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고도시 이야기
게시물ID : freeboard_17540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마비노기
추천 : 2
조회수 : 342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8/06/05 09:46:14
옵션
  • 펌글
  • 외부펌금지
때는 동쪽 대륙의 대도시로서 운국의 소경(小京)이 라 불렸던곳 고도시, 삼십년전 황족인 섭광이 현 황제 의 제위에 불만을 품고 천명제를 열었다. 천명제는 하 늘이 오직 왕의 그릇이 되는 자에게 왕의 자질을 내려 주는 것 왕의 그릇이 아니었던 섭광의 천명제는 오히 려 하늘의 노여움만 사고 끔찍한 벌을 사게 되었다.

그 결과 찬란했던 고도시는 오직 탁기와 망자들만이 사는 마귀와 혼령의 도시 귀도시가 되어있었다. 내가 처음 귀도시에 첫발을 내딛었을 때 제대로 숨조차 쉴 수 없을 정도의 고약한 썩은 내와 정신이 몽롱할 정도 의 탁기 때문에 머리가 지근거릴 정도였다.

“멍청한 인간 겁도 없이 여길 찾아 왔군~”

건원성도로부터 고생 끝에 귀도시에 찾아왔을 온 나를 환대하는 것은 고약한 냄새를 내뿜는 악교족 순찰대였 다. 그들은 처음 본 나에게 대놓고 비아냥거리며 욕을 퍼부었다. 그들의 노란 눈에는 증오가 실려 있었다.

“인간의 탐욕은 언제나 끝이 없지, 봐라 인간 여기가 바로 인세의 지옥이자 인간의 탐욕의 구덩이다...”

그나마 몇 일전 한 여행자 덕분에 인간에게 호감이 있 다는 악교족의 주술사인 신구는 나에게 얼마 없는 식 량을 건네면서 말을 건네었다.

“믿기지가 않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욱 상황 이 심각하군요.”

“크크...그래 상황은 언제나 악화되지, 몇 일전 한 여행 자가 탁기가 심하게 뿜어져 나오는 근원지를 정화를 하였지만, 아직도 탁기는 수그러 들려하지 않는다. 덕 분에 우리 악교족 전사들의 헛된 죽음이 늘어나지.....”

흉측한 외모의 악교족이 이렇게나 불쌍해 보였던가? 나는 신구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두 입술 을 굳게 닫을 수밖에 없었다.

“너는 이곳에 왜 왔나? 요람을 하러 온 것은 아닐 것이 분명하고”

“예... 저는 운국의 학자로서 이곳 귀도시에서 일어난 자세한 일들을 조사하러 왔습니다.”

“푸하하하하하~ 고귀한 선비님 납셨구만, 이봐 내 충 고하나 하지..크르르 일찍 감치 그만두는 게 좋아... 자 네도 이곳 귀도시 동쪽 어딘가에서 발이 묶인 운국 병 력 소식을 알고 있겠지?”

“아..예”

“그들이 왜 본국에 못 돌아가는 겠는가? 앞은 풍제국 에게 포위됬고, 후방은 지독한 탁기소굴인 귀도시라 발이 묶인 거야.. 강인한 병사들도 탁기엔 벌벌 떠는데 너 같은 허연멀건한 말라깽이가 탁기의 근원지로 들어 간다고? 일찌감치 포기해.”

“하..하지만..”

“하루에도 수십번!! 공적을 세우고자 하는 자 탐욕에 물든자 명성을 올리고자 하는 멍청한 수십의 인간들이 이곳 귀도시를 찾는다!! 그리고 우리 악교족은 탁기에 오염되어 버린 그 멍청한 놈들을 명계에 보내주는 것 이 일과가 되었다?!! ”

“네!! 물론 제가 탁기에 오염되어 마귀가 될 수도 있습 니다. 하지만 저는 이곳의 일을 철저히 조사하여 세상 에 알려야 합니다. 아까 신공께서 말씀하셨죠? 이곳은 인간의 탐욕의 끝인 곳이라고? 그럼 또다시 일어나는 것을 방지 해야죠 탐욕에 물든 인간은 또다시 실수를 할수 있는 법이니까요..”

평소 화도 내지 않는 나는 무엇 때문에 발끈했을까? 나 의 악 받힌 소리에 야영지의 모든이들은 나를 응시하 였다. 그리고 그들의 표정은 점점 미소로 바뀌어 갔다.

