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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작은 신의 안개
게시물ID : panic_985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믐달빛
추천 : 12
조회수 : 133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6/05 01:5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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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일순간 눈앞이 밝아졌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빛마저 삼켜버릴 듯 한 어둠이 온 세상을 뒤덮었다.
곤히 잠들어 있던 나는 마치 악몽이라도 꾼 듯 잠마저 깨워버린 그 빛을 원망했다.
모처럼 숙면중이었는데 말이야.. 
다시 자세를 고쳐 잡고 잠을 청하려 할떄, 집 밖에서 비명소리와 사람들의 부산스런 움직임의 기척소리가 들려왔다.
 
'대체 왜!, 불면증 환자는 잠도 자면 안돼냐! 이 잡것들아! 못자는것도 서러운데 말이야!'
 
난 짜증이 머리 끝까지 차올라서 덮고 있던 이불을 발로 펑펑 차대며 창문을 열어 재꼈다. 하지만 창밖의 모습은
나의 잠을 날려버리기 충분했고, 아니 영혼마저 날려 버릴 듯 한 풍경을 내 눈앞에 선사하고 있었다.
 
"하늘에서 뭐가 떨어졌어!!"
 
"저기 불난거 아냐?! 119에 신고 좀 해줘!!!"
 
"꺄아아아아!!!"
 
"으악!!!! 으아!!!! 뜨..뜨거워!! 살려줘!!!.. 살..려.."
 
내 눈앞에 보이는 세상은 마치 조용한 마을에 전쟁이라도 난 것 마냥 건물들은 불타고 있었고,
몇 사람은 몸에 불이 붙어서 죽어 갔으며 그 상황을 마치 지우개로 지우려는 듯  하얀 안개가 조금씩 퍼져 세상을 뒤덥었다.
난 이게 가위나 악몽이었으면 깨어나야 했다. 하지만 내 손발은 움직이는데 전혀 무리가 없었으며
더더욱 이 상황이 현실이란 생각에 온몸 구석구석 말초신경까지 전달되는 소름으로 전율했다.
 
'대..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거야..왜, 내가 있는 곳이 이런 지옥이 되어버린거냐구!!'
 
창밖을 멍하니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당장 이 건물밖으로 나가버리면 나도 저들처럼
지옥의 한가운데에서 고통스럽게 죽어버릴 것 같았기에..
하지만 얼마나 지나지 않아 건물 밖 사람들의 통곡과 비명소리는 곧 누구보다 해맑은
웃음소리로 뒤바껴 나를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크크크크크..크크크큭"
 
"아, 이거 정말 기분좋아! 하늘을 날아 다니는 것 같아. 아냐 난 지금 하늘을 날고 있어~"
 
"대체 왜 이러지, 난 조금 어지러운데.. 우.우욱..우웩!!"
 
미친 듯 웃어대는 사람, 마치 술 취한 듯 비틀거리는 사람,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못한 채
옷을 홀딱 벗고 연인과 성관계를 맺는 사람 등..
불에 타는 건물들과 길바닥에 검게 타버려 시체로 변한 사람들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 환경에 금세 적응이라도
한 듯 오히려 즐거워 하고 있었다. 세상이 미쳐도 단단히 미쳐 돌아갔다.
난 미간에 있는 힘을 다 주고 인상을 찌푸리며 바깥 풍경에 치를 떨어지만 곧 세상을 덮고 있던 안개가
걷어짐으로 또 한번 경악을 금치 못했다. 처음 보는 무언가가 내가 살고 있는 동네 중심에서 연기를 내뿜으며
불타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저건!? 소행성!? 뉴스에서나 보던 소행성 아냐!?"
 
소행성은 축구장 3개정도를 합쳐놓은 듯 웅장한 자태를 뽐내며 점점 더 선명해져갔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소행성이 추락한 곳에는 충돌시 생기는 크레이터나 그 충격으로 일어났을 지진등..
아무런 현상이 없었다는 점이다. 분명 이정도 소행성이 충동을 했다면.. 인류는 멸망했어야 정상인데..
난 헛것이라도 본 듯 믿을수 없다것처럼 뜬 눈에 손을 가져다대며 비벼댔지만 분명 내 시야에 소행성은 존재했으며 소행성에서는
세상을 덮고 있던 안개가 방출되고 있었다.
 
 
 
 
.............................
 
 
 
 
아침이 되었다. 이른 아침부터 소행성 소식에 TV건 인터넷이건 소행성 소식을 뉴스로 특보방송하기 시작했으며,
기자, 군인, 경찰 할 것 없이 내가 사는곳에 살고있는 주민들까지 모두 그 소행성 앞으로 모여들어 있었다. 특이하게 모두들 방독면을
착용한체로 말이다.소행성은 조금씩 죽어가는듯 뿜어대는 빛과 열은 점점 엷어지고 있었고, 그 죽음에 발악하듯 하얀 안개를 조금씩
세상에 만들어댔다. 하지만 얼마가지 않아 그 안개도 공기중에 사라져갔다.
 
