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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단편] 조립형 인간 (상)
게시물ID : panic_985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믐달빛
추천 : 14
조회수 : 146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8/05/25 01:3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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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속보! 천재신동 김강욱"
 
'우리나라 어린이 중 최고천재'
 
'김강욱 그 소년은 이미 달인의 경지!'
 
 
어릴적부터 마치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수식어.
천재, 신동, 달인 등...
 
1991년, 내나이 5살떄다.
군인이셨던 아버지는 늦잠을 자주 자는 어린 내가 탐탁치 않으셨는지
탁상용 자명시계를 하나 사오셨다. 알람은 항상 아침6시에 맞쳐줘있었고,
마치 사이렌소리와도 비슷한 알람이 울림떄며 칭얼거리며 잠에서 깨곤했다.
 
그러다 2달가량 지났을까..
항상 같은시간에 울리던 알람이 울리지 않았다.
 
"아, 이거 건전지가 다 되었나 본데? 강욱아, 점빵에 가서 건전지 하나만 사올래?"
 
"아빠, 그거 건전지 닳아져서 그런거아냐, 고장났어"
 
"뭐어?"
 
내가 그때 왜 그런말을 했는지는 기억이 잘나지 않는다. 하지만 고장이 났다는건
어린 내가 확실히 알고있었던것 같다. 나는 아버지손에 들려있던 자명시계를
잽싸게 빼앗아 들고선 아버지 서재로 달려가 작은서랍장 맨아래를 뒤적거렸다.
 
"강욱이 지금 뭐하는거니?"
 
"아빠.. 잠깜만.. 아, 찾았다!"
 
작은 드라이버가 눈에 띄었다. 난 그걸 들고선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자명시계 분해에 들어갔다.
옆에서 지켜보던 아버지도 눈이 떙그래 지시곤 아무말 없이 날 지켜보고만 있었다.
 
"아빠 있지? 요걸 요렇게해서, 이걸 이쪽에 끼우면.. 아빠 이것좀 끼워줘"
 
아버지는 어안이 벙벙이 하신지 내가 부르는소리에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않으셨다.
 
"아빠!!! 이것좀 끼어달라구!!!"
 
"어?! 어어. 그래그래"
 
아버지는 내가 알려준대로 조립을 하셨고 알람을 맞춰보니 싸이렌소리를 내며
방안 구석구석을 채우기시작했다. 놀란 아버지는 내어꺠를 잡으시고 말씀하셨다.
 
"강욱아, 너 이런거 누가알려줬어?!"
 
"아무도 안알려줬어.. 그냥 머리속에 그림이 팍팍 나왔어"
 
어린나로선 이렇게 설명하는게 그당시 최고였나보다..
아무튼 아버지는 그런내가 대견스러웠던건지, 놀라웠던건지 나를 대리고
아버지가 근무하시던 근부대의 사무실 같은곳으로 가셨다. 그리고 사무실을 걸어잠그시면 말씀하셨다.
 
"강욱아, 여긴 아빠랑 너밖에 없어"
 
"으응!"
 
"우리 강욱이, 군인아저씨들 빵빵 하는거 알지"
 
"총총!"
 
아버지는 허리춤에서 권총한자루를 꺼내드신 후 탄창제거 후 내 두손에 쥐어주셨다.
아무리 탄알집이 제거된 총이지만, 이걸 준 우리아버지도 그당시 잠깐 재정신이 아니셨던것 같다.
 
"그럼 이거 한번 아까 자명시계 같이 만져볼래"
 
난 아버지에게 받은 권총을 한동안 유심히 바라본 후 눈을 감았다.
그리고 나서 거침없이 총을 분해...는 커녕 어린나에게 총기분해란 힘이 벅찬일이었다.
 
"아빠.. 내 힘으로 안움직이져.."
 
"어?! 아그래그래. 그럼 강욱이가 말만해줘 아빠가 강욱이 말한대로 한번 해볼께"
 
나는 머리속에 그려진 아버지에게 말씀드렸고, 내 말을 들은 아버지는 총기를 분해해 나가시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조립과정까지..한치의 오차도 없이 분해된 권총은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우리 강욱이!!!!!! 천재!!!영재였잖아!!!!!"
 
