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창기 MCU는 세계관을 기초를 다지는 과정에서 현실감을 더하기 위해,

현실에서도 실존하는 기업(편의점, 도넛가게, 베스킨, 버거킹)을 등장시키거나,

아예 배경무대 자체를 현실의 공간(뉴욕, 샌프란, 아프간, 독일, 영국, 한국)으로 설정함.

관객들이 아크원자로 따위가 존재하는 말도 안 되는 허구의 세계관을 보면서도,

저게 현실에도 진짜 있을법한 일이라고 착각하게 만들어줌.

와칸다나 소코비아, 가오갤의 와계행성 같은 허구의 배경을 등장시키는건, MCU 세계관의 틀이 어느정도 잡히고 난 뒤였음.

반면에 DCFU는 그런게 부족함.

맨옵스에서 클라크 켄트의 고향이 켄자스라는 점을 제외하면, 전부 현실감이 없는 가상의 설정들뿐임.

메트로폴리스, 고담시티, 아마존, 아틀란티스 등등,

DCFU라는 세계관의 틀 자체가 '실존감이 없는 허구의 설정'으로만 이루어짐.

영화를 보면서도 미묘하게 만화같은 느낌이 드는 이유는 이 때문이라고 봄.

뿐만아니라, DCFU의 세계관 배경설정에 관한 설명이 부족한것도 문제가 됨

위에서도 말 했듯이, MCU는 따로 배경을 설명하지 않아도 되게끔 주요 무대를 주로 현실의 장소로 삼았고,

이후 그걸 기준으로, 가오갤의 외계 행성이나, 와칸다 같은 허구의 공간을 따로 편입시키는 방식을 사용했음.

마치 현실에도 아이언맨이 있을것 같으며, 우주 어딘가에도 그런 허구의 행성이 있을것 같다는 착각을 심어줌.

반대로 DCFU는 주요 무대가 되는 메트로폴리스나 고담시티에 대한 현실감이 전무함.

이건 어쩔 수 없는게, 두 도시는 모두 마블의 와칸다와 같은 허구의 배경이기 때문임.

그렇다면 적어도 이 허구의 도시에 리얼리티를 심어주기 위한 노력이라도 해야되는데, 이것조차도 부족함.

마치 '너네 어차피 메트로폴리스랑 고담시 이미 다 알고있지? 따로 설명 안 한다?'라고 하는거 같음.

발전된 그래픽 덕분에 시각적인 리얼리티는 존재하지만, 기타 설정에 대한 설명이 정교하지 못하니까, 뭘 해도 그냥 만화같음.

이러한 점은 배댓슈를 기점으로, 이후에 출시되는 모든 DCFU에서 지속적으로 드러남.

배댓슈는 주인공들이 고담시티와 메트로폴리스를 넘나들면서 싸우는데, 관객들이 두 도시의 차이점을 눈치채기 힘듦.

메트로폴리스는 슈퍼맨의 상징이자, 질서와 청결함, 햇빛 같은 이미지가 있는 도시이고,

고담시는 배트맨의 상징이며, 어두운 조명, 마천루의 가고일상, 건달 같은 느낌이 들어야 되는데,

이런식의 느낌의 차이가 전혀 없음. 영화를 보면 그냥 두 도시 모두 비슷한 번화가처럼 보임.

영화의 장면이 메트로폴리스에서 고담시로 바뀌었는데도, 직접적인 대사 언급이 없으면 이걸 눈치채기가 힘듦...

물론 이건 한 번에 많은 캐릭터를 등장시키고 일일히 설명하려다 보니까, 무대에 관한 설명은 떨어진게 아닌가 싶음...

슈퍼맨과 배트맨이라는 캐릭터 만큼이나 중요한게 이 도시들인데,

따로 대사가 없으면 두 도시를 구분하는것 조차도 힘들만큼 이에 관한 설명을 소홀히 해버렸으니...

결국 세계관이 정교하지 못 하고 허술한 느낌이 들게되고, 실사화 영화에 중요한 리얼리티가 떨어져버림.

분명 21세기 지구를 배경으로하는 영화를 보는데도, 와칸다나 아스갈드를 보는듯한 기분이 들게됨.

만화라면 모를까, 실사화 영화라면 리얼리티가 있어야 하는데,

MCU는 교활하게도 현실배경을 차용하기라도 했지만,

DCFU는 온통 허구설정에 그마저도 설명이 부족함...

현실의 배경을 차용해서 현실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MCU와는 달리,

DCFU는 주요 공간이 허구의 배경인만큼 그에 관한 리얼리티 묘사에 더욱 힘써야 하건만, 오히려 이러한 부분을 더 소홀하게 대했음.

시각적인 리얼리티는 존재하지만, 기타 설정에 대한 설득력이 정교하지 못하니까 드러나는 문제점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