“하하하하~ 재미있는 녀석이군, 아주 재미있어 몇일전 이곳을 지나쳐간 여행자도 너무 재미있는 녀석이었지. ... 자 선물이다. 액받이 나무로 만든 부적이다. 이것을 품에 지녀 그럼 어느정도 탁기에 견뎌 낼수 있을 꺼야. .”

빙그레 웃으면서 신구는 손바닥 만한 자신의 액받이 나무 부적을 나에게 건네주었다. 선 듯 자신의 목숨을 부지해주는 액받이 나무 부적을 주는 신구의 행동에 나는 어떠한 말을 해야할지 몰라 당황하다가 이내 허 리 굽혀 그에게 감사의 말을 건네었다.

“감사합니다!! 신공...”

“.....클클클.... 죽지나마 선비양반.....”

그렇게 악교족 주술사 신구랑 헤어지고 난 비교적 마 물이 적은 귀도시 남부를 가로질러 태상문 초소로 향 했다. 도시 남부를 지나치며 가면서 나는 천하사절인 환귀 익산운이 가까스로 최근에 다시 많은 마귀들을 봉인했다는 고도궁을 볼수 있었다. 위에 지붕이 동그 랗게 뻥 뚫린 고도궁은 삼십년이 지난 지금도 매우 아 름다웠다. 지금이라도 궁의 전각에는 잔잔한 거문고 소리가 흘러나올 것 같았다.

“크게겔......겔... 도용장군....님..의 명이...다.... 모두.... 죽여..라... 탁...기에..오염된....사람...들을...”

어디선가 음침하고 오싹한 소리에 나는 깜짝 놀라서 바닥에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내 앞에는 제대로 걷 지도 못하는 망자 수명이 몰려와있었다. 대부분 옛 운 국 병사였는지 찢겨진 군복에 갑옷 그리고 살점이 뜯 어져간 그들의 얼굴에서는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으...으아아아아!!!”

그들은 아직도 날이 날카롭게 선 칼을 앞세우며 나에 게 달려들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에 나는 급히 허리춤 에서 호신용 총포를 꺼네 들었지만, 너무 당황해서 제 대로 겨누기도 힘들었다.

“이얍!!!!!”

그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고함과 함께 망자사이로 한 거구의 사내가 기다란 창 하나만을 들고 뛰어들었다. 마치 한 마리의 승냥이처럼 그는 창을 휘둘러 망자들 을 하나 둘씩 쓰러뜨리기 시작하였다.

“크르르르......죽..여라.!!”

“전우들이여.... 이제 명계에서 편히 쉬게나....”

마지막 망자의 몸에 창을 꽂으면서 사내는 어딘가 모 르는 눈물 한방울을 흘려보냈다. 그가 그렇게 망자들 을 쓰러뜨릴 동안 나는 그저 멍하니 지켜볼 수밖에 없 었다. 창을 바로 잡으며 비틀거리며 나에게 다가오는 그의 모습에 나는 조금 찔끔하였다.

“허허....이런 귀도시에 이런 경국지색 미인이 웬일이 신가?”

남장을 한 나의 정체를 한번에 꿰 뚫어본 그는 빙그레 웃으며 나에게 손을 건네었다. 나는 얼떨결에 그의 손 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손이..차다..’

“감...감사합니다.. 대협....”

“감사하기는 난 그저 내가 해야할 일을 한 것 뿐이라네 .....”

얼굴에 심한 검상에 의한 흉터뿐인 사내는 한숨을 내 쉬며 하늘을 바라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자네는 이곳에 웬일인가? 근 30년간 이곳 고도궁 근 처를 배외한 산사람은 드물었는데...”

“아..예!! 태상문들이 있다는 초소로 향하던 중에 이 고 도궁을 가까이서 보고싶은 마음에....”

“후훗... 자네도 이 고도궁의 마력에 빠진게로군... 아 름답지 않은가? 특히 오늘 같이 보름달이 뜬 날이면 고 도궁은 더욱 빛이 난다네... 자 저걸보게....”

“와...예쁘다....”

달빛 때문에 빛이 나는 고도궁의 멋진 모습이 사내가 가리킨 아름다운 연못에서 비춰지는 모습에 나도 모르 게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발길이 바쁘지 않다면 내가 자네를 살려준 대가로 내 넋두리나 들어주지 않겠나? 요 근래 자네처럼 어여 쁜 미인은 본적이 없거든...”

