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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에서 만난 귀신
게시물ID : panic_988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공부안함
추천 : 43
조회수 : 6338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8/07/06 11:37:42
공게를 좋아하는 주로 눈팅족입니다.
십년 넘은 오래 전 얘기지만  한번 나눠 볼께요.

제 지인 한분이 제주도에 사실 때 일입니다.
친구 주선으로 소개팅을 하게 됐는데
여자분이 꽤 괜찮더랍니다.

같이 차마시고 식사하고, 드라이브나 하자고 나서서
한라산쪽으로 달리게 되었답니다.  

산 중턱쯤 되었을까, 길 한가운데 뭔가가 있어 
차를 천천히 움직여 가까니 가보니
누런 황소가 길에 앉아있더라네요.

오밤중에 소가 산 한가운데 앉아 있다니... 
마치 더 이상 올라가지 말라는 듯
버티고 앉아 꿈쩍 않더랍니다.
당황했지만 여자분이 기다리고 있으니
차에서 내려 꿈쩍 앉는 소를 밀어
 길 옆으로 몰아내고 좀 더 위쪽으로 갔다고 합니다.

그 지인분 말로는 지나고보니 그 소가 
뭔가 경고하려던 거 아닌가 싶답니다.

한참 더 달려 낮은 봉우리쪽(?) 어딘가 
차를 세우고 벤치에 여자분과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대요.

그런데 건너편쪽 다른 봉우리 꼭대기에서 
뭔가가 너울너울 움직이는 게 흐릿하게 보여
두 사람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그 무언가를 뚫어지게 보기 시작했답니다.

너울대던 그것은 조금 뒤 갑자기 빠른 속도로
두 사람이 있는 봉우리쪽으로 날아오기 시작했는데
곧 그것이 하얀 옷을 입은 여자 형체라는 걸 깨달았대요.

몇십미터 앞까지 도달했을 때
제 지인분과 여자분 모두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차로 기다시피 도망을 쳤답니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시동을 켜고
어떻게 산 아래로 내려왔는지 기억도 안난다고 합니다.
마지막 남은 정신을 차리고
여자분을 먼저 집 근처에 내려준 다음
자기 집으로 돌아와 기절하듯 잠들었다네요.

무서운 이야기는 여기가 끝입니다.
한가지 재밌는 점은, 
두 사람이 서로 꽤 호감을 느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건 때문인지 서로 절대 연락 안하고 그대로 끝났답니다.
아마 상대를 생각하면 자동으로 떠오르는 
공포 때문 아니었을까 싶더군요.

제가 최근에 그 지인을 함께 아는 분들에게 
오랜만에 이 이야기를 했더니
한번의 소개팅 후 사라진 그 여자분도 
혹시 귀신아니냐는 반응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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