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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연애편지 읽어보면서 울어보긴 첨이네요
게시물ID : love_426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꽉찬저금통
추천 : 21
조회수 : 2701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8/05/19 22:22:47

수험생입니다. 하 ㅠㅠ 모의고사 성적도 안나오고 오늘 하루는 정말 너무 힘들어서 저녁 먹고나서, 공부 때려치고 집에서 그냥 멍 때리고 있다가 

집에 엄마가 모아두었던 편지 꾸러미가 생각나서 열어봤어요. 

종종 일상이 무료해질 때면 뒤적뒤적 거리다 잡히는거 읽어보곤 하는데, 

오늘은 아빠가 암진단 받고 혼자 단식원 들어가서 단식하던 와중에 (저로선 도저히 이해못할 일입니다.) 엄마에게 보낸 편지를 읽었어요.



저 태어나고 돌도 안됐을 무렵에 저희 아빠는 암진단을 받고 본인 결정으로 단식원에 혼자 들어가십니다. 
의사는 항암치료하자고 권했지만 자연치료로 나을 수 있다고 그러고 가셨다고 하네요. 단식원에 들어가고 얼마 안가 다시 병원으로 돌아왔고, 항암치료 하시다가 돌아가셨어요. 

아빠랑 엄마랑은 2년정도 같이 살 부대끼고 사셨고, 저를 낳으셨고, 저 돌 무렵에 그렇게 아빠는 먼저 돌아가셨습니다! 제가 그래서 돌 사진이 없어요!!!

그래서 저는 아빠 얼굴을 사진 몇장 남아있는 걸로 밖에 본 적이 없어요. 

나이를 먹어가면 갈 수록 아빠는 참으로 무책임한 사람이다, 처자식 놔두고 어찌됐든 살아남아야 할 텐데 저리 자기 고집 피우다 엄마 고생만 시키다 먼저 저리 가버릴 수가 있는가, 십여년 넘게 다녔던 공무원 퇴직금도 엄마와 상의 한 번 없이 혼자 알아서 쓱 처리 해버리시고, 와... 뭐 이런 남자가 있나 싶은 생각을 했지요. 

친구들이랑 우스갯소리로 "절대로 우리 아빠같은 남자는 만나면 안 된다 ㅋㅋㅋ" 하면서 얘길 한적이 있을 만큼 아빠에 대해선 ㅉㅉㅉ 하는 아니꼬운 생각을 갖고 살았어요. 

그러던 와중에 제 가장 친한 친구였던 엄마도 암으로 돌아가시고, 공허한 마음을 갖고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사실 지금도 마음은 먹먹하니 아려와요 ㅋㅋ

아빠에 대해서 알지도 못하고 그냥 그렇군 하고 아무런 마음이 없이 살았는데, 단식하던 와중에 썼다는 편지를 읽으면서 제 이야기가 나오고, 편지 맺음말에 '수지 아빠가'하고 적혀있는 걸 보니 미워했던 마음이 많이 녹아내리네요... 피붙이는 다르긴 다르나 봅니다 ㅋㅋ

'아 나도 아빠가 있는 사람이었구나, 나를 사랑해주던 아빠엄마가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그냥 눈물이 콸콸콸콸 쏟아지더라고요. 

아, 나도 사랑받는 사람이었지 하는 생각에 저녁 시간에 공부 안했지만 그래도 잠 잘 들 것 같아요. 

밑에 사진은 엄마랑 결혼 약속 해놓고 떨어져 있을 때 애틋한 마음으로 아빠가 엄마한테 보낸 편지에요. 

참고로 엄마는 첨으로 선 보고 아빠랑 이러쿵 저러쿵 하다가 결혼했어요. 모쏠에서 바로 결혼골인한 여인이 저희 엄마입니다. ㅋㅋㅋ






아 마무리는 어떻게 해야하지

이러나 저러나 

여러분 연애합시다!!! 많이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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