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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스릴러에서 노답미연시가 되어버린 리와인더 29화
게시물ID : animation_43580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홍염의포르테
추천 : 4
조회수 : 35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8/09/27 22:23:41

쓰기 정말 힘드네요. 오래 걸리기도 오래 걸리고 그에반해 만족스럽지는 못하니 ㅠㅠ


 되도록이면 토요일에도 한화 더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노력해야죠.


아마... 30화까진 이 흐름입니다.. ㅠㅠ 네. 음... 잘 부탁드립니다.


지적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29.


이제 좀 무기력함이 사라졌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앞을 생각해야 했다.


기본 정보의 세부화는 간단했다.


아파트는 총 10층. 총 20개. 20개로 아파트를 나누고, 층수에 따라 분을 나누면 된다. 다만 아파트 밖은 구획을 나눠 정리해 1층에 포함하면 되겠지. 이번에도 실패할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항상 앞을 대비해야 했다. 리와인더가 멀쩡할 때까지는 말이다.


일단 계획대로면 3시간. 대략 2시쯤까지다. 계획은 이 정도로 하고. 그다음은 피해자인 하연이를 생각해야 했다. 나 혼자 행동을 바꿔서는 안 된다면 하연이의 행동까지 바꿔보는 건 어떨까? 하지만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바꿔서 어떤 협조를 얻을지부터 문제다.


“하. 으아으... 하...”


머리를 쥐어뜯었다. 아까 하연이와 헤어진 뒤로 계속 리와인더에 대해 고민했다. 뭐만 하려 그러면 계속해서 리와인더의 알람이 울려댄다. 게다가 리와인더가 계속될 때마다 피곤함이 쏟아지고 내가 겪지도 못한 감정들이 밀려 들어왔다. 그런 와중에 굴러가지도 않는 머리를 굴리려니 미칠 것 같았다.


좀 쉬자. 리와인더의 알람이 울리면 그때 일어나면 된다. 당장 밤이나 새벽에 내가 바꿀 수 있는 것도 없다.



----


어둠 속에서 무릎 꿇고 있는 하연이 그 뒤에서 한 인영이 손을 높이 들었다. 그 손끝엔 시린 칼날이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인영은 손을 크게 휘둘렀다. 막고 싶었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풀어헤쳐 진 앞섬 그 안의 하얀 살결의 틈으로 시린 칼날이.


푹!


칼이 섬뜩한 소리와 함께 살을 뚫고 들어갔다. 그리고 그 인영은 칼을 뽑았다. 하연이의 가슴에서 피가 솟구쳐 올라 내 얼굴에 흩뿌려졌다. 나는 뒤로 한 걸음 물러서며 신음을 뱉었다.


그 신음에 그것은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나를 보았다. 어둠에 가려 나는 그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칼을 다시 휘두르려는듯 높이 들어 올렸었으나, 나를 인지하고는 나를 밀치고 도망친다. 잡아야 한다. 하지만 하연이는? 하연이는 어떻게? 아직 살릴 수 있을지도...


119와 112에 전화로 신고... 하연이를 구급차로 병원에... 장기 손상이 심해....  젠장. 하다못해. 위치추적.. 범인... 경찰... 과다출혈... 죽음.


----


토요일 아침.


벌써 몇 번째 맞는 토요일 아침인지 모르겠다. 다행히 내가 잠들어버린 중에 울린 리와인더는 없었다. 하지만 어떤 거지 같은 꿈을 꾼 것인지 잠에서 깬 순간 절망감이 나를 짓눌렀다. 숨쉬기도 힘들 정도의 압박감. 눈물이 뺨을 타고 흐른다. 꿈의 내용은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기억나지 않았다. 감정의 찌꺼기만이 나에게 남았을 뿐.


어떻게든 바꾸고 싶었다. 이 무게감을 떨치고 싶었다. 이겨내고 싶었다. 처음의 목표는 어떤 사건인지 파악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최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려 했다. 어떻게 바뀔지 모르니까. 이제는 다르다. 최대한 바꿀 수 있는 것은 전부 바꾼다. 물론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 하지만 어떻게 한다고 해도 지금까지보단 나을 것이다.


하연이를. 피해자인 하연이의 행동을 바꿔야 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라면 신뢰가 필요하겠지.


오늘은 하연이가 논술학원에 갈 것이다. 10시를 조금 넘어가는 시간. 이제 곧 하연이가 집을 나설 것이다. 어제 두 번 아니 세 번이나 쓰러졌어도 하연이가 논술학원에 가려 할 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갈 것이다. 난 그렇게 확신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었지만.


