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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 결의서와 전도금 내역서가 다른 건가요?
게시물ID : freeboard_17956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hinejade
추천 : 1
조회수 : 20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9/03 21:13:05
전도금 내역서를 쓰니

지출 결의서 만들어서 올리라고 하는데.

회사 생활 처음이라서 아는게 없네요;;;;





















  책이었다.
  역사책일 수도 있었고, 소설책일 수도 있었고, 이론서일 수도, 혹은 도색잡지였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책의 등에 수연의 이름이 써져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흑발의 마녀는 기억한 그 찰나를 다시 한번 떠올렸다. ㅎ구역의 867-8937번 책장, 위에서 세번째 칸의 오른쪽 두번째 책.
  그녀가 그 책을 발견한 건, 당연히 우연이었다.
  도시를 뒤지는 데 질렸던 어느 수탐자가 너무 지루한 나머지 아무렇게나 지팡이를 휘둘렀고, 지팡이 끝에서 수백만마리의 토끼들이 튀어나왔으며, 그 초식동물들이 격류처럼 흘러가며 산처럼 쌓여 있는 폐지들을 토끼풀인줄 알고 먹어치웠으며, '너희도 솔직히 토끼들이 쏟아져 나왔을 때, 귀여워했잖아!' 라며 지루햤던 수탐자가 항변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우연이라고 본다면.
  수연이 그 책을 발견한 건, 당연히 우연이었다.
  그 무수한 하얀 귀의 격류 속에서 우연히 발견한 그 이름을, 흑발의 마녀는 놓치지 않았다.
  토끼가 먹어버리지는 않았을 거야. 
  도시의 후예는 분명히 기억했다. 그는 한번 머릿속에 집어넣은 것은 잊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지금 수연은 괴로워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누군가에 의해서 (분명 책벌레일 게 분명해, 쥐약을 만들어서 그것들을 죄다 구제를 시켜버려야지 원) 책은 이미 사라져버렸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먼지에 쌓여 있어 책 제목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볼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이름뿐.
  흑발의 마녀는 실망한 채 도시의 대피소로 향했다.
  푸른이끼로 덮여있는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이의 서버통로을 지나서, 가끔씩 지나가는 책벌레들은 발로 걷어차 버리고, 천장이 무너져 내려 맹렬한 태양빛을 그대로 받는 격납고의 모래사막을 통과해, 가끔씩 지나가는 책벌레들을 밟아 터트리고, 폐기물처리장의 고철 잡동사니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만들어진 언덕을 넘어, 가끔씩 지나가는 책벌레들을 지팡이로 찔러 죽인 다음에, 한나절을 더 걸어서야 대피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시의 끝에서 끝까지 걸어온 수연은, 그러게 내가 뭐랬냐는 수빈의 물음에 대답않고 침대에 쓰러져 잠들었다. 단발의 마녀는 그런 모습을 보고 픽하고 웃었다.





  "누군가 옮겼어."

  수빈은 지팡의 끝의 결정석을 닦으며 물었다.

  "잘못 본 게 아니야?"

  "하. 하. 하. 농담 참 재밌네."

  수연은 단발의 마녀를 바라보다, 이불을 뒤집어 썼다. 늘어질 대로 잔 이후에는 뭘 해야하지. 지팡이를 닦던 소녀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투덜댔다.

  "그만 좀 걱정해. 어디서 이상한 걸 봐가지고."

