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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가 침공했다 4화 (외계공포소설)
게시물ID : panic_987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폭풍처럼쓰자
추천 : 6
조회수 : 641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8/06/27 20:5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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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공포게시판 이용자 여러분.

제 부족한 작품을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작품 분량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도 계시고 보시는 분들 참고도 하시라고

작품에 대해 간단히 설명드리려 합니다.

작품은 간단하게 말해 평범한 한 남자가 외계침공을 당한 지구에서 ‘지능을 가진 포악한 외계생명체’ + ‘사이코패스 본성을 드러낸 인간’ 들을 상대로 싸우며 지구 종말의 과정을 겪어나가는 공포생존물입니다.

분량은 장편소설이라 호흡이 좀 깁니다. 빠른 결말을 기대한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추천해주시고 댓글 달아주신 분들 정말 감사드리고요,

4화 재밌게 읽으시길 바랍니다.



분명했다. 외계바이러스였다. 보통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짧으면 2~3일. 외계비행체가 오늘 아침에 등장했으니까 이건 잠복기가 엄청 짧은 바이러스라는 뜻이다. 아직 치사율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지만 지금까지의 전개로 보아선 감기 같이 친근하고 귀여운 병은 아닐 거다. 전 세계적으로 미지의 비행물체가 1만 대 가까이 지구에 왔다. 그게 지금 전 세계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엄청 잠복기가 짧은 바이러스의 발원지가 9000여 곳이라는 의미는 현민을 소름 돋게 만들었다. 전염은 굉장히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7500만 명이 죽은 흑사병, 4000만 명이 죽은 스페인 독감, 그것들과 비교도 안 될 정도의 최악의 전염병이 될 것이다.

 

현주는 반사적으로 자기 책상에 있는 손세정제를 한번 눌러서 짰다. 그리고 그걸 손에 싹싹 발라 비볐다. 현민은 서둘러 집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 가세요?”

현주가 물었다.

“집으로 가야겠어. 너희도 얼른 집으로 가.”

“네? 퇴근시간 15분 남았는데...”

진석이 말했다.

“그냥 퇴근해. 얼른 집으로 가서 밖에 나오지 말고 상황 지켜봐. 이제 곧 엄청난 전염병이 유행할지도 모르니까. 팀장님한테는 내가 상황 봐서 내일 출근해야 되는지 물어보고 말해줄게.”

 

현주와 진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현민은 서랍에서 새 미세먼지 마스크를 꺼내 썼다. 어설픈 대책이었지만 안 한 것 보단 낫겠다 싶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숨 쉬기 좀 불편해도 좀 더 방역이 잘되는 등급으로 사는 건데 하고 후회가 되었다. 퇴근 준비를 다 하고 현민은 짐을 챙기는 현주와 진석에게 물었다.

“너희들 미세먼지 마스크 있어?”

현주와 진석이 고개를 저었다. 현민은 서랍에서 여분의 마스크를 꺼내 던져 주었다.

“집에 갈 때 그거라도 쓰고 가. 가면서 사람들이랑 최대한 접촉하지 말고.”

 

현민은 서둘러 회사 건물을 나왔다. 교통상황은 좋지 않았다. 안 그래도 퇴근길에는 밀리는데 일부지역 교통통제 때문에 우회하는 차량들로 도로가 혼잡을 빚었다. 현민은 걸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빠르게 걸으면 한 시간 조금 넘게 걸려서 집에 도착하리라.

 

현민은 걸으면서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머니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아, 왜 전화를 안 받는 거야?”

맘이 조급해진 현민이 다시 걸자 그때서야 어머니가 전활 받았다.

“엄마, 전염병이 퍼질 수도 있어서...”

전화를 받자마자 현민이 말을 쏟아내는데 어머니가 대뜸 물었다.

“너 집에 오고 있어?”

“어 지금 가고 있어.”

“사람들하고 접촉 피해서 얼른 와. 지금 전염병 환자 발생했대. 외계바이러스일지도 모른다는데.”

“뉴스에 나왔어?”

“어.”

“알았어. 엄마, 집에서 나오지 말고 꼼짝 말고 있어. 괜히 비상식량 사러 간다고 마트 가지 말고. 그건 내가 사갈 테니까.”

“마트를 가? 이 난리에? 거기 사람들 붐비잖아.”

“비상식량 필요해. 이거 오래 갈 거야. 마스크 쓰고 금방 갔다 올 테니까 걱정하지 마.”