아버지는 날 번쩍 안아 드시더니 볼에 마구 뽀뽀를 해대셨고 아버지의 따끔한 수염이 싫었던
난 아버지 품에 바둥거리며 내려달라고 칭얼걸렸다.
 
"잠깐만 강욱아. 이건 전국적으로 알려야! 우리아들의 놀라운 능력!"
 
한손에 수화기를 드신 아버지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으셨다
 
"어이~ 박기자. 나야, 요즘 잘지내지? 나한테 특종거리 좋은거 하나있는데 우리 언제 식사하도 하지그래?! 하하"
 
아버지의 전화통화 후 몇일 지나지않아 한 신문자 기자라는 분이찾아오셨고, 그 뒤로 방송사, 잡지사 할거없이
많은 사람들이 날 찾아왔다. 한손엔 꼭 무언가를 들고서 말이다. 그 무언가를 분해하고 조립하는걸 보여달라면서
카메라를 들이 밀고 그걸 녹화해 갔다.
 
 
.................
 
 
 
 
그런일이 있은 후 몇해, 십여년이 지났다.
 
난이미 남들이 범접할수 없는 조립능력으로 세상을 놀라게했다.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지만 초등학교 4학년떄 한번 본 도면으로 자동차를 완전분해 후 조립했고,
중학생이 되던 해 군용 탱크, 고등학생이 되었을떈 여객기까지 분해 후 조립을 선보였다.
 
이미 국내에서 대서특필 된 특종이었고 대통령표창과 전세계의 모든 엔지니어, 과학자 등 저명한 인사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나에겐 더이상 조립불가능한 것은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세월이 흘러 청년이 된 나는 대한민국 청년이라면 가야하는 국방의 의무에 답하였고 입대를 하게되었다,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는데.. 그걸론 막을수가 없었나 보다. 그래도 아버지가 힘써주신 덕분에 아버지가 계신 근무지에서
군생활을 하게되었다.
 
"이병! 김강욱! 2007년 03월03일 00사단 신병교육대에서 00사단 0000대대로 전입을 명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오호 그래 자네가 김병훈 준장님 아들이구나. 잘왔네. 군생활 고단할텐데 힘든일 있으면 언제든 찾아와 이야기하고
열심히 해보게"
 
중대장에게 전입신고 후 난 내부반 배치를 받았다. 다행히도 좋은 선임들을 만나 꼬인 군생활은 피했던것 같다.
다소 장난이 심한 선임들 중에선 스프링 빠진볼펜을 들고와선 조립해달라는 것 뺴곤...
 
 
......................
 
 
 
어느덧 난 병장이되었다.
병장의 묘미는 행보관 눈피해서 짱박히기, 관물대 아래서 잠자기 뭐 등등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나는 복합적으로 행하는 뼈병장이었다. 뼛속까지 병장..
그렇게 내무반 구석구석 청소하듯 뒹굴고 있을떄 중대장이 내무반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강욱아.. 헥헥..아이고.. 강욱아! 큰일났다! 사단장님꼐서 사고당하셨대"
 
놀란나는 환복 후 중대장과 함꼐 아버지가 실려가신 국군병원으로 향했다.
단지.. 안좋았던건.. 병실이 아닌 영안실에 내가 와있었고 흰색천을 뒤집어 쓴 아버지가
내 눈밑 아래 누워계셨던거다.
 
눈물이 흘렀다. 차마 아무말 하지 못하고.. 아니 어떤말소리도 허용되지 않을것같아 입술을 꾹꺠물고
흐느꼈다.
 
"아버지는 훌륭한 군인이셨다. 신병교육대 수류탄 훈련 참관 중 직접 지도하시로 호안에 들어가셨다가 신병이 수류탄을
손에서 놓치는 바람에 아버지께서 수류탄을 몸으로 막으신 모양이더라.."
 
군의관은 내어꺠를 다독거리며 사고경위를 알려주었다,
 
"아버지 얼굴 한번 볼수있을까요.."
 