  늘그렇듯이 수빈은 수연을 한번 안아준다음 대피소를 나섰다. 그녀는 수십의 강줄기가 모이는 배수처리시설을 지나, ㅅ구역에서 책을 며칠동안 읽은 뒤. 대피소 끝자락에서 자살 할 것이다. 수연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단발의 마녀는 다시 돌아와 수빈을 다시 안아줄 것이다.
  일상적인 세상의 모습은 아니었다. 하지만 폐허의 이곳에선 이것이 일상이었다. 그녀의 병은 이미 일상화 되었으므로 일상이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그러다가 흑발의 마녀는 이불을 걷어내고 멍하니 천장을 바라봤다. 다시 속삭여 봤다. 이제 뭘 하지.
  소녀는 이부자리를 걷어차고 일어나 짐을 싸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탐구자들은 도시의 꼭대기에는 올라가지 않았다. 간혹 건축학에 매료된 탐구자들이 도시의 꼭대기에 올라가서, 폐허가 되어버린 도시를 구경하곤 했지만. 그저 아무 소득없이 돌아갈 뿐이었다. 하지만 수연은 그 꼭대기에서의 상반된 그 광경을 바라보는 것이 좋았다. 
  열대우림과 사막이 맞닿아 있는 곳에 추락한 공중도시였기에, 꼭대기에선 푸르름과 황무지를 동시에 볼 수 있었다. 지구재생장치와 그것을 따르는 엘프들이 사막을 없애버릴 거라는 소문이 떠돌았지만, 아무도 엘프들을 본 적이 없었다.
  하긴 여길 오느니, 세계수 순례를 떠나겠지.
  그녀는 황무지쪽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뒤돌아서 열대우림쪽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두 눈을 푸르름으로 가득 채워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아마도 한나절 정도 천천히 걸으면 반대편에 도착할 것이다. 그러다 소녀는 걸음을 멈췄다. 
  수연은 늘 걷던 이 길을 걸으며, 벌써 수십년이 지났다는 걸 깨달았다.
  그 생각의 뒤에는 자신이 추락한 도시의 후예가 되어, 이곳을 탐구한지도 벌써 수십년이 지났다는 사실이 따라왔고, 그 뒤에는 자신의 세상이 이 한나절밖에 되지 않는 도시일뿐이라는 사실이 따라왔고, 그 뒤에는 이성 없는 감정만이 불쑥 솟아났다. 혼잣말도 불쑥 솟아났다.

  "나는 여기서 죽겠구나."

  그때였다.
  저멀리에서 솟아오르는 검은 점이 보였다. 흑발의 마녀가 가만히 바라보자, 점은 점점 자라나 수빈으로 변했다. 걸어오는 소녀가 손을 흔들었다. 바라보는 소녀도 손을 흔들었다.

  "여기는 어쩐 일이야?"

  수빈은 입을 삐죽대며 설명했다.

  "소장님이 구덩이가 다 차서 여기서 자살하래."

  "와. 이젠 자살도 이 끝자락까지 와서 해야하는 거야?"

  "불편해 죽겠어."

  "구덩이는 언제 치운다는데?"

  "좀 걸릴거래."

  "그럼 그때까지 여기 오지 말아야겠다."

  "사람 많으니까?"

  "응."

  "다시 책 찾으러 갈 거야?"

  "응."

  "진짜 본 거 맞아?"








  흰색 목재가면에 눈과 입만 검은 칠을 한 무리들은, 벽을 뚫고 튀어나오자마자 지팡이를 수연과 라케쉬에게 겨눴다. 하지만 흑발의 마녀가 좀 더 빨랐다. 소녀는 지팡이를 허공에 한 번 그었을 뿐이지만, 수천마리의 책벌레들이 튀어나와 가면들을 갉아먹었다.
  모두들 벌레들을 떼어내느랴 정신 없는 와중, 그나마 책벌레를 피했던 몇몇 가면들이 지팡이를 땅에 꽂고 천장에서 지팡이로 천천히 손을 놀렸다. 수연은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라케쉬를 돌아보았다.

  "빨리 피해!"

  확실히 고생을 했던 잿불이었던만큼, 윤곽 없는 자는 재빠르게 움직여  부서진 전투기 속으로 몸을 피했다. 그리고 곧바로 천장에선 소나기가 쏟아져 내렸다. 홀딱 젖은 흑발의 마녀는 가면들과 대치한 상태로 젖은 옷을 짜냈다.

  "너희들 제정신이야?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대체 왜이러는 건데!"

  가면들은 아무 말 없이 지팡이를 휘둘렀다.
  소녀는 그들을 무엇이 오던간에 옆으로 피하며, 재빨리 가면들을 훑어 봤다. 작은 체구와 옷차림을 봐서는 분명 도시의 후예들이었다. 게다가 한두명도 아니고 여섯명이었다. 대체 이놈의 도시는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수연이 피한 자리로 책벌레들이 격벽에 처박히며 터져갔다. 잔뜩 화가 났나 보군.
  물을 흠뻑 먹은 모래 때문에 움직이기가 힘들었다. 책벌레를 다 떼어낸 마법사 혹은 마녀들이 지팡이를 지팡이를 모래에 꽂기 시작했다. 최악의 상황이었다. 흑발의 마녀는 모래바닥에 지팡이 결정석을 처박고 단숨에 그었다. 그어진 곳을 시작으로 모래가 흩뿌려지는 모습으로 벽이 순식간에 만들어졌다.
 간신히 그 뒤에 엄폐하여 숨을 고르고 있을때, 갑자기 두꺼운 철근빔이 벽을 뚫고 소녀의 머리 옆으로  찔러들어왔다. 수연은 비명과 함께 욕설을 내뱉었다. 재빨리 벽에서 굴러 멀어지니, 곧 벽에 수십개의 철근과 쇠파이프가 날아와 박히기 시작했다. 그 철제 꼬챙이 끝이 떨리는 게, 시퍼런 살기가 느껴지는 듯 했다. 흑발의 마녀는 벽 너머로 고래고래 소리질렀다.

