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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눈 회원으로서
게시물ID : sisa_11180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올더스헉슬리
추천 : 51/7
조회수 : 1480회
댓글수 : 24개
등록시간 : 2018/10/21 10:42:13


시민의 눈의 후원금이 출금되면 확인문자가 온다. 그런가보다 했다. 나는 추운 날 텐트 안에서 선관위를 지켜볼만큼 그런 열정이 없어서 가장 쉬운 일인  정기후원금을 낼 뿐이다. 오늘 다스베이다를 보면서, 후원금 횡령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오유게시판에서도 한동안 김어준의 출연료가 문제되고, 그의 유투브의 수익금을 문제삼는 글이 계속 올라왔다. 이런 방식으로 그들의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만드는 것이 그들이 전술인 것 같다.  결국 그들이 원하는 시민운동가는 투명한 회계를 하면서도, 돈을 받지 않는 사람이어야 하는 것이다.  

나는 먹고 사는 일 때문이라고 변명하지만, 그보다는 비겁하고 게으르기 때문에 그 자리에 서지 못한다. 그래서 그 모든 비겁함과 게으름을 후원회비로 퉁치는 것이다. 내가 사는 세상을 위해서 자신을 내놓고 '아무개'들을 계속 만나고,  그들이 가는 길에 보잘것 없는 응원을 보낸다. 그런데 그것으로 마치 함께 그 길을 걸은 것처럼 착각하려고 한다. 의도적인 환영인고, 비겁한 착각 속에 빠지려는 것이다. 그래야만 그들이 이룬 성과를 온전히 누릴 수 있다. 마치 내가 이룬 것인냥.   

응원하는 자와 싸우는 선수는 다르다. 선수의 노고를 응원하는 자가 모두 경험할 수 없다. 오늘 시민의 눈 전 대표가 계속 반복해서 언급한 9천원 짬뽕을 먹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의 억울함과 깊은 속앓이가 느껴졌다. 그리고 지난 주 내내 이런 저런 모임에서 먹었던 몇만원짜리 스테이크와 여러 잔의 와인이 생각나서 갑자기 미안해졌다. 나는 싸우는 선수의 노고를 느끼려는 응원자가 아니라, 내 비겁함을 감추는 응원자일 뿐이다. 이번에도 나는 그 미안함을 후원회비를 조금 올리는 것으로 퉁치고 만다. 그래서 더 미안해진다.

그저 멀리있는 응원자인 시민의 눈의 회원으로서 이 말만은 전하고 싶다. 미안합니다. 그리고 그 미안함의 크기보다는 조금 더 많이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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