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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짜리 맹인 - 10
게시물ID : readers_322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knk1
추천 : 1
조회수 : 14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8/31 18: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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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어느덧 오후 5시.

전철역에서 내리고 처음으로 본 풍경이 너무 충격적으로 다가왔는지라, 여러 일이 있었고 그로 인해 시간을 좀 많이 써버렸다.

가기 전에도 너무 거대해서 2시간만에 모두 탐방하는 건 무리라고 생각해 일부분만이라도 탐방하자고 계획을 세웠지만 예상한 것보다 많이 둘러보지는 못할 거 같다.

만약 여행을 떠난다면, 여기는 한참 나중에 오지 않을까 생각했다.

도시 중심부보다는 다른 곳에 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니다, 한참 나중을 넘어 가장 마지막에 오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 때라면 이미 많은 곳을 여행하고 왔을 테니, 그 때 아까 봤던 풍경을 다시 보면 무언가 새로 알게 될지도 모른다.

시간을 체크해가며, 아빠가 말했던 것을 떠올리며 무엇을 살지 생각했다.

남은 시간은 1시간 뿐이지만,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면 언제든지 시간을 연장해주실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시간에 촉박할 이유는 없지만, 그래도 1시간내에 사고 싶은 것을 정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서두르지 말고, 거리를 돌아다니며 정해보자.

길을 걸어, 도심 한 곳에 들어왔다,

걸을 때마다 거대한 광경들이 많이 보였지만 지금은 이 광경들을 볼 시간이 없기에, 찾기에 적합한 가게 한복판으로 들어갔다.

중심지답게 한 눈으로 다 보지 못할 만큼 많은 가게와 도심을 채우는 거대한 가게들, 광고가 눈에 보였다.

엄청나게 많지만, 이 많은 가게들을 전부다 둘러다 볼 수 없다.

우선은 하나하나 천천히, 가게 하나씩 둘러보기로 했다.

여러가지 물품을 파는 곳이기에 여기를 보면 내가 사고 싶은 것을 정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현재 대규모 세일 중입니다. 한 번 방문해서 둘러보세요.」

「현재 청음 이벤트 및 세일을 진행 중입니다.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로 상품을 받아가고, 마음에 드는 음향 기기를 직접 사용해볼 수 있는 기회를 잡으세요.”

둘러볼 가게를 찾아보고 있었는데, 홀로그램이 포함된 광고와 함께 홍보하는 것이 보였다.

광고를 보지 못해도, 소리가 다른 광고에 섞여 들리지 않도록 어떤 기술을 썼는지 하나하나가 선명하게 다 들려왔다.

위치가 비슷하거나 같은 위치에서 나는 경우도 있었지만 섞여서 광고를 듣지 못하는 경우는 없었다.

이렇게 큰 규모로 광고하는 것은 매우 적지만, 분명히 이러면 조금이라도 섞일 텐데 그러지 않았다. 어떤 기술을 쓴 걸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계속 가게를 둘러봤지만, 저렇게 큰 규모로 광고하는 경우는 매우 적었고 대부분은 간판을 쓰거나 돋보이기 위해 가게를 정돈한 경우가 많았다.

아마 저렇게 하는 건 비싸서 그런 게 아닐까.

기술은 매우 발달해 현실과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정교하지만, 지금 시대라도 홀로그램이 매우 비싸서 함부로 쓰지 못한다고 알고 있다.

전철역에서 봤던 것처럼 하려면 비용이 엄청나게 들어간다고 하는 모양이다.

저렇게 큰 광고를 하지만, 저런 곳에 갈 필요는 없어 보였다.

여기 있는 가게만 해도 눈으로 다 볼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많기 때문에, 조금 둘러보면 어떤 걸 사야 할지 정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우선 첫 번째로 들어간 가게는 매우 작은 가게였다.

이곳은 옛 시대의 시계들을 주로 파는 곳이라고 한다.

가게는 매우 작았지만, 인테리어나 정돈, 상품 진열 같은 것은 잘 되어있었다.

먼 옛날에 쓰이다가 지금은 장식용이나 패션 아이템으로밖에 쓰지 않는 회중 시계나, 옛날 느낌을 내기 위한 길쭉하고 나무로 된 시계, 진짜 오래된 나무로 만든 시계 등, 과거의 물품들이 많이 진열되어 있었다.

