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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앞에 맥주캔 버리는 아저씨 잡은 썰.txt
게시물ID : humordata_17678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제주아재
추천 : 20
조회수 : 3314회
댓글수 : 47개
등록시간 : 2018/08/23 00:42:34
---주의 : 다 쓰고나니 하나도 재미없습니다----



태풍이 접근중이라 아침까지 잠안자고 집 지켜야해서 썰 하나 풀어볼까 합니다.



제주도에 내려온지 4년쯤 되어가고

애월 작은 동네에 떡볶이집을 차렸었습니다.

제가 제주도에 자리를 잡으니 어무니가 옆동네에 작은 땅이 나와서 나름 저렴하게 구매를 했었습니다.

빈 공터였지만 대지였고, 관리 할 사람이 있으면 괜찮겠지라는 판단이였지요.




하지만 2년 계약한 가게의 건물주(이하 개새)가 조그마한 시골집인데도 불구하고 갑질은 갑질은 

아주 인생 만나본 사람중에 최악의 인성질을 하며 갑질에 인성질을 해서 장사 시작전부터 머리털 다 빠지도록 스트레스 받고 있었는데

1년 겨우 지났을 시점에 어무니가 아들 가게 놀러오셨을때 어머니 앞에서 저새끼, 저거 라고 저를 지칭하며

제 흉을 보는데 어머니는 혹여나 아들에게 해가될까 뭐라 말도 못하시고 참으시고...



그 모습을 보곤 여기서 더 장사하며 안좋은모습 보여드리는건 타지에서 생활하는 아들이 어머니에게 할 짓이 아니다 싶어

기간 끝나면 다 때려치고 저새끼랑 끝장보고 제주도 뜰 생각이였는데

어무니가 그때 땅 사놓은데다가 장사하면 어떻겠냐 라고 하셔서 

고민 좀 하다가 나름 인터넷에 이름 알려져서 뭐 골목진데 들어가도 올사람은 오겠지 하고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여기까지가 서론!

매번 글만쓰면 서론만 한바닥....



여튼 공사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빈 공터로 오랜시간 방치되어있던 땅이라 동네사람들이 쓰레기를 엄청 많이 버려놔서 

큰 트럭이 두차나 와서 버렸는데 희안하게 '카스' 캔 이 그렇게나 많이 나왔습니다.



옆집  혹은 근처사는사람이 여기서 파티를 자주했나 하고 넘어갔는데

공사를 하는 와중에도 계속 캔이 한두개씩 생기고, 

심지어 공사가 다 끝나고 깔끔하게 가게터를 만들어 장사를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땅 입구쪽에는 

일주일에 하나, 많으면 두개씩 카스 맥주캔이 버려져있었습니다.


그렇게 반년을 넘게 범인을 못잡고 있다가 

약 2개월 전 쯤, 장을 보고 가게로 돌아왔는데 두 출입구 중 하나를 어떤 SUV가 막고 있더군요

밤에는 지나가는 사람도 잘 없는 조용한곳이라 뭐하는거지? 하고 그냥 다른 출입구로 들어와서 장봐온것을 정리하려 하는데


그 차에서 카스캔을 창문으로 던지고 바로 떠나더군요!

저새끼다! 싶어서 저기요! 라고 소리치니 떠나려다 잠깐 멈칫하더니만 제가 다가가니 다시 도망을 갔습니다

너무 순식간인데다 가로등도 없어서 차량 번호판을 못봤지만 최소한 윤곽은 나왔으니 잡을수 있겠구나 싶었는데

그 다음부터 텀이 띄엄띄엄 해지고 너무 랜덤으로 버려지기 시작하더군요



그러다 안되겠다 싶어 차를 길가에 주차하고 블랙박스를 상시촬영으로 바꿔놨더니만 베터리가 방전되어버리고...ㅠㅠ

베터리까지 교체해가며 그놈을 잡으려고 이를 갈고 있었는데



이달 초, 어무니가 내려오셔서 아침 해드릴거 준비하려 밤 늦게 가게에 내려오니 (집이 2층이고 가게가 1층이에요)

입구에 딱 그놈차가 있는겁니다!!


이때다 싶어서 한마디 하려 가니 또 도망!!

급하게 차키를 가지고 내려와 그놈이 간 골목으로 따라갔는데 한참을 돌아도 그놈 차가 보이질 않더군요...

아 또 놓쳤네..

라는 생각과

이젠 안오겠지?? 라는 생각을 가지며 며칠이 지난 어느날!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그놈을 또 발견했습니다!


이번엔 참착하게 차량 번호판을 먼저 사진으로 찍어놓고

보조석 창문으로 가서 그놈 얼굴을 봤는데!!



어떤 아저씨가 에어컨을 틀어놓고 잠을 자고 있더군요

그 모습은 마치 회사일 마치고 집에 들어가서 맥주한잔을 하고 싶지만 

집에서 대우를 받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집 근처에서 한잔 하고 들어가는

삶에 찌든 짠한 직장인 가장의 모습이더군요....



인적 드문곳에서 밀회를 즐기는 이상한 사람일거라 생각했는데...



제가 노크를 하니 아저씨가 놀라서 창문을 열었고 

머리 끝까지 화가 났었지만 

아저씨를 보고 짠한마음이 들어서 

"여기에 쓰레기 버리시면 어떻게해요. 한두번도 아니고요." 라고 높지 않은 톤으로 이야길 했고

아저씨도 죄송합니다.

라고 한마디만 하셨습니다.

그리고 더 마주치면 안좋게 나갈까봐 그냥 돌아섰고

아저씨는 그 다음부터 나타나질 않았습니다.




1년 가까이 벼뤘던거에 비하면 싱겁게 끝나긴 했는데

참 시원섭섭하고 그럽니다!




아 지금 제주도는 창문 날아가기 직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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