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짝사랑 누나한테 사기치다 ㅈ 될뻔한 썰
게시물ID : humordata_17549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로토씨
추천 : 23
조회수 : 4704회
댓글수 : 48개
등록시간 : 2018/06/05 17:16:05
벌써 5년정도 된 이야기야.
나는 집안사정때문에 군대를 좀 늦게가서 전역하자 마자 4학년으로 복학을 해야되는 상황이었어.
그러다 보니까 취업을 위해 진짜 열심히 살아야지는 개뿔 그냥 이때가 아니면 평생 못논다라는 마음으로
미친듯이 놀면서 단기알바로 자금을 충당하는 시기였음.
이렇게 하루하루를 보내고있는데 한동안 잘 안울리던 내 폰에서 카톡알람소리가 들리는거야
이게 무슨일인가 싶어 쳐다보니 나 대학생때 내가 정말 짝사랑했던 동아리 누나한테 온 카톡이였어.
이 누나는 대학교때 같은 동아리 선배였는데 그냥 틈틈히 봉사활동가고 봉사활동 끝나면 술마시고 그런 동아리였지.
사실 난 봉사활동에는 크게 관심없고 대학교 왔는데 여자애들도 좀 만나보고 인맥이나 좀 쌓아보자하는 마음으로 들어간거였어.
동아리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그랬는데 이 누나는 정말 달랐어.
옆에서 딱 봐도 진짜 봉사정신으로 차고 넘치는 스타일이였지. 항상 밝게 웃고 더워서 짜증날만한 날씨에도 짜증내기보다는
자기가 먼저 앞서서 궂은 일들도 다 하는.. 진짜 할머니 할아버지 똥오줌 다 치우고 샤워도 시켜주는데 인상 한번 안찌푸리는 .. 말그대로 천사같은 스타일이였지.
그래서 정말 많은 남자들이 이 누나를 짝사랑했고 나도 그 수많은 남정네들 중에 한명이였어.

하지만 나에겐 정말 큰 행운이 있었는데 바로 이 누나랑 나랑 집방향이 같았다는거지.
고작 걸어서 10분정도 차이?? 그래서 동아리 회식있는 날이나 별일 없는 날에 감사하게도 누나가 먼저 연락와서 같이 걸어가곤 했는데
진짜 그때 그 순간들이 지금 생각해도 너무 행복했던 순간들이었던거 같아.
심장은 콩닥콩닥 거리는데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척 장난도치고 오늘같이 더운날에는 누나가 "맥주나 한잔 할래?" 해서 
종종 단둘이 맥주도 마시곤 했어.
이런 시간들이 쌓여갈수록 내가 이 누나를 좋아하는 감정을 더이상 숨기지를 못하겠더라고.
그래서 고백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진짜 내 마음 다해서 고백해야겠다라고 생각하고 있던 중에 진짜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들었지.

바로 프랑스 봉사활동....
이 누나 외삼촌이 프랑스쪽에서 사업하시면서 자선봉사도 하시는데 아까도 말했지만 이 누나가 마음이 진짜 착해서
봉사활동도 좋아하고 앞으로 진로도 NGO쪽이나 봉사단체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보니까 외삼촌이 경험도 쌓을겸 와서 같이 알하면서
봉사도 해보자고 제안해 주셨나봐.. 워낙 멀기도 하고 갔다가 금방 오는것도 아니고 좀 있을 예정이라서 누나도 
엄청 고민하다가 결국 가기로 결정해서 다음달에 휴학하고 떠난다고 말하는거야..

난 이미 고백할 마음이 가득하고 진짜 좋아한다라는 말이 턱밑까지 왔는데 상황이 그렇다 보니 차마 고백을 못하겠더라.
한달뒤에 떠나는 사람한테 고백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고 거절했을 경우 괜히 어색해져서 그 한달이라는 기간동안 만날 수 없을수도 있다라는
생각 때문에 얘기 못했어...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누나는 떠났고 나는 학교 다니다가 좀 늦게 군대를 가게됐지.
군대에 있을 때 누나가 잠깐 한국오기도 했는데 타이밍이 안맞아서 결국 못보고 하다보니까 연락도 잘안되고 또 
누나네는 이사를 가서 집도 멀어지고 그렇게 모든게 다 흐지부지 되는 바람에 나도 그냥 혼자 설렜던 추억으로 간직하고 살아가고 있었지.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아무튼 그 누나한테 카톡이 온거야