기념용으로 주로 이런 오래된 시계들을 산다고 했지만, 나에게는 잘 보이지 않으니 시계를 사는 것은 의미가 없어 보였다.

산다고 해도 실용성은 거의 없는 장식용 수준밖에 안되지만, 일단 지금은 시계를 살 이유는 없어 보였다.

가게를 나와 여러 가게를 둘러봤지만 둘러볼 가게가 그렇게 많이 보이지 않았다.

절반이 보이지 않으니, 사실 내가 못 찾는 것일 수도 있다.

터무니 없이 많으니 광고 표지만 보이고 글자는 안 보이는 게 꽤 많이 보이기에, 둘러볼 가게가 없다기보단 역시 내가 못 찾는 게 맞을지도 모른다.

가게는 4층을 넘는 곳도 있었기에, 그렇게 높은 곳은 확인 자체가 불가능하다 보니 내가 주로 보는 곳은 1층이나 2층 정도로 제한된다.

이 도심은 매우 넓다. 끝이 안 보일 정도로 많기에 좀 더 걸어가며 찾아보면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많은 거리를 걷지 않았을 때, 둘러볼 가게를 하나 더 찾아냈다.

이 가게는 장식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곳이라고 한다.

옛 장식품과 최신식 장식품 모두 아울러 파는 가게였다.

장식품의 양이 눈으로 보기에도 엄청나게 많았는데, 옛 장식품부터 둘러보면 나무로 만들어진 팻말, 목재 인형, 목재 조각상, 눈사람이 수정 안에 있고 상하로 뒤집으면 일시적으로 눈이 내리는 장식품, 푹신한 인형 등이 있었다.

이번에는 최신 장식품을 봤다. 빛나는 구슬을 감싸며 LED가 빛나는 판 같은 것이 계속 회전하는 장식품, 투명한 원 모양의 스티커에 빛나면서 한 바퀴가 계속 돌아가는 것, 수정 안에 홀로그램을 구현한 것들까지 있었다.

상대적으로 최신 장식품이 압도적으로 비쌌기에, 저런 것을 사는 건 부담스러웠다.

그 대신 매우 저렴한 옛 장식품을 사기로 결정했다.

빛나거나 회전하거나, 홀로그램을 만들어내지 않지만 클래식한 느낌을 주는 옛 장식품이 더욱 좋을지도 모르겠다.

집안에만 둘 것은 아니고 어느 정도 들고 다닐 계획도 있기에 작고 소장 가치가 있으며, 가벼운 제품이 좋을 것 같다.

옛 장식품은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양이 엄청나게 많기에, 찾아보면 좋은 게 나올지도 모른다.

가까이 가서 하나하나 자세히 보던 도중, 마음에 드는 것을 하나 찾았다.

옛 시대에는 부적 같은 것이 있었는데, 자신이 원하고자 하는 바를 쓰고 지니고 다니면 이루어진다고 전해지는 장식품이었다.

외형은 작은 팻말처럼 생겼는데, 글 두 문단 정도 쓰기에는 충분해 보였다.

“여보세요?”

“살 물건을 정했어요. 사진 찍어서 보내드릴게요.”

“사진?”

아빠는 의문스러운 말을 했지만 내가 먼저 전화를 끊어 사진을 찍어 아빠한테 보냈다.

사진을 보낸 후, 옛 시대에는 부적 같은 것이 있었는데, 자신이 원하고자 하는 바를 쓰고 지니고 다니면 이루어진다고 전해지는 장식품이라는 말을 써서 추가적으로 보냈다.

아빠가 이해하지 못할 것을 대비해 전화를 수시로 확인했지만, 아무런 대답이 오지 않았다.

내가 뭘 원하는지 이해한 모양이다.

현재 시간은 오후 5시 40분. 살 것도 정했으니 가게에는 머물 필요가 없어졌다.

시간은 매우 많기에 원한다면 이 도시를 많이 탐방할 수 있지만, 지금은 그런 기분이 아니기도 하고 부모님이 오시면 해야 할 중요한 이야기가 있기에 일단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 중심지는 여행의 맨 마지막이나, 나중에 오는 것으로 하기로 하자.


“이 부적 맞지?”

아빠가 부적을 나한테 건네주었다.

내가 봤던 것과 동일하게 생겼지만, 이건 좀 더 컸다.

“봤던 것보다 좀 더 커요.”

“네가 말했던 사이즈도 딱 있었지만, 좀 더 큰 사이즈라면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더 많은 것을 쓸 수도 있겠고.”