“네.... 대협....”

이 세상에 살아가는 사람은 누구에게나 하고싶은 이야 기가 있는법, 방금까지 한 마리의 승냥이처럼 망자들 을 해치운 이 사내에게 무슨 이야기가 있을까? 나는 내 심 궁금해졌다.

“나는.... 이곳 고도궁의 수비대의 백인대장이었다네... . 도융장군의 부관이었지....”

도융.... 삼십년전 이 고도시의 수비대장인 청렴결백( 淸廉潔白)하고 고결하고 용맹한 운국의 장군으로 무 예는 능히 악교천왕과 자웅을 겨루고 지략은 검선 비 월조차 감탄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이곳에서 일 어난 천명제의 재앙에서 목숨을 걸고 많은 사람들을 지켜내었다. 그런 용맹한 장군의 부관이라니.... 나는 내심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였다.

“삼십년전 황제 폐하의 형이신 유주 섭광공께서 황제 폐하의 제위에 불만을 품고 천명제를 하셨다. 천명제 라는 것은 자네도 알다싶이 하늘에서 왕의 그릇된 자 에게 천명을 내려주는 것이다. 허나 섭광공은 왕의 그 릇이 되지 못하셨네,..... 결국 하늘의 노여움을 타 흉악 한 마귀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네....

그때 난 도융 장군님의 명을 받들어 고도성 주민들이 안전하게 도시를 빠져나갈수 있도록 마귀들을 막는 일 이었지,... 너무나 끔찍했어 마귀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사람을 죽였으며 그것들에게 죽거나 상처입은 사 람들은 탁기에 오염되어 마귀가 되었지......

상상이나 가는가? 탁기에 오염된 어미가 아무것도 모 른채 어미품에서 곤히 잠들어있는 갓난아이를 물어죽 이는 모습이?.....그 아비 규환 속에서 난 내 부하의 전 갈을 받았다네....

이곳 남부에 임시적으로 세워졌던 피나민들의 대피소 가 공격받았다군.... 그곳엔 나의 아내와 돌도 안 지난 나의 아이 그리고 어린 처제가 있었다네..

부하의 전갈을 받고 난 너무나 두려웠다네....... 사랑하 는 그들이 혹여 잘못되지 않았을까? 불안감을 커져만 갔네....... 결국 나는 멍청하게 전장터에서 도망을 칠 수밖에 없었다네 나랑 똑같은 처지의 전우와 내 부하 들을 버리고 난 그렇게 도망쳤다네.....

한참을 달려간 그곳은 이미,....... 말로 표현 못할만큼 너무나 끔찍했어 한사람이라도 더 지키기 위해 끝까지 칼자루를 놓지 않고 죽어있는 병사의 모습과 아이를 지키려는 어미의 시체... 말조차 못하고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의 시체들이 널브러져있었다네....

말이 나오지 못했어, 분명 이곳에 아내와 아이와 처제 가 있을 것이 분명했는데, 찾지를 못하겠는 거야.... 두 려웠어 언제나 나를 보고 웃어주던 아내가 죽었으면 어떻하지? 새침하게 웃던 처제가 새파랗게 두눈을 뜨 고 죽어있으면 어떻하지?... 두려웠어.......

어쩔줄 몰라하는 찰나에 문득 이 가락지가 눈에 들어 오더군,...... “

커다란 손가락에 어울리지 않게 앙증맞은 작은 구리로 만들어진 가락지를 꺼넨 사내는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아내에게 청혼을 하였을 때 준 정표였네.....그걸 보고 난 느꼈네 이미 나의 가족은 세상에 없고 아내가 나에게 하려했던 말을..... 나는 결국 나의 전장터로 돌 아갔지만, 이미 도융장군도 전우들도 부하들도 이미... .늦은 뒤였지....”

‘어랏?’

사내의 말을 경청하고 있던 나는 순간 사내의 모습이 흐릿하게 보이는 것에 거칠게 두눈을 비벼대었다. 그 럼에도 점점 사내의 모습은 흐릿하게 바뀌어가고 있었 다. 그런 나의 모습에 사내는 빙그레 웃으며 품고 있던 가락지를 나에게 건네주며 말을 건넸다.