"OO아 오랜만이야~ 잘지내?
사람이 카톡하나 보고 인생이 행복해질수도 있다라는 걸 깨달은 순간이었지.
너무 반가워서 나도 바로 답장하고 이것저것 물어보다가 내가 누나한테..사기...를 치게 되는 순간이 오고 말았지

누나 - "나 이제 여기 정리하고 한국들어가서 취업준비 할거야. 벌써부터 걱정이다 ㅠㅠ 넌 어떻게 지내?"
나님 - " 와 누나 진짜 오랜만 ㅋㅋㅋ 나야 잘 지내지. 나 이제 4학년 복학예정이라서 취업준비하면서 보내고 있어. 
          취업 너무 걱정하지마 누나. 누나 해외경험도 있고... 준비할 것도 사실 자격증이나 토익같은것만 준비하면 돼"
누나 - "진짜? 그래도 걱정이다... 너는 토익 잘해?"

뭐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대충 이런내용이였음 ㅋㅋㅋㅋㅋㅋ 핵심만!! 디테일은 금붕어라서 기억안남.
아무튼 누나의 이 토익잘해?라는 이 말을 듣는데 그동안 내안에 숨겨져 있었던 허세와 이 누나에게 잘보이고 싶다는
욕망 이 모든게 갑자기 튀어나와서 뭔 생각인지 나도 모르게 지르고 말았어

나님 - " ㅋㅋㅋ아니 나 토익 그렇게 잘하지는 않는데.. 그냥 900 조금 넘게나와"
누나 - " 와 그 정도면 진짜 잘하는거 아니야?? 나 한국 가면 토익 알려주면 안돼?"
나님 - " 걱정말고 오기나해 내가 매일매일 무료로 알려줄테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했음. 대책없이 질렀는데 진짜 나는 큰 사기를 치고 만거야.
태어나서 토익 단한번도 본적 없는 때였고 영어는 무슨 수능때도 겨우 5등급 턱걸이 했던 실력이라서 영어와는 진짜
거리가 먼 사람이었음.
근데 그냥 지르고 만거임. 누나한테 잘보이고 싶다는 순간적인 생각과 누나를 매일 볼수도 있다는 설렘에 들떠서..
하지만 그렇다고 다시 연락해서 누나 나 사실 토익한번도 본적이 없어.. 미안해라고 말할 수가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그날 저녁에 뭘 했는지 알아????????
지금까지 모은돈으로 토익학원을 등록했어 ㅋㅋㅋㅋㅋㅋㅋ 누나가 두달정도 있다가 오기로 해서 약 두달의 시간동안
토익을 미친듯이 공부하기로 결정했어.
일단 그래도 지금의 내 현재 실력을 알기위해서 토익모의고사를 봐야 되잖아. 그래서 인터넷에서 모의토익? 을 봤지
그리고 받아들인 내 성적표는 530점.. 그 밑이였나 아무튼 그 정도였어 두달만에 400점 정도를 올려야하는 미친일을 내가 만든거지.
하지만 그때는 무슨 자신감이였는지 무조건 해낸다라는 생각으로 똘똘 뭉쳤고.
바로 그 다음주부터 우리나라에서 나름 유명한 토익학원 그리고 토익쌤 강의를 듣기시작했어.
그리고 혼자 공부하기보다는 그래도 스터디가 나을 것 같아서 스터디 들어서 정말 친목따위는 갖다버리고 오직 공부!
오직 900점! 만 바라보면서 공부하기 시작했지.
학원 가고오는 시간에 영어단어 외우고 귀에는 항상 영어솰라솰라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게 이어폰을 꽂고 다녔고 강의선생님이
내준 과제는 무조건 해가는 진짜 수능때 이렇게 했음 못해도 SKY갔을거다라는 착각이 들만큼(착각이다..착각) 열심히 했고
내 모의고사 점수는 스터디원들이 볼때 거의 경외감을 느끼는 속도로 치솟아 오르고 있었지.

