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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 은둔생활이 오래 되었습니다
게시물ID : humordata_17775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총지배인
추천 : 13
조회수 : 1987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8/10/21 04: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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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대학 후반부터 취업 준비를 뒤로하고 게임에 빠져 하루종일 집밖을 나오지 않은적 있습니다. 작성자 분의 경우 집에 부모님이라도 계시니 그런 죄책감을 가지시고 고민이라도 하시는거 같은데, 저같은 경우는 5년이 넘는 자취생활을 하면서 부모님께서 방값을 내주시고 용돈을 받으며 오후에 눈을떠 배달음식을 시키고 하루종일 게임만하다가 자정무렵 술을 먹고 억지로 잠드는 생활을 수년간 해왔습니다.


 방법이 없을줄만 알았습니다. 말처럼 밖에 나가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취미도 만들고, 친구도 만난다는 것이 쉬울리가 없습니다. 아.. 내일은 외출해서 뭐라도 해야지라는 결심을 하고 술을 먹고 억지로 잠을 청해 봤지만 똑같은 나날들이 지속되는 딜레마에 빠질 뿐이죠.


 저런 악습관을 고친 가장 결정적인 행동은 저에게는 등산이었습니다. 술을 먹고 억지로 자는것이아니라 아침 6시까지 잠을 참고 등산을 해보았습니다. 동이트고 살짝 어둡지만 등산을 하니, 매일 등산하는 것 처럼 보이는 분들이 많더군요. 집밖에 나올 용기도 없는 저에게 그분들을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반성이 됩니다. 체력적으로 나약한 상태이었지만 저는 참고 올라갔습니다. 정상에 올라 몇 년만에 휴대폰 카메라를 켜서 사진도 찍어보고, 셀프 카메라도 찍었습니다. 이마에 땀이 맺혀 있었고 초췌한 모습이지만 기분만은 끝내 줬습니다. 


 내가 이 산을 올랐다는 자신감과 다른 사람들은 다 열심히 사는구나.. 라는 생각 때문인지 미친듯이 가슴이 먹먹해 졌었죠. 내려와 혼자서 식당에 들어가 밥을 먹는데 주변에 여러 사람들이 보입니다. 출근을 하는 직장인, 시장을 보고 집으로 가시는 어르신들, 책을 보며 식사중인 학생 등 모두들이 하루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나에게는 무의미한 하루 하루이고 등산을 하고 내려와 혼자 밥먹는것이 어째보면 올해의 최대 행사였던 저였기에 밥을 다 먹지도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밤을 새우고 등산을 했지만 피곤한 느낌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당장 내일부터 뭘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고, 힘을 쓰는 아르바이트를 구해서 3주간 했었죠.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욕을 먹기도하고, 욕을 하기도하면서 친해지는 사람도 생기고 웃는일이 늘어갔죠. 술을 한잔 할 사람이 생겼고, 그사람 덕분에 알지 못한 분야들을 듣게되고, 호기심이 생기고, 도전을 할 용기가 점점 생겼습니다.


 혼자 방에서 나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게임을 시작하는 제모습과 180도 바뀐 모습이 됫습니다. 시간은 1달도 안걸렸죠. 등산은 꾸준히 시간날 때마다 다닙니다. 같은산을 가도 정상에 오르면 매번 감회가 새롭습니다. 등산도 운동인지라 살이 빠지고, 피부가 좋아지고, 사고싶은 것들도 생기고, 결정적으로 술을 멈출 수 있었습니다. 외모를 떠나서 자신감 없었던 제자신에게 자심감을 갖게 해줄 수 있었던 가장큰 계기가 등산이었습니다.


 부끄럽고, 용기안나지만 도전하지 않는다면 바뀌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 작성자 분께서 잘 아실거라고 생각합니다. 딜레마를 이겨내는 방법은 스스로 마음먹는 것 밖에 없습니다. 사설이 길었지만. 작성자 분도 저보다 동생이기에 용기를 내셨으면 하는 생각에 저에게 등산과 같은 취미가 님에게도 생겼으면 좋겠네요.


출처 http://naver.me/GVY2BQz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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