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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6월10일> SY-44 최루탄이 직격 발사되다!
게시물ID : panic_987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빛나는길
추천 : 2
조회수 : 51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6/26 16:2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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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SY-44 최루탄이 직격 발사되다
 

민정당 중앙 정치연수원 점거 농성으로 구속된 학생들이 남부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들 중에 이호은의 모습도 보인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반성문을 제출하지 않은 이호은이 재판에 회부됐다. 법정 방청석에는 이호은의 어머니 모습이 보인다. 검사의 공소사실을 다 들은 판사가 이호은에게 명한다.
피고 이호은! 최후 진술하세요.”
허약한 외모와 달리 자리에서 일어난 이호은이 당당하게 최후 진술을 한다.
오늘 저는 모두가 평등하게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반민중적인 전두환 정권과 싸우다 이 자리에 서게 됐습니다. 제가 판사님께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이 땅의 모든 양심 세력들은 전두환 파쇼정권 타도 투쟁에 힘을 합쳐야 합니다. 판사님도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십시오. 전두환 파쇼정권 타도 투쟁에 즉각적인 동참 요청으로 최후 진술을 마치겠습니다.”
최후진술을 마치고 이호은이 뒤돌아서 방청석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고 구호를 외친다.
장기집권 획책하는 전두환 정권 타도하자!”
방청석에 있던 학생들 수십 명이 동조하며 구호를 따라 외친다. 판사도 전두환 타도 투쟁에 동참하라는 이호은의 요구에 판사 얼굴에 불쾌감이 감돈다. 소란이 일어나자 법정 경위가 이호은 등을 강제로 끌고 나간다. 이호은의 어머니가 방청석에 앉아 애타게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이날 이호은의 재판을 방청석에서 지켜본 김영철이 시내 다방에서 이정훈을 만났다.
오늘 재판 어땠어?”
호은이가 최후진술에서 판사한테 전두환 타도 투쟁에 동참하라고 하는 바람에 실형 나왔어요. 안 그랬으면 집행유예 받았을 텐데요.
걱정이다. 몸도 안 좋은데…….
그런데요, 우리가 몰랐던 사실이 있어요.”
김영철의 몰랐던 사실이라는 말에 이정훈이 궁금해졌다.
뭔데?”
호은이랑 같은 유치장에 있었던 친구들 말을 들어보니 호은이 아버지가 큰 기업 사장이래요. 호은이가 운동한다고 집을 나가서 집에서 돈을 한 푼도 안 줬데요.
, 그래서 호은이가 늘 어려웠구나.”
그리고 호은이가 재수할 때 아르바이트로 택시 운전했다는 건 그냥 우리한테 둘러대려고 한 말이에요. 입학선물로 호은이 할아버지가 자가용을 사줬는데, 친구들 보기 미안하다고 학교에는 차를 안 몰고 왔데요.
이호은의 집안 내력까지 듣고 이정훈이 말한다.
~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호은이가 우리보다 훨씬 어렵게 산다고 걱정을 많이 했는데, 호은이가 그전까지 살아왔던 부유했던 삶을 부정하느라 얼마나 힘들었겠니?”
이정훈이 진심으로 후배를 걱정한다.
정훈이 형 집도 혹시 재벌 아니에요?”
재벌? 어떻게 알았어?”
김영철의 농담에 이정훈이 살짝 맞장구를 쳐준다.
그나저나 오늘 신촌 로터리 시위가 걱정되는데.”
왜요?”
민정당 중앙연수원이 우리한테 털린 이후에 처음 붙는 싸움이라 적들이 독이 올라 있을거야.
이정훈이 손목시계를 본다. 시계 바늘이 4시를 지나가고 있다.
오후 4시 정각에 맞춰 시위 주동자가 신촌 로터리에서 시위대를 모았다. 그리고 스크럼을 짜려는데 전투경찰들이 SY- 44 최루탄 발사기를 장전하고 시위대 방향으로 각도를 45도 기울인다. 이에 뒤에 있던 최성식이
발사기 각도 수평으로! 직격탄 발사 준비!”
명령한다. 이에 전경들이 최루탄 발사기를 뒤로 한번 제꼈다가 다시 앞으로 가져간다. 원래 최루탄 발사기는 직격 발사를 막기 위해 발사기가 수평으로 놓이며 최루탄이 안나가게 설계되어있다. 그런데 이것을 풀기 위해 발사기를 한번 뒤로 돌리는 편법을 쓴 것이다. 전경들 최루탄 발사기가 수평으로 시위대 정면을 겨냥한다.
발사!”
최성식이 망설이 없이 명령한다. 여러 발의 최루탄이 총알처럼 앞으로 날아간다. 급작스레 정면으로 날아오는 최루탄에 시위대가 깜짝 놀란다. 학생들 가슴에 정통으로 날아와 터진 것이다. 최루탄을 다리를 맞고 쓰러지는 학생들을 보고 최성식이 거침없이 다음 명령을 내린다.
사복 체포조 뛰어가!”
최루탄 직격탄 발사에 흥분한 학생들이 달려오는 사복 체포조와 백병전 비슷하게 붙는다. 사복 체포조가 학생들을 향해 사과탄을 던진다. 사과탄이 바로 얼굴 앞에서 터지며 파편이 얼굴에 박히는 학생도 있다. 피흘리는 학생들이 속출한다. 각목을 들고 있던 남학생들이 그런 사복 체포조를 향해 각목을 휘두른다. 사복 체포조들도 각목에 맞아 쓰러진다. 차도 위에서 수십 명이 엉겨 붙는 싸움이 벌어진다. 잠시 후, 흘리고 정신을 잃은 학생들이 사복 체포조에게 질질 끌려간다.
이 시간, 세종로에 위치한 미국대사관 공보실에서 직원채용 면접을 미국인 영사가 직접 하고 있다. 최종 면접에 3명의 학생이 앉아 있는데 그 중에 한 명이 최지혜다. 미국인 영사가 첫 번째 면접 학생에게 영어로 묻고 학생도 영어로 답변한다.
- 당신은 학생 시위 같은 테러 활동을 한 적이 있는가?
- 미국 대사관 공보 직을 지원한 동기는?
첫 번째 학생의 면접이 끝나고 두 번째 학생의 면접이 진행된다. 미국 영사가 지원 서류를 보면서 학생에게 묻는다.
- 당신은 시위 관련으로 구류처분을 받은 적이 있는데?
이에 면접 학생이 약간 당황하며 말한다.
“1학년 때라 멋모르고 그랬습니다. 그때 일을 반성하고 있습니다.”
미국 영사가 부정적인 표정을 짓는다. 마지막 면접자는 최지혜다.
- 최지혜 학생은 시위에 참여한 적이 있는가?
최지혜가 없다고 짧게 대답한다. 미국 영사의 질문이 이어진다.
- 최근 들어 한국인들의 반미감정이 점점 고조되는데 당신이 생각하는 해결방법은?
반미 감정을 잠재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한국과 미국은 영원한 우방이라는 점을 군사동맹 뿐만 아니라 문화교류로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최지혜의 명쾌한 답변에 미국 영사가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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