“듣고 보니 그러네요.”

사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아빠한테 하나하나 말했다.

“음…. 여행이라고?”

“네. 여행을 가보려는 계획을 짰어요.”

어느 정도 반발이나 거절을 예상하고 정한 것이지만, 예상외로 아빠는 흔쾌하게 허락해주셨다.

“그래, 여행은 좋은 일이지. 여행을 가겠다는 계획을 짰었다니 놀랍네.”

“그 정도에요?”

“부모가 보기에는 그런 법이니까.”

여행을 가면 이로운 것들이 많다며,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잘 다녀오라고 말했다.

“그래, 여행 기간은 얼마 정도야?”

“정확하게 정한 건 없어요. 하지만 약 1년정도는 될 것 같다고 생각해요.”

“그럼 1년동안은 집에는 없겠네?”

“아마 그럴 거 같기도 해요.”

“그래, 알았다. 여행은 인생의 귀중한 경험이기도 하니 잘 다녀와라.”

“네, 감사합니다.”

큰 문제점 없이 잘 해낼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음성 파일 불러오기 성공.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그날은 유난히 우울했다.

“보통 시력은 성장기가 지나면 더 이상 나빠지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시력을 상실해버리는 경우가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시력을 갑자기 상실하는 경우가 있다고요?”

“네. 옛날에 비해 잘 알려지기도 했으니 꽤 잘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모르시는 분들도 아직까지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질병 같은 이유인가요?”

“주로 질병의 원인으로 실명되는 경우가 매우 많지만, 그밖에 드물게 원인 불명으로 실명되는 경우 또한 있습니다. 몇 몇 개는 전조증상마저 나타나지도 않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먼 옛날 의사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 의사는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으며, 현재 손 쓸 수 있는 방법 또한 아예 없는 상황이라고 부모님한테 말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하나를 알 수 있었다. 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다는 것에는, 높은 확률로 시력을 완전히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아닌가?

실명이 되지 않는다면 실명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말을 꺼내지 않았고, 오로지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다고만 말했다.

음성 파일은 그리 길지 않아서 금방 끝나고, 잠시 이어폰 같은 기기를 내려놓았다.

이런 사실을 알자마자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매우 어렸을 적, 시력을 완전히 잃어버리기 싫다며 절규한 적은 있었지만 그때에는 위와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었기에 반 이상이 노이즈로 끼어있는 시야에 대해 절망한 것에 가깝다.

지금도 충분히 실명될 수 있다라는 사실을 알자, 옛날보다 더한 두려움이 급속도로 몰려왔다.

현재 반쪽짜리 시야를 완전히 잃어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맹인으로 되어버리면 모든 게 끝이다.

보고 싶어도 평생 볼 수 없으며, 편하게 보고 지낼 수 없고, 이 노이즈가 절반에 낀 시야도 완전히 노이즈에 가려지고 만다.

불공평함과 억울함이 동시에 겹쳐서 나타났다. 갑자기 실명되어버리면 나는 무엇이 되는가?

여행, 내가 찾고자 했던 것을 찾을 수도 없는 상황으로 죽을 때까지 살아가야 한다.

이제 막 발걸음을 떼고 무언가를 새로 시작해보려고 하는데, 위와 같은 사실을 알으니 너무 억울해서 견딜 수 없었다.

분함과 슬픔, 억울함이 모두 겹쳐 괴로워하고 있으면 어느새 눈에서 눈물이 끝도 없이 흘러나왔다.

눈물이 눈에서 흘러 이 노이즈가 낀 시야를 씻겨냈으면 좋겠건만, 눈물이 눈을 씻기고 지나가도 이 시야는 변함없이 그대로 있었다.

언젠가는 이 두 눈이 영원히 눈을 감을지도 모른다.

문제가 하나 발생해서, 시간이 지날수록 노이즈가 계속 생겨나고 문제가 넷, 열 여섯 증가하면 할수록 노이즈는 계속해서 증가해 최후에는 마지막으로 노이즈가 낀 후 시야를 완전히 잃어버리게 될지도 모른다.

노이즈가 있는 시야를 그렇게 싫어했지만 노이즈가 점차 늘어나게 되면 어떤 기분이 들까?

생각이 혼란스러워 그 이상은 생각이 미쳐지지 않았다.