  "진짜로 사람 죽일 셈이야!"

  소녀는 결정석을 등 뒤 격벽에 그어 문을 만들려 했다. 아무리 대단한 마녀라도 꺼져가는 잿불하나를 지키며 6 대 1로 맞붙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격벽은 이미 마법에 걸려 요동조차 하지 않았고 어느순간 자신의 발목이 얼어가고 있었다는 사실 깨달았을 때. 수연은 결정석을 지팡이에서 부러트려 떼어냈다. 그리고 양팔뚝에 피가 흐를 정도로 결정석으로 주문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발목에서 무릎까지 얼음이 그녀를 감싸올랐다. 초조한 목소리로 욕설을 중얼거렸다.
  그리고 모든 주문을 완성시켰을 때, 흑발의 마녀는 결정석을 바닥으로 내던져 깨트렸다.
  그 순간 엄청난 화염이 결정석에서 튀어나오더니 그녀를 감싸안았고 불꽃은 거대한 용으로 변했다. 소녀의 눈은 시뻘겋게 불타올랐고, 팔뚝에서 흘러나오는 피는 붉은 안개가 되며 증발하고 있었다. 수연을 보호하듯 감싸안은 용은 불꽃의 혀를 몇번 날름거리더니, 여섯개의 날개를 펄럭였다. 가면들은 두세명씩 모아 분주히 마법을 준비하려 했지만, 용은 기다려주지 않았다. 크게 벌린 용의 아가리에서 폭풍과도 같은 불기둥이 뿜어져 나왔다.
  가면들은 불기둥에 혼비백산하며 이리저리 도망쳤고, 격납고는 수증기로 가득차 올랐다.
  용의 불길은 모든 걸 녹여버렸다. 잔뜩 쌓여 있는 고철부터 부서진 비행항모까지, 가면들을 뒤따라 움직이며 모든 것을 때려 부수고 녹여버리고 찢어버리며 끝까지 몸부림치듯 격납고 끝까지 뛰쳐나갔다. 수연은 어느새 쓰러져 기절해버린 상태였다.
  그때, 숨어 있던 가면이 낡아빠진 헬리콥터 뒤에서 나타나 소녀에게로 다가갔다. 흑발의 마녀가 도망치지 못하게 결계를 쳐놓은 가면이었다. 가면은 소녀 앞으로 다가가 지팡이를 두손으로 높이 들어 올렸다. 지팡이 끝이 여러번 갈아놓은 것처럼 송곳처럼 날카로웠다. 그리고 그 지팡이가 수연의 심장으로 찔러드는 순간.
  라케쉬는 지팡이 끝 결정석을 겨우 붙잡을 수 있었다.
  가면이 지팡이를 당기며 마법을 부리려하자, 잿불은 재빨리 지팡이 끝 결정석을 부러트려 떼어냈다. 부러지 지팡이 끝을 가면이 허망한 표정으로 바라보자, 윤곽 없는 자 가면의 목덜미를 내려쳐서 깔끔하게 쓰러트렸다. 여러번 해본 솜씨처럼 보였다.
  라케쉬는 쓰러진 수연을 바라보았다.



***



  "신기했던 점은 라케쉬의 손은 뜨겁지 않다는 점이었어."

  "손이 차가운 사람은 마음이 뜨겁다 한다."

  라케쉬의 전혀 어울리지 않는 대답에 수연과 수빈은 동시에 뒤돌아봤다. 단발의 마녀가 말했다.

  "잿불들은 원래 저렇게 예측할 수 없는 인물들인가?"

  "저들도 사람이니까. 제각각이겠지."