현민은 전화를 끊고 근처 약국에 들러 방역마스크 열 묶음짜리를 2세트 샀다. 가장 방역능력이 좋은 등급의 마스크였다. 방역고글도 샀다. 자신과 어머니 거 2개를 사고 항균스프레이와 손세정제도 추가로 구입했다. 현민이 계산할 때 서너 명의 사람들이 헐레벌떡 더 들어와 방역마스크를 달라고 했다. 현민은 고글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약국을 나왔다.

 

빠른 걸음으로 10분 쯤 걷는데 현주에게서 전화가 왔다. 맘이 급한데 성가시게 왜 전화인가 생각이 들었다가 현민은 문득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 현민의 손에 든 전화가 지이이잉... 지이이잉... 진동을 하며 현민이 받기를 기다렸다.

“어. 왜?”

“대리님!”

현주는 울고 있었다. 그 울음소리를 듣자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으로 현민은 목 뒤쪽의 피가 싸악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왜 그래? 무슨 일이야?”

현민이 묻자 잠시 진정하려고 애를 쓰는 현주의 호흡이 수화기로 들렸다.

“진석이가 눈이랑 코에서 피를 흘리고 있어요..... 아무래도 바이러스에 감염된 거 같아요.”

 

현민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진석이를 안타깝게 생각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여태 감염자와 함께 있었다는 사실 때문에. 자신이 진석과 직접적인 접촉을 했던가? 현민은 빠르게 아침부터의 일을 생각했다. 접촉한 일은 없는 것 같았다. 빵을 사다 줄 때도 책상위에 툭 던져 주었다. 그러나 피부접촉을 안 했다고 해도 감염경로가 호흡기면 이미 자신도 감염이 되었을 가능성이 컸다. 이런 저런 생각으로 현민의 머릿속에는 현주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대리님? 어떡해요?? 대리님? 대리님!”

현주가 소리치는 통에 현민은 정신이 들었다.

“지금 진석이랑 떨어져 있지?”

“네, 같이 걷다가 피 흘리는 거 보고 떨어져 나왔어요. 저 너무 무서워요. 그냥 멀리서 보고만 있는데 어떡해요...”

“진석이는 지금 어디에 있어?”

“지금 충격 받아서 회사 앞 인도에 그냥 털썩 주저앉아 있어요. 스타벅스 앞이요. 저는 멀리서 그거 보고 있고.”

“일단 119 불러. 진석이한테 다가가지 말고.”

“119는 다른 사람이 이미 불렀어요. 저는 너무 당황해서... 아무것도 못하고...”

“그럼 일단 그냥 떨어져 있어. 가까이 가지 말고. 따로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네... 근데... 대리님... 저도 감염되었으면 어떡하죠....?”

현주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그 심정이 충분히 이해가 갔다. 자신도 그러니까.

“지금 마스크 쓰고 있어?”

“네.”

“내가 준 직후부터 계속 쓰고 있었지?”

“네.”

“진석이 피가 튀거나 그러진 않았고?”

“네.”

“오늘 진석이랑 접촉한 적 있어?”

“직접 피부가 닿거나 그런 건 없었어요.”

“그럼 일단 너무 걱정하지 말고 집에 갈 때까지 그거 벗지 말고 잘 밀착시켜서 계속 끼고 있어. 가다가 약국 들러서 방역고글 같은 것도 사서 끼고.”

“네.”

 

현민은 전화를 끊고 낭패감에 핸드폰을 집어 던질 뻔했다. 여태 감염자와 같이 있었다니. 그렇다면 이미 자신에게 전염되었을 수도 있다. 현민은 자신의 눈과 코를 만져보았다. 괜히 피가 흐르는 느낌이 들어서.

‘일단 빨리 집으로 가자.’

 

현민은 이어폰으로 라디오 뉴스를 들으면서 집으로 향했다. 얼마간 걷자 전염병 환자가 전국에서 속속들이 신고 되고 있다는 얘기가 앵커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뉴스 앵커는 바이러스와 세균 전문가를 패널로 불러 의견을 물었다. 현민도 다 알고 있는 얘기가 나왔다. 감기 예방법과 똑같았다. 손 깨끗이 씻어라, 기침은 손으로 가리고 해라, 사람들과 접촉하지 마라.

 

현민은 집으로 돌아오며 눈과 코에서 피를 쏟는 사람을 두 명 목격했다. 그 둘은 하나같이 손바닥을 완전히 적셔버릴 정도의 피를 쏟았다. 곁에서 길을 걷던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그 사람에게서 떨어져나갔다. 그때마다 현민은 자신의 눈을 만져보았다. 갑자기 눈에서 피가 흘러나와 시야를 붉게 물들일까봐 겁이 났다.