머리를 대충 감고 밖으로 나왔다. 정확히는 하연이의 집 앞으로.




역시 하연이는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기다린 지 얼마 되지 않아 하연이가 아파트 현관으로 걸어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나를 보더니 걸음을 멈췄다. 당황한 모습이었다. 나는 당황한 하연이를 위해 먼저 입을 열었다.


“안녕?”


“.... 왜? 왜 여깄어?”


하연이의 얼굴은 살짝 굳어있었다. 좀처럼 볼 수 없는 표정이다. 마치 잘못을 저지르는 걸 들킨듯한 표정. 기억해두자. 아니 이게 아니라.


“학원 가는 거야? 논술?”


“어. 어... 응. 그래. 학원 가려고.”


애써 담담하게 대답하는 모습. 그러나 하연이네 어머니의 성격상 하연이가 쓰러졌다는 사실을 들으면 보내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를 보고 당황한 것도 아마 만류하는 어머니를 뿌리치고 나오느라 심란한 상황에서 갑작스레 마주했기 때문이겠지.


“근데 너는 어디 가?”


뭐라고 하지? 병원에 가는 길이었다고 할까? 아니 그러기엔 방향이... 아니면... 일단 하연이가 어디든 나가는 걸 막고 싶었다. 그 구역을 벗어나는 이곳은 안전할 테니까. 문제는 월요일이었지만, 그 이전도 어느 정도는 대비하고 싶었다. 무슨 대답을 해야 좋을까. 고민해보지만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어떻게든 되겠지.


“너 보러왔지.”


“뭐? 무..... 뭐..뭐? 뭐라고?”


“쉬라고 했는데. 하연이 너라면 또 학원 갈 것 같아서. 못 가게 하려고.”


내 말을 들은 하연이의 표정이 시시각각으로 변했다. 우물쭈물하다가 영문모를 표정을 지었다가 지금은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


“야. 니가 뭔 상관이야?”


“걱정되니까 그렇지.”


“니가 왜? 니가 뭔데? 니가 내 엄마야? 왜 그런 것까지 참견을 해. 걱정하는 것까진 이해할 수 있어. 근데 이건 아니지.”


하연이의 말이 틀리지는 않았다. 사실 친구끼리 이러는 건 선을 넘은 행동이다. 일반적으로는 말이다. 나도 그걸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나도 충분히 몰려있었다. 리와인드가 반복될 때마다 내 감정이 나를 몰아세우고 있었다. 그래도 할 말이 있는 건 아니라 꼬투리를 잡았다.


“왜? 뭐가 아닌데? 어제 두 번이나 쓰러졌다며. 이 정도도 걱정 못 해? 학원 하루 쉬면 안 돼?”


“... 그래도 니가 참견할 건 아니지.”


“그리고 어제 또 뭔 일 있었지? 내가 톡했을쯤에.”


“무.. 무슨 일?”


오늘따라 반응을 알기가 쉬웠다. 리와인드가 반복되어서일까. 어제도 그렇고.


“내가 그것도 눈치 못 챌 것 같아? 몇 년을 알고 지냈는데.”


“... 자꾸 말 돌릴래? 비켜. 갈 거야.”


하연이는 그렇게 말하며 나를 밀치고 지나갔다. 아니 가려 했다. 내가 붙잡았으니까. 난 나즈막이 말했다.


“가지 마.”


“놔.”


하연이가 내 손을 뿌리치려 한다. 하지만 더 세게 붙잡고 잡아당겼다. 하연이가 내 힘에 딸려와 나와 마주했다.


“왜 니가 나서서 그러는데? 내가 괜찮다는데!”


“걱정된다고 말했잖아.”


“괜찮아. 괜찮다고. 걱정 안 해도 된다고!”


“어떻게 걱정을 안 해?”


“왜 하는데?”


“좋아하니까.”


“....”

아. 말해버렸다. 어차피 논리로도 감정적으로도 하연이를 이길 자신은 없었다. 남은 건 허점을 찌르는 게 맞긴 하지만. 이러면 내일 약속이 무의미하지 않나...

하연이가 작게 입을 벌린 채 굳어있었다. 숨은 쉬는 걸까 걱정될 정도로 미동도 없는 모습에 내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하연아?”

“우와. 완전 비겁하네. 그걸 지금 말하는 거야?”


...


“나도 알아. 그래도 불안하니까. 이렇게라도 말 안 하면 가려고 할 거잖아?”


“너 오늘 진짜 이상한 거 알아? 평소엔 그렇게 눈치 빠르지도 않고, 적극적이지 않았잖아. 답답해서 속이 터질 것 같았는데. 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 너야말로 무슨 일 있는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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