  흑발의 마녀는 대답했다.
  잿불이 쓰러진 수연을 안고 돌아 왔을 때, 대피소장은 그녀가 죽은 줄 착각하고 눈물부터 흘렸다. 하지만 흑발의 팔뚝에 새겨진 주문을 보고서는, 사람을 시켜 치료도구를 가져오게 했다. 그동안 소식을 들은 수빈이 왔고, 그녀 또한 수연이 죽은 줄 착가하고 통곡부터 했다. 하지만 치료도구를 가져오는 사람들을 보고서야 정신을 차렸고. 다음 날 흑발의 마녀가 꺠어나자마자 라케쉬의 온도타령을 시작하자, 다시 한번 울기 시작했다.
  모든 걸 옆에서 바라본 윤곽 없는 자는 각자의 두서 없는 축복과 저주와 다행과 타박과 부모님탓, 소장탓, 풍수지리등을 끝까지(가끔씩 농담도 해가며) 참을성 있게 들어 준 뒤. 말을 꺼냈다.

  "그렇다면 내가 붙잡아 온 저 친구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그순간 야단법석이었던 대피로 치료실이 한순간에 고요해졌다.
  소장이 대답했다.

  "그래. 현실로 되돌아 와야지. 미안하지만 데리고 와주겠어?"

  "미안할 것 까지야."

  잿불은 손발이 쇠붙이로 결속되어 있는 마법사를 질질 끌고 치료실에 내려놓았다. 쇠붙이는 용점이라도 해놓은 듯이 붙어 있었다.

  "내가 녹여서 접붙여 놓았다. 꽤나 뜨거웠겠지만, 내 목숨을 노린 대가치고는 싸다고 생각한다."

  소장은 조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선 마법사에게 다가가 가면을 벗겼다.
  하지만 가면은 벗겨지지 않았다. 소장이 힘껏 가면을 벗겨보려 용을 썼지만, 마법이라도 걸려 있는지 가면은 꼼짝달싹 하지 않았다. 마법사의 목소리가 가면 속에서 들려왔다.

  "저 윤곽 없는 자의 심장이 있어야, 병이 멈출 것이다."

  그 밑도 끝도 없는 한마디에 소장이 되물었다.

  "뭐?"

  "우리는 예언을 받았다. 불기둥이 다가오면 소금기둥은 무너지고 핏물로 강이 흐른다는 예언을. 알고 있었나? 우리는 그래서 항상 황무지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날 저 불타오르는 괴물이 도시에 도착하더군. 우리가 안일했었지. 들어오게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저 괴물이 들어오자마자 우리에게 전염병이 발생했고, 저 괴물이 도심에 들어오자 합병증이 창궐하기 시작했지. 다 저 괴물 때문이다. 저 괴물이 우릴 죽이러 온 거야."

  "우연이라고 생각하지 않냐 탐구자여? 지금 이성을 잃어서 모든 걸 꿰어 맞추는 것처럼 보이는데."

  "우연이 아니야. 우리는 저 괴물이 도심까지 이동하면서 소금으로 변한 탐구자를 마시는 걸 몇번이나 보았다. 갈증이 나는지 나중에는 핏물로 변한 탐구자들을 퍼먹더군."

  수연이 날카롭게 외쳤다.

  "헛소리 좀 하지마."

  가면의 텅빈 동공이 수연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과연 헛소리일까? 저 괴물이 어떻게 인도에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하나? 단지 잿가루를 마신다고 해도 인도에서 어떻게 이곳, 아르헨티나까지 걸어서 올 수 있다고 생각하나? 장회의에서 정말 멍청하더군. 소장들은 뽑은 건 도시의 가장 큰 실수였어. 그들은 이 도시를 몰락시킬 거다. 이미 추락한 도시에 몰락마저 가져올 정도로 무능한 놈들!"

  그때 라케쉬가 손바닥을 펴 지그시 가면의 등을 눌렀다. 손과 등 사이에서 그을리는 소리와 함께 연기가 피어올랐다. 가면의 마법사가 끔찍한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쳤다. 그 모습은 고문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수빈은 재빨리 지팡이를 잿불에게 겨눴다.

  "그만해!"

  윤곽 없는 자는 잠시 그녀의 결정석을 바라보더니, 손을 떼고 일어났다.

  "무례한 행동을 보여서 미안하다. 사과한다."

  수연은 그 그 둘의 얽힘이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다.
  그 둘의 사이에서 진득하게 번져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그것은 의심이었고, 분명 그 의심은 도시 전역으로 퍼질 게 분명했다. 흑발의 마녀는 지금 당장이라도 이 얼룩을 지워버려야 한다고 생각하고선 일어서기 위해 침대를 손으로 짚었다.
  그리고 그 순간 양 팔뚝이 끊어질 듯한 통증과 함께, 온몸에서 열꽃이 피어났고.
  그대로 소녀는 기절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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