 

다행히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현민에게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집에 거의 다 왔을 때 핸드폰 문자가 왔다. 일수였다.

- 내가 맞았지? 내 말 졸라 무시하더니.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봐라. -

“이런 미친 새끼가...”

입에서 욕이 절로 튀어나왔다. 현민은 일수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옆에 있으면 피떡이 될 때까지 패주고 싶을 만큼 열이 뻗쳤지만 열이 서서히 식으며 곧 깨달았다. 일수가 맞았다는 것을.

팀장에게 물어볼 것도 없이 내일 출근은 못할 것 같았다.

 

현민은 아파트에 도착해서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 자신의 승용차에 탔다. 마트로 향하기 위해 시동을 거는 순간 뉴스에서 첫 전염병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이어폰으로 흘러들어와 귀에 꽂혔다. 벌써 사망자라고? 놈들이 지구에 온지 하루도 안 지났는데.

현민은 차의 룸미러에 대고 다시 한번 눈을 확인했다. 멀쩡했다. 현민은 엑셀을 밟고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집 근처 마트에 도착한 현민은 마트 주차장에 주차한 뒤 마스크를 더욱 꽉 조였다. 그리고 카트 하나를 집어 마트 안으로 들어갔다. 분명 이건 장기적으로 견뎌야 될 시련이었다. 집에서 버틸 식량과 연료 등등이 필요했다.

마트는 이미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다들 바이러스 뉴스를 들었는지 마스크를 하고 있었다.

 

현민은 사람들과 최대한 안 부딪히려고 노력하며 통로를 달렸다. 부탄가스, 양초, 손전등, 건전지 등을 얼른 카트에 집어넣은 다음 바로 곡식 코너로 달렸다. 곡식 코너는 어느 곳 보다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었다. 남자직원들이 쌀을 잔뜩 빼가려는 사람들을 막아서고 있었다.

“잠깐만요! 순서대로 드릴 테니까 밀지 마세요! 밀지 마세요!”

그러나 남자직원 세 명이 곡식 코너를 지키기엔 사방에 수십 명의 사람들이 몰려 있어 역부족이었다. 현민은 사람들 틈 사이로 들어가 남자직원의 눈을 피해 겨우 쌀 포대 하나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쌀포대 하나를 카트에 넣은 다음 달려서 라면 코너로 향했다. 라면들도 이미 동이 난 상태였다. 즉석밥 코너도 마찬가지였다. 현민은 통조림 코너로 가서 몇 개 남은 참치 통조림을 잔뜩 집어 카트에 쏟아 넣었다. 그리고 국수가락 다발을 20개 정도 집었다. 금세 카트가 꽉 찼다.

 

계산대마다 줄이 길었다. 상품진열대 사이까지 그 줄이 침범해 있었다. 사람들의 카트는 저마다 꽉 차 있었고 누군가와 접촉할까봐 카트의 물건을 누가 집어갈까 봐 모두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었다.

줄을 선 사람들 중 한 사람이 계산 좀 빨리하라고 점원에게 소리쳤다. 계산이 오래 걸리는 게 점원 잘못이 아닌데도 그 말에 동조하는 신경질적인 목소리들이 이어졌다. 질서는 이미 무너져 갈 조짐을 보였다. 현민은 상황이 더 심각해지면 이 사람들이 어떻게 변하게 될까 생각했다.

 

현민은 마트에서 나와 다시 집으로 왔다. 그때까지도 현민은 감염증상이 없었지만 바로 집으로 올라갈 수가 없었다. 바이러스 잠복기 상태일 수도 있었다. 괜히 어머니까지 전염시켜 죽게 만들 순 없었다. 현민은 운전석 목받이에 목을 기대고 앉았다. 뉴스에서는 전염병 사망자가 계속 늘고 있다는 앵커의 걱정스런 목소리가 들렸다. 현민은 눈을 감고 생각했다.

‘진석이한테 이미 옮았다면... 나도 끝이겠지...’

 

차분해지려고 눈을 감았는데 오히려 맘이 불안해졌다. 현민은 현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늘 하루 진석과 좀 더 가까이 있었던 것은 현주였다. 감기에 자주 걸려서 병가를 자주 썼던 그녀. 자기보다 면역력이 약한 그녀가 감염이 되지 않았다면 자기도 감염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통화음이 계속 갔다. 신호가 길어질수록 현민은 불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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