"안녕하십니까, KKH방송 김달빛 기자입니다. 최초 목격자분과 인터뷰를 해보겠습니다. 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하늘에서 무언가 붉은 빛이 비추더니 이곳으로 이 소행성이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엄청난 열기때문에
건물들에 화재가 발생했어요. 아, 소행성에서 이상한 연기가 나와 안개처럼 온동네를 휘덮었는데 그때부터 사람들이
미친 듯 돌변했습니다."
 
"돌변이요? 어떤걸 말씀하시는겁니까?"
 
"마치 마약에라도 중독된것 마냥 자기자신의 몸하나 제대로 챙기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럼 선생님께서도 돌변하셨다는 건가요?"
 
"네, 그런데 저는 구토증상으로 정말 죽다 살아남았습니다."
 
"그럼 현제는 어떻습니까?"
 
"지금 마을사람들 모두 정상적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소행성에서 나온 안개가 그치고 나서 얼마지나지 않아
모두 정상으로 돌아왔어요?"
 
"그럼, 선생님은 이 모든 상황이 소행성에서 방출된 안개와 연관있다고 말씀하시는겁니까?"
 
"정확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그럴수도 있습니다"
 
"네, 귀한 시간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곳 현장은 현재 군경합동으로 통제되고 있습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국과수 연구결과가 나와봐야 알것같습다. 이상 현장에서 KKH 방송 김달빛 기자였습니다"
 
난 특보로 방송되는 뉴스를 통해 이곳 상황과 정보를 하나둘 알아갔다. 차마 아직까지도
건물밖으로 나갈 엄두가 안났기 떄문에.. 겁쟁이도 이런 겁쟁이는 세상에 나 하나뿐일것이다.
아니 어젯밤의 상황을 두눈으로 목격한 사람이라면.. 적어도 저 안개에 난 중독되지 않았으니까..
건물밖으로 나가면 어젯밤의 저들처럼될까봐 겁이났다.
 
'뉴스속보 / 소행성 추가발견 / 미국, 중국, 프랑스, 태평양 심해에서도 발견'
 
난 TV로 다시 시선을 돌렸다. 소행성이 하나가 아니었다?! 어떻게 된거지 저렇게 거대한 소행성이
내가 살고있는 곳을 제외하고도 4개가 더 발견되다니? 어떻게 된거지.. 뉴스에서는 소행성 소식을 집중적으로
방송하기 시작했다. 발견 시간은 다르지만 1~2시간 간격으로 소행성은 지구로 떨어졌으며 밤10시부터 새벽6시 사이
추락했을것이라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공통점은 그 소행성들 또한 크레이터가 없었으며 하얀안개를 방출한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차갑게 식어버린다는 점이었다.
 
 
 
 
..........................................
 
 
 
 
 
첫 소행성이 발견된 후 약 3일이 지났다. 그 3일은 세계인들에게 지구종말의 날이었다. 아니.. 지구종말은 진행중이다.
소행성들이 3일동안 추가로 지구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미국의 천체의 최고엘리트집합인 NASA에서도 소행성의
출처와 추락할 위치조차 예측 할 수 없었으며 소행성 사건이후 소행성 주변에 있던 사람들, 기자들, 군경들 조차 그 안개를
조금이라도 흡입한 사람들은 심각한 중독증상과 탈수증상을 일으키며, 48시간안에 모두 죽었기 때문이다.
이미 여러 나라들은 국가비상상태를 선포하였으나 중독증상에 빠진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여 마치
향수라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연출하는 듯하였다. 향수라는 영화.. 사람의 영혼마저 홀려버리는 향기..
심지어 그 안개를 찬양하는 광신교도 생겨나 많은 사람들이 찬양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죽기는 싫었는지 모두들 방독면을 뒤집어 쓴체 말이다.
 
"오늘밤에도 소행성님이 찾아오신다!! 다들 소행성님은 찬양하라!!"
 
오늘밤도 소행성은 떨어지겠지..아마..
늘 비슷한 시간.. 비슷한 수의 소행성이 떨어진다. 우리가 잘못된거나 틀린것이 있다면 초기화를 시켜서
다시 시작하듯이 소행성은 우리 인류를 초기화시켜버리러 온 성경 요한계시록속의 천사들 같았다.
나 또한 집밖으로 못 나간지 3일이 지났다. 집안에서도 방독면을 쓴체 생활한다. 모두들 그렇다.
아니 인류전체가 방독면을 쓴체 살아간다.
이 안개에 중독되지 않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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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야, 저기 저 손님 오신지 얼마나됐어?"
 
"어.. 잠깐만요. 강민재라는 분 말씀이시죠? 6시간 조금 넘으셨어요"
 
"그럼, 이거 음료수 서비스로 가져다 드리고, 재떨이 한번 갈아드려라"
 
"네"
 
 
 
 
 
 
 
지구는 그렇게 작은신의 재떨이가 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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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믐달빛.
 
 
 
출처
보완
2018-06-05 02:16:48
0
새벽녘.. 담배를 태우다.. 생각이 났습니다.
지적은 감사히 받겠습니다. (오타, 문법, 취향등 모든 지적은 저에게 큰힘이 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질 체력으로 인해.. 갈수록 짧아지는 분량..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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