군의관은 아무런 말없이 아버지를 덥고있던 흰색천을 발끝까지 걷어내렸다.
아버지의 두눈이 없었다. 아버지의 코도 없었다. 아버지의 손가락들도 없었다..
아버지의 배는 두쪽으로 갈라져있었고 그안에 내장들은 스믈스믈 녹아내리는듯 했다.
절대 이런 모습이 우리 아버지가 아니다라고 외면하고싶을 정도였다.
 
"아버지 내가 ..내가, ... 내가 조립해 드릴꼐요.."
 
난 깊게 골이진 주름많은 얼굴을, 굳은살이 단단히 박힌 손을 차례대로 매만졌다.
비참했다. 분했다. 세상에 내가 조립하지 못하는건 없었는데..
가장 소중한.. 하나뿐인 내가족.. 아버지를 살릴수 없다는게 너무나도 서글펐다.
 
아버지를 보내드릴수 밖에..없는 이 현실에 난 적응하지 못하고 미쳐 광기와 난동을 부려댔다.
군의관과 함꼐온 중대장의 만류에 겨우 진정이되어 난 다시 자대로 돌아왔고 .. 그 뒤로 2개월 뒤 전역을 하게되었다.
 
전역 후 한동안 편했을까. 어디서 내 전역소식을 들었는지 방송사 기자, 해외언론 까지 날 따라 다니며 취재했다.
앞으로 행보는 어떤지. 아버지 사고소식에 대한 유감, 등 형식적인 멘트들 뿐이었다.
그런 나날과 삶이 귀찮아 진 난 자취를 감추기로 마음먹었다.
 
 
 
 
 
 
 
............................
 
 
 
 
몇 십년 후, 난 어느 지방 작은 대학의 교수로 돌아왔다.
이름, 출생, 가족관계, 학력 모든걸 숨기고 힘들게 올라왔다.
물론 불법인줄 알지만 아버지의 젊었을적 친구인 박기자님의 도움으로 지방의 작은 대학에 교수로 임명되었다.
 
군시절 비참했던 그떄의 기억을 체다 지우진 못했지만 생활하는데 있어서
큰지장을 주진 못했다. 인간은 참으로 멍청한 동물이다. 아니.. 시간이 약인건가..
충격적인 일도 시간이 가면 잊혀져간다는게 시간의 위대함을 다시한번 느낀다.
 
 
교수실에서 사색에 빠져 과거를 회상하며 눈시울을 붉힐떄
엄청난 굉음과 함께 건물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끼야아아아아'
 
'이거 지진난거 아냐? 다들 얼른 건물밖으로 대피해!!'
 
교수실 밖에서 학생들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도 얼른 장소를 벅차고 나와
대피하는 학생들 인파에 떠밀려 겨우 건물밖으로 나왔다.
 
'우직, 크아아아왕와왕!!'
 
건물밖으로 나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학생들을 가르치던 건물이 붕괴되었다.
그후로도 여진은 계속되었고 추가 붕괴의 위험에 학생,교수들 할것없이 붕괴된 건물로부터 최대한 멀리
대피하기 시작했다.
 
붕괴된 건물에선 시멘트 먼지가 만발하고있었고 어느 한쪽에서 불이나 거침없이 타올랐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붕괴된 건물속에서 사람들의 고통섞인 목소들이 새어나왔다.
 
 
'살려주세요!!!! 여기사람있어요!!! 제발 살려줘!!!'
 
 
'엄마아아아아 으어어엉'
 
 
"어이 거기 119에 신고좀해줘!!"
 
"119불러요!!!"
 
"지금 하고있잖아!! 근데 119 전화번호가 몇번이야!?"
 
그 소리를 들은건 나뿐만이 아니었나보다. 붕괴된 건물속 매몰된 사람들의 목소리에 동요된 사람들이 너도나도 119에 신고를했고
얼마지나지 않아 소방관들이 현장으로 출동했다. 도착 한 소방관들은 일사분란 하게 움직이며 화재부터 진압했고 매몰된 부상자들은
구조하기 위해 특수장비들을 동원해 구조에 힘쓰고 있었다.
 
 
"서장님! 추가 붕괴 위험으로 작업이 지연되고있습니다!"
 
