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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칠아, 형아랑 또 산책 가야지!
게시물ID : animal_1943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눈물이뚝뚝(가입:2015-05-10 방문:1117)
추천 : 12
조회수 : 713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8/05/22 22:5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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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올해 31살 되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그리고 제겐 결혼을 약속한 2살 연하의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올해 6년째 연애중이고, 2020년에 결혼을 목표로 하고 있죠.




그런 여자친구에겐 11살짜리 강아지 동생이 있습니다.

이름은 땡칠이, 시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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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첨부한 영상은 불과 2달전에 만나러 가서 같이 산책하고, 놀아줬을 때 찍은 영상이에요.

11살 할아버지 강아지이지만, 참 활발하고 건강한 녀석이죠.

정말 착하고 순하고, 얌전한 강아지입니다.

겁이 많아서 항상 주인 품에 안기려고 하고,

다른 사람에게 짖거나 으르렁 대지도 않아요. 

산책을 가장 좋아하고, 장난감을 새로 가져다주면 정신없이 노느라 바쁜 녀석입니다.

가끔 보고싶어서 녀석을 만나러가면, 오랜만에 만나도 아는 척을 해줬어요.

그리 똑똑한 녀석은 아닌데, 저는 잘 알아봐 주더라구요.

털빨이 굉장히 심한 녀석입니다. 털을 다 밀어놓으면 완전 못생겼어요.

물론, 다시 털이 자라면 다시 예뻐집니다.

땡칠이는 그런 강아지입니다. 

그런데, 땡칠이가 최근에 급격하게 건강을 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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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명은 급성 신부전증.

신장이 갑작스럽게 망가졌습니다. 진단 결과는 말기. 길어야 6개월에서 1년 정도 살 수 있는 병이라네요.

위 사진은 지난 일요일에 가서 만났을 때 찍은 사진이에요.

식욕이 없어서 밥을 잘 안먹어요. 그래서 살도 굉장히 많이 빠졌고 몸에 있던 근육도 거의 다 빠졌어요.

좋아하는 산책을 나와서 천천히 걸어 다닙니다. 

그리고 몸이 안좋으니 곧 지칩니다.

집에 들어갈 때, 영상을 찍고 있었는데 눈물이 너무 많이 나더라구요. 목이 메여서 잘가라는 인사도 못했네요.



그리고 별별 생각이 다 들더라구요.

이번이 마지막으로 보는 건 아니겠지? 이대로 못보는 건 아니겠지?



병원을 다니며 치료는 받고 있습니다만, 다들 아시다시피 동물 병원비가 매우 비싸죠.

여자친구가 전에 아르바이트를 했던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서

원장님께서 다행히도 많은 폭으로 병원비를 깎아주셨지만 그래도 부담스러운게 사실입니다.

신장 수치를 낮춰야 건강을 그나마 유지할 수 있는데,

한번 갈때마다 피검사를 받고, 수액을 맞고, 약을 처방 받으려면 10만원이 우습게 나간다더군요.

물론 저도 돈을 벌고 있기에 보탤 생각입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 자신은 없네요.



저도, 여자친구도 처음 겪는 일이라 심리적으로 많이 힘든 상태입니다.

지켜보기만 하는 저도 이렇게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많이 나는데,

직접 키우고 보살피는 입장인 여자친구의 마음은 오죽할까요?

이미 마음의 준비를 꽤나 해둔 상태였습니다.

저는 지금도 무너진 멘탈을 회복하지 못했지만, 여자친구는 꽤나 덤덤해졌더라구요.



2주에 한번 주말에 만나는데, 다음번 만날 때 다시 여자친구네로 찾아가서

땡칠이를 만날 생각입니다.

언제가 마지막이 될지 모르겠어요. 6년간 정말 정이 많이 든 강아지이고, 

동물병원 원장님 말마따나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마음의 준비를 해야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네요. 

일요일에 카메라를 들고가서 사진을 많이 찍어줬어요.

땡칠이도 찍고, 여자친구가 땡칠이를 안아주고 찍고, 저도 안아주고 찍고..

조금 밝게 보정하려고 했는데, 오늘 하루 눈물을 잘 안흘리고 버텼건만 눈물이 나네요.



그래도 떙칠이 보호자인 여자친구가 마음이 가벼워서 다행입니다.

건강할 때 잘 못해줬으면 마음이 더 무거웠을텐데,

땡칠이는 참 사랑받은 아이였어요. 지금도 보살핌을 받고있고, 저처럼 땡칠이를 사랑해주는 주변사람도 많구요.

녀석은 행복한 강아지에요. 

병원비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보호자분들도 정말 많다더라구요.

원장님 말씀이, 이정도면 웬만큼 해줄수 있는건 해준거라고 하셨다더군요.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지금까지 사랑 받은만큼 더 사랑받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땡칠이가 알지는 모르겠지만, 땡칠이의 가족도, 그리고 저도 정말 많이 사랑한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네요.



30대가 되면서 감정적으로 많이 무뎌지고, 눈물 흘릴 일이 거의 없어서 

언젠간 다가올 이별이란 걸 알면서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줄 알았는데

상상 이상으로 멘탈도 많이 무너지고, 눈물이 많이 나서 힘든 요 며칠입니다.



아직 녀석은 강을 건너지 않았어요.

오늘은 약이 잘 흡수가 됐는지 상태가 좋았다고 하더라구요.

다다음주에 만나면 짧게나마 같이 산책을 나갈 생각이에요.

산책을 정말 좋아해서, 산책을 나간 날은 상태가 좋다고 하네요.




땡칠아, 다음에 형아랑 같이 산책 나가자. 

조금만 더 버텨줘,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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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칠이 오늘자 사진으로 글 마무리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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