"그 재앙 속에서 살아남은 자는 얼마 없었네,....찬란했 던 고도시의 명성도 이렇게 끝이났다네,...... 허무하지 않은가? 한 인간의 탐욕이 이렇게 까지 재앙이 될줄 누 가 알았겠는가?....."

"저기....."

점점 모습이 흐려지는 사내의 모습에 나는 무어라 말 하려고 하였지만, 사내는 그런 나의 말을 애써 무시하 려는 듯이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탁기에 물든 마물과의 전투 막바지 수월평원의 영수 들과 천하사절님들 께서 당도하셔서 비록 우리는 마물 들을 몰아낼수는 있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도시전체를 오염시킨 탁기는 잠재울수가 없었네,...... 이 도시를 지 키려 했던 나와 전우들은 맹약을 했다네, 죽어서라도 이 고도시를 지키겠노라고....... 그렇게 벌써 삼십년이 흘렀네....... 맹약을 했던 대부분의 전우들은 탁기를 못 이겨 마귀가 되거나, 혹여 혼백이 약해져 소멸하였고 이젠 나만 남게 되었네........"

그는 더이상 자신의 뒷이야기를 계속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그의 뒷이야기를 짐작할수 있었다. 비록 육체는 지독한 탁기와 범접할수 없는 세월에 이겨내지 못했지 만, 숭고한 무인의 정신만은 지독한 탁기가 감히 범접 하지 못한 것이었다. 다만 어느 우주 만물도 범접할수 없는 세월에는 그 숭고한 정신도 한계가 찾아오는 듯 싶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전투 막바지때 죽은 줄만 알았던 우리 처제가 살아있다는 소식을 들었네, 착하고 고운 아이지.....하지만 난 그 아이를

다시는 볼수 없었다네.... 그게 너무 아쉬워 자네 초면 에 결례인것을 알지만 하나만 부탁하세....."

"예 대협.... 혹여 부탁하실 것이...."

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는 나의 손바닥에 작고 동 그란 구리 가락지를 올려놓고 빙글에 웃으며 말을 이 었다.

"혹여 그 아이를 만나게 된다면 이 가락지를 건네주게, ..... 못난 형부의 가족은 명계에서 잘지낼테니 부디 행 복하라고...."

"예!! 꼭 찾아서 알려드릴께요.... 그 처제의 이름을..."

"진..서연... 참으로 예쁜 이름이지,... 하하 이렇게 오늘 같이 아름다운 보름달이 뜬날 자네 같은 귀인을 만나 참으로 기뻐...."

사내는 아주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서서히 나의 눈앞 에서 사라져 버렸다. 정말 그의 말처럼 하늘은 너무나 도 보름달이 밝았으며, 그 달빛으로 인해 내 손위 놓여 진 작은 구리 반지는 황금보다도 밝게 빛나고 있었다. 그렇게 이름 조차 알지 못하는 운국 장수의 혼령은 내 가 귀도시에서 머무는 동안 한번도 나타나지 않았다. 학자들은 혼백이 기를 다하면 성불조차 못하고 소멸한 다 하지만, 난 그가 성불하여 명계에서 가족을 만나서 생전에 누리지 못했던 행복을 누리며 살고있을 것이라 믿고 싶다.

몇몇 학자와 사람들은 말한다. 귀도시는 인간의 끝없 는 욕망과 탐욕때문에 빚어낸 것이라고, 나역시 그들 의 말에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하나 내가 다르게 생각 하는 것은 그 도시에 살았던 대부분의 사람들의 욕망 과 탐욕은 부와 권력 명예가 아닌 그저 가족과 오순도 순 웃음을 지어내면서 힘든 하루를 보내는 소박한 행 복이 그들의 욕망이자 탐욕이었것이라 나는 생각한다. 오늘도 귀도시의 탁기는 줄어들 생각은 하지 않으며 여전히 눈부신 태양은 뜨지도 않는다.

에고.... .....쓰고나니까 너무 아쉬워서... 조금 수정해 봤어요.. ^^

.....귀도시 미션을 깨다가 문득 생각이 나봐서 허접한

이야기를 끄적거려보네요.. 


 [단편]귀도시...세상에알려지지않은어느이야기 끝 

출처 ◎ 블소 이미지게시판 봉황기(슬프지만이게내여친이야)님 글.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