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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구가 우주의 눈물 한 방울이라면
게시물ID : freeboard_17569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밋밋한
추천 : 6
조회수 : 19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8/06/11 00:46:04
긴 손가락으로 애써 박아 넣은 보름달이 내려앉아요
이 지구가 우주의 난간이라면
나는 지금 펄럭이는 하얀 빨래의 위치에 서 있죠
정이 들도록 오래 머물지 않고
빨래를 걷어 쉽게 떠날 수 있다니 한참이나 기쁘죠

토요일엔 지도를 펴 보겠어요 내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한 후엔
꼭 필요한 것만 배낭에 넣고서 다른 생으로 넘어가야죠
이 지구가 우주의 간장 종지라면 오늘은 저 별들을 찍어 먹을래요
이 지구가 우주의 눈물 한 방울이라면 오늘은 우산을 쓰고 초원으로 가야죠
표범을 타고 날뛰며 새로 산 초록 머플러를 휘날려야죠
 
아 ─
입을 벌린 먹장구름이 지구별 세척을 마치고 가는 새벽
주인집 아주머니가 가마니 속 젖은 콩들을 테라스에 쏟아놓고 말려보며
별 하나에 콩 하나와 콩 하나에 추억 하나를 세어 봅니다
 
토요일엔 아주머니
식구처럼 키워온 양들을 팔러 시장에 나가보세요
제일 어린 양 한 마리는 남겨 두세요
그날 저녁은 새끼 양고기 바베큐로 파티를 열어주세요
보름달처럼 환하게 웃으며 늑대처럼 씩씩하게 뜯어 먹게요
 
일요일엔
치즈를 말리러 지붕에 올라가겠죠
이 지구가 우주의 도시락이라면 치즈 한 덩이는 지도에 싸서
배낭에 넣고 떠날래요
출처 이 지구가 우주의 도시락이라면
-김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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