그렇게 두달의 시간이 지나고 난 마지막 모의고사에서 9백10점을 찍었어... 
그리고 그 주말에 본 정규토익시험 가채점 930점을 찍었음(나중에 실제점수도 그정도였음)
결국 난 해내고 만건지. 두달도 안된 시기에 400점을 올리는 기적을 이뤄내고 만거야.
그리고 이제 누나가 왔을 때 여유로우면서도 인자한 미소를 지으면서 "그건 이렇게 하는거야~"라는 지적인 남자의 섹시함이 무엇인지
가르쳐주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었지.
그렇게 시험을 마치고 지금까지 공부했던 스터디원들이랑 마지막으로 술한잔 하고 헤어지려고 하는데 
스터디원중에 귀여운 여자애가 끝나고 잠깐 둘이 보자고 하는거야. 무슨일이지? 하고 끝나고 잠깐 만나서 같이 걸어가는데 얘가 훅들어오더라.
나한테 고백을 한거야.....(태어나서 고백을 받아본적어서 망치맞는 기분이었음)
그것도 길에서 보면 귀여워서 한번더 쳐다볼 것 같은 애가 고백을 하더라고.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처음에 날 봤을때는 말도 없고 약간 정신을 놓은 사람인줄 알았데(그땐 진짜 그런 상황이긴 했지)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성적도 팍팍 오르는데 자만하지 않고(난 900점이 목표였기 때문에 자만할수가 없었음)
매번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호감을 갖기 시작했고 얘기하다 보니까 말도 잘 통해서(진짜 코드가 잘 통하긴했음)
용기내서 고백하는거라고 하더라고... 자기 태어나서 고백 처음해본다고 하면서 고백하는데.....아 진짜 엄청 흔들렸음.
하지만 뭘 어쩌겠음... 난 그 짝사랑 누나를 위해 지금까지 버텨온건데... 그래서 진짜 눈물을 머금고 거절을 했어..

그리고 그 다다음날인가 누나한테 연락을 했지.
나님- "누나 이제 다다음주면 오겠네 ㅋㅋㅋㅋ 귀국 준비 잘하고 있어?"
누나 - "OO아.....어떡해......미안해 나 귀국하려고 했는데 .. 진짜 운좋게 내가 정말 일하고 싶은곳에서 일하게 되서 안가기로 했어 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지 이건????????
난 대체 두달동안 뭘한거고 이 누나는 대체 이 얘기를 왜 이제와서야 해주는거지
라는 생각에 와 서운함과 빡침과 짜증과 진짜 온갖 감정이 다 들었어. 비록 토익점수를 얻긴했지만 정말 나한테는 그게 메인이 아니였거든..
그래서 솔직히 얘기했지... 나 사실 토익 점수 진짜 낮았는데 누나때문에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이 점수가 됐고 정말 열심히 했다고
거짓말 한거는 미안한데 내가 그만큼 누나 좋아하는 감정이 크다고 얘기하니까
누나가 깜짝 놀라면서 미안하데....... 사실 좀 후회했음
구구절절 얘기해서 뭘 하냐 이걸 어짜피 다 끝난일인데.... 그렇게 좌절의 시간을 보내니까 나한테 고백했던 그 애가 생각나더라고 ㅋㅋㅋㅋㅋ
아 내가 그때 미안했다고 다시 고백할까?? 겁나 찌질해 보일텐데 어떡하지.. 라고 생각하다가
그래 좀 찌질하고 양심없어 보이지만 그래도 고백하자.
하고 그 아이를 불러서 내가 미안하다고 혹시 마음이 변하지 않았다면 잘 해보지 않겠냐고 얘기를 했어
그러니까 그 귀여운여자애 왈
" 미안해요 오빠... 그렇게 거절받고나니까 처음엔 좀 아프긴 했는데 .. 생각보다 괜찮더라구요
  제가 오빠를 막 그렇게 크게 좋아한건 아닌가 봐요... 그리고 사실 지금 좀 마음에 드는 애가 생겨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작 일주일만에 좋아하는 애가 생겼다는 거임
결국 나는 1주일 만에 누나한테 까이고 얘한테 까이고 연속 두번까이는 놀라운 일을 해내고 말았지
다 쓰고 나니까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릴려고 이걸쓰고 있나싶다.
아무튼 지금은 그때 받았던 토익점수 덕분인지 나름 이름있는 회사다니면서 일하고 있음.
물론 여친은 없고 나 빼고 누나와 그 귀여운여자애는 둘다 멋진 남친 한명씩 만들어서 열심히 인스타에 사진 올리고 있음
글쓰다 보니까 빢치네. 언팔하고 잠이나 자야겠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