"구조대장이란 놈이 지금 뭐하고있는거야! 매몰된 사람들이 니 자식일수도 있도 니 마누라면 어떻게 할꺼야!? 그럼 얼른
질식사 대비해 산소호스 준비하고 산소부터 공급해!!"
 
"네네!.. 알겠습니다"
 
 
서장이란 사람의 낯이 낯설지 않다..
어디선가 만났던 적이 있는 사람인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난 좀더 사고현장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조금씩.. 조금씩..
소방관들이 쳐놓은 안전라인을 넘어들어갔다.
 
 
"여기들어오시면 안됩니다! 위험 하니 얼른 안전라인 밖으로 나가주세요"
 
"저.. 저기 붉게 보이는 벽돌로부터 반시계반향으로 붕괴된 돌들을 제거해 나가세요. 그리고 오른쪽 30센티정도 균열이
간곳엔 가스관이 있습니다. 조심하세여"
 
"네?!"
 
"얼른 서장님께 말씀해주세요. 급합니다"
 
내말을 들은 한 소방대원은 당황스러운 발걸음으로 소방서장에게 달렸갔고
나에게 들은 그대로 말을 전했다.그 순간 서장과 눈이 마주쳤다.
하지만 도통 누구였는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구조시작 3시간 후 첫 생존자가 발견되었다.
그뒤로 한명, 두명 차례대로 발견되어 들것에 들려 구급차로 옮겨졌다.
그 현장을 보고 난 등을 돌려 돌아갈려고할떄 누군가 내 어꺠를 잡았다
 
"김강욱 너이새끼!!"
 
소방서장이었다. 왼쪽가슴에 오바로크 쳐져있는 이름이 제일먼저 내눈에 들어왔다.
이.민.영
이민영 중대장!! 군생활 시절 우리부대의 중대장. 아버지 사고를 나에게 전했고
시신을 함께 처리했던 그 중대장!
 
반갑기도 했지만 잊고 싶었던 기억들이 다시금 떠올라 내어깨를 잡은 손을 뿌리쳤다.
 
 
"잘못보셨습니다. 전 김강욱이란 사람 모릅니다."
 
"웃기지마 새끼야! 너말고 이렇게 분해된 건물까지 역조립할수 있는 놈은 대한민국에 단한명도없으니까"
 
서장은 내 팔목을 움켜지고 지휘본부차량으로 나를 몰아넣었다.
 
"언제까지 숨어서 피해다닐꺼냐. 정신차려 임마! 니 아버지도 군인답게 사셨고 군인답게 가신거야! 니능력을 누구보다 잘아셨고
그 능력으로 누구보다 더욱 성공하길 바란게 사단장님 마음이셨다고"
 
난 고개를 떨군체 아무말 할수없었다. 이정적 다시 아버지의 시신이 누워있는던 영안실에 돌아온 느낌이었다
 
"나도 상황이 상황인지라 긴말 안한다. 대통령 표창까지 받은놈이 여기서 뭐하고있는거야! 나도 니 사건이후 충격으로 전역해서
이쪽바닥으로 들어왔긴 하다만 넌 절대 이렇게 숨어 지내선 안돼! 방금 니능력으로 14명의 생명을 구했다.
물론 사망자도 있었지만 너의 그 능력이 아니었다면 더 많은 사망자들이 나왔을거야. "
 
 
'치치지지지직, 서장님 매몰자들 전원 구조완료. 화재진압 완료하였습니다'
 
서장의 허리춤의 무전기에서 구조대장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고생했다! 구조대장은 복귀 후에 구조보고서 작성해서 내책상위에 올려놓고 전 인원,장비 철수하도록!'
 
"김강욱. 이거 내 명함이니까 넣어놓고 나중에 꼭 연락해라"
 
나는 지휘차량에서 내려 안전라인 밖으로 걸어나왔다. 소방관들은 소방호스, 특수장비들을 모두 철거하고
차량에 탑승하여 학교밖을 향해 빠져나갔다. 싸이렌 소리를 울리며..
싸이렌?.. 아버지가 잠이많아 늘 늦잠자던 내잠을 꺠우기 위해.. 사오신 자명시계
 
 
난 그순간 자고있던 내안의 자아를 꺠우기로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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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으로 글을써내려갔으나..
생각보다 길어졌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믐달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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