치 몸이 말을 들은 뒤 그 뜻을 머릿속에서 끄집어내서 그 소리와 뜻을 퍼즐처럼 끼워 맞추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나는 그 괴리감에  순간 현기증이 치미는 느낌까지 들었지만 정신을 가다듬고 여자에게 대답하기에 앞서 몸을 일으켜 주변 상황을 파악하려고했다.


그러나 몸을 일으키려고 땅바닥에 손을 짚자, 손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입을 악물었다. 신음성이  절로 입을 비집고 나왔다. 자세히 보니 내 손의 손톱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다시 새로 돋아나고있는 손톱이 보이긴 했지만, 짧게나마 새 손톱이 자라고 있긴했지만 그 모습이 더 기괴했다. 정신을 잃은지 얼마나 지난거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주위를 둘러보지만 알 수 있는것은 한정적이었다.


게다가 손톱뿐만 아니라 온몸이 피딱지와 멍 투성이었다. 어느 정도 나은 부분도 있어보였지만... 온몸이 욱신거렸다. 게다가 손에는 차가운 금속의 감촉 여자와같은 팔찌... 아니, 수갑. 양 손목에 있는 팔찌의 가운데에는 쇠사슬로 연결되어있는 수갑이었다. 보석이 박힌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렇다면 아마 내 앞의 여자도 죄수일 것이다. 철창과 죄수.  빛이라고는 이 수갑의 수정과 복도의 횃불밖에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아무리 좋게 봐줘도 지하감옥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상황이지 기억이.. 마지막 기억이 ...


"질질끄는건 딱 질색인데....  넌 누구지?"


나? 내가 누구지?


나는 아까 말을 이해할 때처럼 머릿속의 기억을 끄집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머릿속에 무언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단편적인 장면들 하나하나가, 자세히 기억하고자 하면 더 자세하게 떠오르기까지 했다. 하지만 의식적으로 떠올리고자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마치 남의 경험을 들여다보는 느낌이었다. 컴퓨터의 자료를 뒤지듯이.


렌.... 이안... 닉... 데카르트, 촌장님, 트롤, 검기, 그리고... 제이메르.... 엘리시안.


그러나 나는 기억을 떠올리는 것에 점점 더 위화감을 느끼고는 자신의 몸을 다시 내려다보았다. 손톱만 본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몸의 형태를. 피딱지 투성이에 상처, 멍, 근육이 충분히 발달해있는 몸, 그러나 아직 다 크지 못한듯 명확히 작은 체격의 몸이었다. 그리고 금색의 머리카락.


단편적인 기억들, 그리고 몸을 보고 나서야 깨달았다.


“내가 인내심이 강한편이 아니라서 말이야. 마지막으로 묻지, 넌 누구냐.”


자신을 레이첼이라고 소개한 여자는 신경질적으로 자신의 머리를 헝크러트리며 말했다.


나는 그제서야 깨닫고는 무의식적으로 대답했다.

“이안.”


그래 자신은 이안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안이 아니었다.


*******


출처 01화. http://todayhumor.com/?animation_430361
02화. http://todayhumor.com/?animation_430370
03화. http://todayhumor.com/?animation_430384
04화. http://todayhumor.com/?animation_430413
05화. http://todayhumor.com/?animation_430438
06화. http://todayhumor.com/?animation_430456
07화. http://todayhumor.com/?animation_430468
08화. http://todayhumor.com/?animation_430526
09화. http://todayhumor.com/?animation_430527
10화. http://todayhumor.com/?animation_430566
11화. http://todayhumor.com/?animation_430572
12화. http://todayhumor.com/?animation_430642
13화. http://todayhumor.com/?animation_430699
14화. http://todayhumor.com/?animation_430803
15화. http://todayhumor.com/?animation_430854
16화. http://todayhumor.com/?animation_430977
17화. http://todayhumor.com/?animation_431230
18화. http://todayhumor.com/?animation_431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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