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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가 더 힘들다는 말이 이런 느낌인가.
게시물ID : diet_1239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은가비★
추천 : 3
조회수 : 800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8/11/02 11: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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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체중이 또 줄어들었다. 보름 전 잰 몸무게는 53kg였는데, 어제 잰 공복 체중은 52kg였다. 보름 사이 1kg가 또 줄어들었다. 물론 공복에는 좀 적게 나가는 경향도 있고, 체중이야 왔다갔다하는 거지만 이제는 겁이 더럭 난다. 체중이 줄어드는 게 반갑지 않다. 내 bmi는 키 165cm에 52kg를 가정했을 때 19.2정도. 조금만 더 빠지면 저체중 수준이다. 거기까지는 갈 생각이 없다. 

보름 전 53kg라는 몸무게도 10월 1일에 쟀던 53.5kg에서 빠진 몸무게였다. 그 이후 양도 좀 늘리고 튀긴 음식, 밀가루 음식도 먹긴 먹었는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나. 내가 생각보다 대사량이 좋은 것인가, 활동량이 많은 것인가, 소화흡수율이 별로인 것인가. 양껏 먹는다고 먹는대도 속절없이 줄어드는 체중이라니, 이제는 곤란하다. 호르몬 조절제를 먹음에도 3개월 이상 나오지 않는 생리 문제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여성의 몸에는 8~9kg의 최소 체지방량이 필요하다는 수피님의 블로그 글을 봐도 그렇다. 더 이상 줄어들지 않았음 한다.

아침 조깅은 좋다. 몸만 아프지 않으면 매일 새벽, 해도 뜨기 전에 일어나 바람을 가르고 온천천을 가볍게나마 뛰는 기분은 무척 상쾌하고 뿌듯하다. 갔다온 날은 오늘도 좋은 하루가 될 것 같은 설레임이 들기도 한다. 근력 운동도, 나름대로 집에서 덤벨과 아령과 맨몸으로 하고는 있지만 주위 사람들의 조언으로 중량도 늘리고 제대로 자세도 배울 필요성도 느껴서 헬스장을 고려 중이다. 동시에 필라테스도 생각하고 있다. 하루 중에 낼 시간이 애매하고 가격대가 만만찮은지라 고민 중이기니 하지만. 나는 운동과 함께 살아가는 것에 별다른 불만이 없다. 운동이 나에게 미친 긍정적인 영향은 지대하다, 그래서 계속 함께 하고 싶다.

하지만, 나는 음식이 두렵다. 음식이 음식이 아니게 느껴진다. 나를 생존시키고 살리고 일상을 함께하는 식사가 너무 크고 거대하고 별 거 아닌 것으로 치부해버리기에는 그 존재감이 너무 커진 느낌이다. 이거는 단백질이 부족해, 이거는 탄수화물 투성이야, 이거는 양 조절이 안 되잖아(보통 일반 식당이 그렇다), 이거는 야채가 없는데, 이거는 너무 짤 것 같아, 이거는 밀가루에다가 튀긴 거잖아! 매일매일 삼시 세끼를 온갖 생각으로 보낸다. 편하질 못하다, 그나마 최근에는 양도 늘리고 예전에 먹지 못한 음식도 먹었지만(만두 몇 조각, 새우튀김, 잡채같은 것들) 죄책감이 사라지질 않는다. 괜찮을까, 몸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몸 한 구석에 쌓여서 어느 날 빵 터져버리지 않을까. 음식이 음식이되 나에게 음식이지 못하다.

어떻게 해야하나. 일단 늘린 양을 계속 유지해야하나. 요즘은 위장이 약간 늘어날 정도로 억지로나마 음식을 밀어넣는 편인데(천천히 먹고 꼭꼭 씹어먹어서 그런지 체한 적은 없다, 일단은) 양을 더 늘릴 것은 또 고민이다. 아니면 다른 아이들처럼 달달한 군것질거리, 프라푸치노, 과자나 아이스크림, 다른 고칼로리 간식을 억지로라도 챙겨먹어야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집에 있는 고로케와 첵스 초코가 눈에 띈다. 저것들을 끼니 이외에 먹어야 유지가 되려나. 이제는 음식이 의무감이 되어버리는 것인가.  

하지만 몇 년간을 유지해도, 몸이 그 체중을 유지하려고 해도 식습관이 무너져버리면 요요가 온다는 이야기에 덜컥 겁이 난다. 억지로 간식을 챙겨먹고 양을 늘리다가 유지는 커녕 다시 불어버리면 또 어찌해야하나. 빠지는 것은 싫지만 찌는 것은 더 싫다. 그냥 유지만 하고 싶다. 거기에 좋아하는 운동도 상쾌하게 하면서 뿌듯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다. 건강하려고 한 다이어트, 건강을 해치는 것은 사양이다. 운동량을 줄이지 않는 가정 하에 좀 자유롭게 먹어도 되는 걸까. 군것질거리, 인스턴트 음식, 패스트푸드, 끼니 이외에 먹는 간식을 배불리 먹어도 되는 걸까. 잘 모르겠다.

삶이라는 것이 이런 것인가. 남들이 말하곤 했던 유지가 더 힘들다, 라는 말이 이런 것이었나. 힘들다. 줄어드는 체중에, 난감해지는 유지에 방법이 막막하다. 어느 정도까지가 허락되는 선이고 어느 정도까지는 안 되는 선인지, 누군가 옆에서 딱 알려줬으면 좋겠다. 나는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가 없으니.

 
출처 키 165~166cm, 체중 52kg, 체지방량 10.9kg, 체지방률 20%, 다이어트 성공. 여전히 고민이 많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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