정신 없이 울어 정신을 차리고 나면, 시간은 새벽 2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언제 방에 들어왔는지, 언제부터 울었는지 모두 혼란스러운 상태로 눈을 떴을 때, 방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고 어두운 방 안으로는 달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너무 울어버린 탓일까, 기운이 지나칠 정도로 빠지고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흘러내린 눈물은 휴지로 다 닦을 수 있었지만, 피해는 아직 그대로였다.

그 때 의사가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다고 말한 건, 순수히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기 때문에 그렇게 말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지금 문득 생각했다. 사실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며 일단은 어떻게 진행될지 전혀 알 수 없다는 말로 둘러댄 것은 아닐까.

그렇게 어린 나이에 그런 말을 들으면 부모님과 나 모두 심각한 트라우마를 처음부터 들고 갔을지도 모른다.

그랬다면 어렸을 때부터 심할 정도로 비뚤어지고, 현재 있는 나는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부모님은 이런 사실을 모른다. 그저 의사한테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만 없다는 것만 들었기 때문이다.

…..생각이 잘 나지 않았다. 기운도 빠질 대로 빠져 생각 할 힘조차 안 들어가는 상황인데다가, 정신적인 충격이 너무 심할 정도로 컸다.

무엇보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이전에도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지만, 그 때에는 어디까지나 추측의 범위에만 있었지 지금처럼 결정적인 확인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정적인 확인을 받아버려서, 정신이 어지럽고 심할 정도로 괴로웠다.

너무 괴로운 나머지, 어느새 두 손은 내 양쪽 눈을 가리면서 쭉 달라붙어 있었다.

언제 그랬는지 눈치조차 못 챌 정도로, 갑자기 어느 순간 이렇게 행동하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행 가는 것이 정해졌으니 제일 첫 번째는 어디로 갈까라고 내심 기대하며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마음은 처음부터 없었다는 듯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두 손으로 얼굴을 움켜쥐고 있는 것도 괴로워서 제자리를 뒹굴고, 끊임없이 움직였지만 생각하기만 해도 괴로운 것이 끊이지 않고 몰려왔다.

잠을 잘 생각은 어느새 모두 사라지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하는 채로 계속 괴로워했다.



꿈을 꾸었다.

언제부터 꿈을 꾸었는지는 모르지만,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이미 꿈을 꾸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내가 꿈을 꾸고 있다라는 것을 선명하게 인지할 정도로 생생해서, 이게 꿈이 맞는지 의심했지만 이 광경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가만히 있으면 공간과 물체가 팽창하는 것이 보이고, 갑자기 꿈의 배경이 확 바뀌는 경우도 있었다.

여기가 어디인지는 자세히 생각해도 알 수 없기에, 그저 꿈의 배경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매우 어렸을 적에도 꿈을 꾼 기억이 있다.

그 때에도 꿈에서 여러 장면과 배경, 꿈속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신기한 광경들을 봤었다.

지금처럼 가만히 있어도 꿈의 배경이 자주 바뀌고, 도중에 섞이는 경우도 있다.

좁은 곳의 문을 열었더니 끝없이 이어진 겨울길이 보인다던지.

배경 말고도 사람들이 보였지만, 하나같이 말과 입 모양을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기에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다.

녹음한 테이프를 초고속으로 돌린 것처럼, 찢어지는 소리만 들려왔었다.

하지만 그 때 결정적인 것은, 꿈속에서도 꿈은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선명하고 맑지 않고 현실에서 보는 것처럼 노이즈가 심하게 끼어 있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어렸을 때 꿈에서 깨어나자 이렇게 말했다. 

“세상은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

지금도 그 때와 똑같은 풍경을 보고 있다.

배경이나 사람, 바뀌는 것, 소리 비슷한 것은 완전히 다르지만, 노이즈가 심하게 끼어 있는 풍경만은 그 때와 다른 점이 없었다.

꿈속에서 그 광경을 현실인 것처럼 생생하게 봤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꿈속이라면 원래 생각이 없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 이유는 아닌 것 같았다.

이유가 뭔지는 꿈속에서도 알 수 없다. 찾아보려고 했지만 생각이 없었고, 찾아보려고 해도 알 수 없다는 것만 곧바로 알았을 뿐이었다.

옛날, 현실에서 이런 풍경을 더 이상 보기 싫어서, 차라리 꿈속이라면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지금 아는 그대로.

옛날에 있었던 일이 겹치니, 맞물리지 않는 이상한 기분만이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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