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 개그 (66) – 산중문답 “공방”의 정의>

 

E 빗소리 + 스승의 코고는 소리

 

스승 : (코고는 소리) 드르렁! 드르렁!

제자 : (혼잣말로) 오늘도 여전히 수업은 뒷전이고 주무시겠다. (한숨 쉬며) 알아서 하십시오. 저도 더 이상 징징되지 않고 우리 산사에 미래를 위해 힘쓰겠사옵니다. 지금 산사를 둘러보니 고칠 곳이 많아 우선 공방을 만들도록 하겠사옵니다. 한편으로는 산사를 고치고, 다른 한편으로는 주변에 널려 있는 고목을 주어다 손질해 공예품을 만들어 팔아 그 수익금으로 정리해 나아가면 목적을 이룰 것 같아서요. 그럼 먼저 고사된 소나무의 밑동을 파내도록 하겠사옵니다. 곡괭이 척! 양손에 침을 퇫퇫! 이어서 곡괭이 자루를 움켜쥐고 쳐들어 내리 쳐서 콱! 우지끈!

스승 :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나며) 제자야! 제자야! 저승사자가 나를 묻으려고 땅을 판다 빨리 부적을 가져 오너라!!

제자 : (기가 막혀) 알겠사옵니다! 그럼 이거라도 붙이겠습니다! 이마에 척!

스승 :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이고 그런데 이 역겨운 냄새는 뭐냐?

제자 : (태연하게) 아 그 화장지요. 종이가 워낙 귀해서 1차로 닦고 넣어 둔 것이옵니다!

스승 : (놀라) 뭐야?! 그럼 내 이마가 너의 항문을 닦은 휴지와 만나고 있단 말이냐?

제자 : 그런 셈이죠. 하지만 그리 많이 묻은 것은 아니니. 신경 쓰지 마시고 그냥 주무십시오. 전 지금 실사단 마중 산사 수리에 정신이 없사옵니다. 그리고 그동안 구라 교육일지도 써야하고....

스승 : (놀라) 무슨 소리냐? 내가 너의 성화에 마지못해 교육하긴 했지만 한 번도 빼먹은 적은 없다. 오늘도 마찬가지야. 바로 수업이다! 그래 오늘 또 뭐가 궁금하냐?

제자 : (한숨 쉬며) 허긴 항상 이런 식이죠. 아무튼 좋습니다. 질문을 하도록 하겠사옵니다. 선거 물론이고 각종 토론회를 했다고 하면 후보와 토론자들 간의 공방이 많은데요? 공방의 정의는 무엇이옵니까?

스승 : (짜증) 인석아 뭐긴 뭐야! “공작”이지!!

제자 : 일정한 목적을 위하여 미리 일을 꾸는 것이요? 그건 왜 그렇사옵니까?

스승 : 인마! 왜긴 왜야! 선거 때봐라. 서로가 자신만의 참신한 공약으로 대결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흠집을 내는 네거티브로 일관하고 있지 않느냐? 누구는 백주대낮에 전봇대에 쉬하다 걸려 벌금을 물었다. 어떤 사람은 술 취한 여성을 호텔로 끌고 들어가 초토화 시켰다. 더욱 웃기는 것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소를 길러 트림과 방귀로 지구를 해치고 있다는 등 그야말로 생쇼들을 하고 있지 않느냐. 따지고 보면 그들 모두가 오십보백보로 한두 개 별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뭐가 잘났다고 그런지 웃음이 앞을 가린다. 고로 이런 치사한 공작보다는 진정으로 어떻게 하면 지역 발전을 시키겠느냐? 의 공작이 더 중요하지 않나 싶은데 왜들 그러는지. 답답하다. 안 그러냐? 제자야?

제자 : 맞사옵니다. 하오면 스승님께서 곧 있을 전도협 선거의 라이벌 쌍봉도사의 약점을 적어 두신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옵니까?

스승 : (당황해) 이 인마! 그건 최소한 이런 짓은 하지 않아야 겠다는 마음 다짐용으로 적은 것이야! 근데 뭐?! 좌우지간 저 녀석은 남의 속도 모르고 음흉한 인간으로 모는 나쁜 버릇이 있다니까. 교활한 녀석 같으니라고! 인마! 그렇게 내가 싫으면 당장 하산하라니까!

제자 : (단호하게) 그렇게는 못하옵니다! 입버릇처럼 말씀 드렸듯이 소인의 신념은 절이 보기 싫다고 떠나는 게 아니라 마음에 들 때까지 고치는 겁니다!

스승 : (빈정대며) 그래?, 그럼, 알아서 해라! 내 기필코 네 고집을 꺾고 말테니까! 그럼 난 또 한숨 때리려니까. 알아서 놀아라. 드르렁. 드르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